읽기모드공유하기
동아일보|오피니언

韓美 정상이 개척할 새로운 동맹의 길[세계의 눈/패트릭 크로닌]

패트릭 크로닌 허드슨연구소 아시아태평양 안보석좌
입력 2022-05-18 03:00업데이트 2022-05-18 03:58
글자크기 설정 레이어 열기 뉴스듣기 프린트
글자크기 설정 닫기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깃발 앞)이 지난해 9월 워싱턴 백악관에서 개최한 쿼드 정상회의를 진행하고 있다. 첫 대면 회의였던 이날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와 스가 요시히데 전 일본 총리, 스콧 모리슨 호주 총리도 함께 참석했다. 워싱턴=AP 뉴시스
패트릭 크로닌 허드슨연구소 아시아태평양 안보석좌
한국과 미국 정상은 새로운 길을 개척해야 한다. 윤석열 대통령은 세계 무대에서 한국의 위상과 역할 확대를 강조하며 취임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또한 주요 동맹국과의 협력 강화 가능성을 강조하기 위해 한국을 아시아 순방의 첫 번째 목적지로 정했다. 따라서 이번 한미 정상회담의 결과를 통해 한미 동맹의 새로운 목적지를 보여줘야 한다.

한미 정상이 직면한 첫 번째 도전은 대북 정책을 바로잡기 위한 ‘골디락스(차갑지도 뜨겁지도 않은 최적의 상태)’를 고안하는 것이다. 이를 모색하는 과정은 한미 동맹의 한계, 할 수 있는 일과 할 수 없는 일을 이해하는 데서 시작돼야 한다. 한미 양국은 북한의 전략에 대한 이해를 높이고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군비 증강을 대가로 보상을 받는 것을 차단해야 한다. 그래야 외교를 통한 진정한 대화의 창을 계속 열어둘 수 있다. 한미가 북한의 핵 협박에 보상으로 대응하고 스스로에 대한 방어 의무를 소홀히 하면 유화책이 독재자의 전략적 목표를 바꿀 것이라는 망상의 희생양이 된다. 그것은 무책임한 외교정책이 될 것이다.

김 위원장을 달래기 위한 선의에 기댄 문재인 정부의 전략에서 벗어나 한미 양국은 억지력을 강화하고 일본 등 같은 생각을 가진 파트너들과 국방 협력을 확대하는 데 초점을 맞춰야 한다. 확장 억지력을 강화하려면 대화와 함께 행동도 필요하다.

두 정상은 회담에서 한미 간 민감한 의제인 ‘저위력(Low-yield)’ 핵무기, 극초음속 미사일, 미사일방어체계(MD) 등 첨단 재래식 무기 개발과 추가 배치에 대한 의문을 해소하기 위해 정기 전략대화의 중요성을 강조해야 한다. 윤 대통령의 북한에 대한 ‘투 트랙’ 접근법에 따라 두 정상은 치명적인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과의 오랜 싸움에 들어갈 북한에 대한 대규모 인도적 의료 지원도 논의해야 한다.

한미 정상은 안보 네트워크를 통해 동맹의 항로도 바꿀 수 있다. 윤 대통령은 이를 통해 일본 및 다른 국가들과 협력을 확대하겠다는 공약을 이행할 수 있다. 바이든 대통령 또한 유라시아 대륙 양 끝에 있는 유럽과 인도태평양 지역 전체에 걸쳐 같은 생각을 가진 파트너와의 협력의 문을 여는 것을 도울 수 있다. 안보 네트워크는 상호 방위에 대한 보장 없이도 다양한 파트너들과 안보 문제를 실용적으로 해결할 수 있는 협력의 틀을 제공한다. 따라서 한국이 미국, 일본과의 국방 협력 및 정보 공유를 강화하는 것은 세 나라 모두의 이익에 부합한다.

미국이 세계 공급망과 청정에너지 등을 다루는 ‘쿼드(Quad)’ 워킹그룹에 한국이 참여하도록 지원하는 것은 미국 일본 인도 호주 등 쿼드 회원국에 긍정적인 새로운 가치를 창출할 수 있다. 미국 영국 호주가 참여하는 오커스(AUKUS)와 관련한 기술 협력 분야에 한국을 참여시키는 것 또한 한국의 영향력이 한반도를 넘어서는 데 기여하는 방안이 될 것이다.

러시아의 잔혹한 전쟁이 지역 및 전 세계적으로 타격을 입히고 있는 만큼 한국이 인도태평양 너머 국제 사회의 부담을 나눠져야 할 필요도 있다. 우크라이나 난민에게 인도적 지원을 제공하는 것은 간단한 과제다. 북한의 해킹과 싸우는 모범 사례를 앞장서 제시함으로써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사이버 방위센터에 아시아 최초의 회원국으로 가입한 가치를 보여주는 것 역시 쉬운 일이 될 수 있다. 또 한미 정상회담에서 두 정상은 주요 7개국(G7) 확대를 포함해 규칙에 기반한 국제질서에서 한국의 역할을 확장하는 데 대한 지지를 선언할 수도 있다.

인도태평양 경제프레임워크(IPEF) 창립 회원국이 되겠다는 윤 대통령의 약속은 해결하기 어려운 북한 문제를 관리하면서 기존 국제 협력체에 대한 참여를 확대하는 것을 넘어서는 길이 될 수 있다. IPEF는 안전한 공급망, 신뢰할 수 있는 정보통신, 공정하고 높은 표준을 세워 디지털 경제를 이끌도록 설계돼 있다. IPEF는 윤석열 정부가 향후 몇 년 동안 전 세계에서 핵심적인 역할을 맡겠다는 염원을 현실화하는 길을 제공할 것이다.

IPEF는 4차 산업혁명으로 규정되는 21세기 경제의 전략적 분야에 대응하려는 약속이다. 윤 대통령은 이 계획의 첫 참여자가 될 수 있는 특별한 기회를 맞았다. 이제 한국이 모든 면에서 세계를 선도하는 국가 중 하나라는 점을 세계에 보여줄 때다. 윤 대통령은 5년 동안 그 성과를 누릴 수 있으며 바이든 대통령보다 이를 더 지지할 동맹은 없을 것이다.

패트릭 크로닌 허드슨연구소 아시아태평양 안보석좌
당신이 좋아할 만한 콘텐츠
댓글 0
닫기
많이 본 뉴스
최신기사
베스트 추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