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전용 컨트롤 밸브 국산화… 차세대 ‘인공태양 에너지’서도 두각

  • 동아일보
  • 입력 2022년 4월 26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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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신밸브

경기 시흥시에 위치한 ㈜일신밸브 전경.
경기 시흥시에 위치한 ㈜일신밸브 전경.
밸브는 산업 현장 곳곳에서 개폐장치로서의 다양한 기능과 역할을 하며 필수적인 부품으로 활용되고 있다. 주로 오일 가스 산업과 케미컬 분야에서는 안전성을 기반으로 한 제어 기능을 수행한다. 상하수도와 식음료 등의 산업 분야에서는 해당 유체 흐름을 차단하거나 조절하는 개폐장치의 역할을 한다. 유체 시스템 관리와 공급 측면뿐만 아니라 안전이라는 측면에서도 매우 중요한 부품이다. 특히 산업용 밸브는 한 개에 수십 kg에서 수백 kg에 이르는 고압이 걸려 고도화된 산업 영역일수록 밸브의 품질을 꼼꼼하게 따진다.

국내 산업용 밸브 시장에선 국내 최고 품질을 자랑하는 기업이 바로 ㈜일신밸브다. 1982년 설립된 일신밸브는 산업용 단조밸브를 생산하면서 설립 이래 지속성장을 이어가고 있다.

회사의 주요 생산품목은 석유와 가스 파이프라인에 적용되는 밸브 국제규격(API, ASME)에 준하는 석유화학공업용 밸브와 발전소용 고압밸브 등이다. 정유공장과 화학공장, 원자력발전소 등에 고온·고압밸브를 납품한다. 이 회사 제품들은 북미시장과 유럽, 중동, 동남아, 남미 등 세계 각지로 직간접 수출되며 매출의 약 60%를 해외에서 거두고 있다.

밸브 제품사진.
밸브 제품사진.
일신밸브의 제품 경쟁력은 해외 거래처를 보면 알 수 있다. 이 회사가 만들어낸 제품은 세계 석유 화학계의 양대 산맥인 미국 엑손모빌(ExxonMobil)과 유럽 셸(Shell)에 들어간다. 글로벌 무대에서까지 기술력을 인정받았다는 의미다.

일신밸브 김무성 대표는 제품 기술력과 관련해 “1999년 기술 개발 연구소를 설립했고 기술 개발에 대한 끊임없는 재투자로 품질 면에서 세계적으로 몇 손가락 안에 드는 기술력과 경쟁력을 갖추게 됐다”고 말했다. 일신밸브는 미국 ASME 인증까지도 취득한 가운데, 기술 자립을 위해 많은 전문가와 유기적인 관계를 형성해 기술 자립을 이뤄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일신밸브의 주요 기술과 수주 성과로는 2005년 신고리·신월성 원자력발전소 1호기, 2호기와 신고리 원자력 발전소 3호기, 4호기 밸브 공급 수주와 유럽 셸사 전 세계 공급 단가계약(EFA)이 주요 성과로 꼽힌다. 기술 개발 과정에서 일신밸브는 고객사로부터 높은 신뢰를 받았고 또한 원전용 ‘컨트롤 밸브’ 국산화에 성공하는 쾌거를 이루기도 했다.

김 대표는 “안전 리스크가 큰 제품들의 철저한 품질 관리를 통해 산업 안전의 글로벌 기준을 선도하는 기업으로 성장해야 한다는 사명감으로 기술 개발에 매진한 덕분에 성과가 났다고”도 덧붙였다. 그는 “일신밸브의 40년간 축적된 수많은 경험을 바탕으로 한 기술력으로 밸브 분야 세계 1등이 되는 것이 목표”라고 밝혔다

일신밸브는 원자력발전 분야가 침체되는 시장 분위기를 감안해 원자력 핵융합 분야에 집중할 방침이다. 2위는 의미가 없다는 김 대표는 기간산업과 대체 생산품목으로 차세대 에너지 분야 인공태양 에너지 ‘핵융합 이터(ITER·International Thermonuclear Experimental Reactor)’ 기술 개발에 박차를 가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미국·러시아·EU·일본·중국·한국·인도 7개 회원국이 공동 제조 중인 1차 시험로는 2025년 내 기능검증 완료를 목표로 진행 중이며 2, 3차에 걸쳐 해당 에너지 정상 운용 및 안전성이 확보되면 나라별 본격 핵융합발전 상용화는 2050년쯤 가능할 것으로 전망된다.

김 대표는 “정부의 탈원전 정책으로 인해 관련 산업동력이 꺼져 어려움 많았지만 자체 기술력 등으로 좋은 개발 성과를 달성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에너지 부품 개발 역량 2대에 걸쳐 업그레이드
김무성 ㈜일신밸브 대표

산업용 밸브 명가 일신밸브는 창업자 김현조 회장에서 현 김무성 대표로 이어지는 성공적인 2세 경영 체계를 갖춰나갔다.

2세 경영인인 김 대표는 연세대 공대를 졸업 후 사회생활을 상장기업의 무역부에서 무역 관련 경험을 쌓으면서 경험과 시야를 키웠다. 1998년에 일신밸브에 입사해 회사의 전반적인 업무를 배우며 경영수업을 받았다. 현재 김 회장의 역량과 노하우를 온전히 전수받아 일신밸브 대표로 전반적인 업무를 총괄하고 있다. 김 대표는 1999년 시화공단으로 이전해 부설연구소를 설립했고, 당시 OEM 수출 방식을 자체 브랜드 수출로 전환시키며 두각을 드러내기도 했다. 김 회장이 키운 기반에서 기술력을 기반으로 회사의 도약을 이뤄낸 것으로 평가된다.

부자 경영인은 사회공헌에도 각별한 관심을 보이고 있다. 김 회장은 2007년 지역사회를 위한 아름다운 동행을 시작했다. 회사 인근 경기 시흥시 매화동에 지역 결손가정 자녀들을 위해 연건평 245m²(약 75평) 규모의 ‘일신매화지역아동센터’를 설립하고 지속적인 후원을 하고 있다. 이와 함께 장애인센터나 노인복지관에도 수시로 지원하는 등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다하고 있다. 김 회장은 “사회에 대한 따뜻한 시선은 기업가의 책무”라며 “건강한 기업과 나눔, 두 마리 토끼를 잡으며 지역사회의 귀감이 될 것”이라고 했다.

황효진 기자 herald99@donga.com
#중소벤처기업#기업#일신밸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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