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경찰이 우크라이나 대사관 앞에서 ‘전쟁 반대’ 평화시위를 하던 어린이들까지 체포해 공분을 사고 있다.
1일(현지시간) 뉴스위크에 따르면 러시아 주립대 강사인 알렉산드라 아르키포바(Alexandra Arkhipova)는 이날 페이스북에 쓴 ‘어린이, 전쟁, 그리고 경찰차’라는 제목의 글을 통해 경찰에 체포된 아이들의 모습을 공개했다.
사진에는 경찰 호송차에 올라탄 아이 세 명이 굳은 표정으로 의자에 앉아있다. 남자아이 두 명은 “HET BOЙHE”(러시아어로 전쟁 반대)라고 적힌 포스터를 손에 든 채 허공을 응시하고 있다. A4용지를 이어 붙여 손수 만든 듯한 포스터에는 ‘러시아 국기+우크라이나 국기=♥’라는 그림도 그려져 있다.
다른 여자아이 역시 포스터와 꽃송이를 손에 꼭 쥔 채 앉아있다. 아이는 이미 한바탕 눈물을 쏟아낸 듯 눈 주위와 코끝이 빨갛다. 아르키포바가 공개한 다른 영상에서 이 소녀는 호송차 철창 너머로 내민 어른의 손을 꼭 붙들고 울면서 무서움을 호소했다.
아르키포바에 따르면 사진에 나오지 않은 아이 두 명을 포함해 총 다섯 명의 아이들이 경찰에 붙잡혔다. 모두 7~11살 사이의 어린이들이다. 이들은 러시아 침공으로 희생된 우크라이나인을 기리기 위해 모스크바에 있는 우크라이나 대사관에 꽃을 꽂던 중이었다.
현장에는 아이들의 어머니들도 함께 있었는데, 경찰은 이들을 경찰서로 이송해 휴대전화를 뺏고 아이들과 분리시켰다. 이 과정에서 경찰은 여성들에게 아이들의 양육권을 박탈하겠다며 윽박지르기도 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이들 가족은 모두 풀려난 상태지만 재판을 피할 수 없게 됐다고 아르키포바는 말했다. 그는 아이들이 대체 무슨 혐의로 기소됐는지 모르겠다면서 언론인과 인권 운동가들에게 관심을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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