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 대사관에 꽃 놓던 어린이들, 러 경찰에 체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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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2년 3월 2일 19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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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위하다 경찰에 체포된 어린이가 울면서 무서움을 호소하고 있다. 페이스북 갈무리
시위하다 경찰에 체포된 어린이가 울면서 무서움을 호소하고 있다. 페이스북 갈무리
러시아 경찰이 우크라이나 대사관 앞에서 ‘전쟁 반대’ 평화시위를 하던 어린이들까지 체포해 공분을 사고 있다.

1일(현지시간) 뉴스위크에 따르면 러시아 주립대 강사인 알렉산드라 아르키포바(Alexandra Arkhipova)는 이날 페이스북에 쓴 ‘어린이, 전쟁, 그리고 경찰차’라는 제목의 글을 통해 경찰에 체포된 아이들의 모습을 공개했다.

시위하다 경찰에 체포된 러시아 어린이들. 페이스북 갈무리
시위하다 경찰에 체포된 러시아 어린이들. 페이스북 갈무리
사진에는 경찰 호송차에 올라탄 아이 세 명이 굳은 표정으로 의자에 앉아있다. 남자아이 두 명은 “HET BOЙHE”(러시아어로 전쟁 반대)라고 적힌 포스터를 손에 든 채 허공을 응시하고 있다. A4용지를 이어 붙여 손수 만든 듯한 포스터에는 ‘러시아 국기+우크라이나 국기=♥’라는 그림도 그려져 있다.

다른 여자아이 역시 포스터와 꽃송이를 손에 꼭 쥔 채 앉아있다. 아이는 이미 한바탕 눈물을 쏟아낸 듯 눈 주위와 코끝이 빨갛다. 아르키포바가 공개한 다른 영상에서 이 소녀는 호송차 철창 너머로 내민 어른의 손을 꼭 붙들고 울면서 무서움을 호소했다.

시위하다 경찰에 체포된 어린이가 울면서 무서움을 호소하고 있다. 페이스북 갈무리
시위하다 경찰에 체포된 어린이가 울면서 무서움을 호소하고 있다. 페이스북 갈무리
아르키포바에 따르면 사진에 나오지 않은 아이 두 명을 포함해 총 다섯 명의 아이들이 경찰에 붙잡혔다. 모두 7~11살 사이의 어린이들이다. 이들은 러시아 침공으로 희생된 우크라이나인을 기리기 위해 모스크바에 있는 우크라이나 대사관에 꽃을 꽂던 중이었다.

현장에는 아이들의 어머니들도 함께 있었는데, 경찰은 이들을 경찰서로 이송해 휴대전화를 뺏고 아이들과 분리시켰다. 이 과정에서 경찰은 여성들에게 아이들의 양육권을 박탈하겠다며 윽박지르기도 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이들 가족은 모두 풀려난 상태지만 재판을 피할 수 없게 됐다고 아르키포바는 말했다. 그는 아이들이 대체 무슨 혐의로 기소됐는지 모르겠다면서 언론인과 인권 운동가들에게 관심을 촉구했다.

김소영 동아닷컴 기자 sykim41@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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