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월 소비자물가 3.6% 올라, 4개월 연속 3%대…“당분간 더 뛴다”

  • 동아일보
  • 입력 2022년 2월 4일 17시 2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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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유가가 연일 오르고 있는 2일 서울시의 한 주유소에서 종업원이 업무를 하고 있다. /뉴스1 DB © News1
국제유가가 연일 오르고 있는 2일 서울시의 한 주유소에서 종업원이 업무를 하고 있다. /뉴스1 DB © News1
지난해 하반기(7~12월)부터 시작된 물가 고공행진이 월간 기준으로 4개월 연속 전년대비 3%대 상승폭을 나타내며 장기화되고 있다.

휘발유 등 기름값에 농축산물, 외식비, 공공요금 등 안 오른 품목이 드물 정도로 줄줄이 상승세다. 오미크론 변이 확산으로 경제 불확실성이 여전한 상황에 국제유가 상승세도 지속되고 있어 당분간 큰 폭의 인플레이션 압력이 이어질 전망된다.
● ‘안 오른 품목이 없다’ 고공행진 장기화
4일 통계청이 내놓은 1월 소비자물가 동향에 따르면 석유류는 1년 전보다 16.4% 상승하며 물가 전체를 끌어올렸다. 택시, 장애인 차량의 연료로 많이 쓰이는 차량용 액화석유가스(LPG)값이 34.5% 오른 것을 비롯해 경유(16.5%) 휘발유(12.8%) 등도 크게 올랐다.

‘밥상 물가’ 대표 격인 농축수산물은 6.3% 올랐다. 특히 축산물(11.5%) 상승세가 가파르다. 돼지고기(10.9%), 수입쇠고기(24.1%), 달걀(15.9%) 등이 높은 오름세다.

4일 서울 도심의 대형마트에서 한 시민이 딸기를 고르고 있는 모습. 뉴스1
4일 서울 도심의 대형마트에서 한 시민이 딸기를 고르고 있는 모습. 뉴스1
외식 물가는 전년 동기 대비 5.5% 올랐다. 2009년 2월(5.6%) 이후 13여 년만의 가장 큰 상승 폭이다. 전기료는 5.0% 올랐다. 지난해 7월 전기요금 필수 할인공제가 축소된 데다 연료비 조정단가가 지난해 10월 인상된 영향이다.

상승세가 단시일 내 꺾일 조짐은 보이지 않고 있다. 근원물가 상승세가 이를 보여준다. 근원물가는 날씨 요인이 큰 농산물, 글로벌 시장 상황에 따라 쉽게 출렁이는 석유류 등을 제외하고 매기는 지표다. 그나마 농산물, 석유류도 쉽게 진정될 상황이 아니라 2월 이후에도 소비자물가는 높은 상승률을 이어갈 것으로 전망된다.

어운선 통계청 경제동향통계심의관은 “물가 상승 폭이 높은 데는 국제 에너지가격 상승, 글로벌 공급망 차질 등 대외 공급 측면 상승 요인도 컸다. 당분간 상당 폭의 오름세가 지속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원자재 가격과 같은 소위 글로벌 공급 여파가 (물가 상승에) 큰 비중을 차지해 정부도 대응하는 데 일정 부분 어려움을 느끼고 있다”고 밝혔다.
● “국제유가 배럴당 100달러 돌파할 수도”
최근 고물가의 최대 변수는 유가다. 배럴당 90달러를 넘어선 국제유가는 부담을 더욱 키우고 있다. 3일(현지시간) 뉴욕상업거래소에서 3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산원유(WTI)는 전일 대비 2.3%(2.01달러) 오른 90.27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WTI 가격이 배럴당 90달러를 넘어선 것은 2014년 10월 이후 처음이다.

황병진 NH투자증권 FIC리서치부 대체투자팀장은 “지난해 하반기 천연가스와 석탄 가격이 급등하면서 난방용 대체수요까지 겹쳐 3월까지 유가가 높을 것이다. 배럴당 100달러를 돌파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 국제유가 상승은 2, 3주 가량 시차를 두고 국내 기름값에 반영된다. 4일 서울 평균 휘발유값은 L당 1747.56원인데 이보다 더 오를 가능성이 크다는 뜻이다.

물가 오름세 지속으로 기준금리 인상 속도가 빨라질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골드만삭스와 JP모건은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두 차례 추가로 인상해 연 1.75%까지 올릴 것으로 내다봤다. 박석길 JP모건 금융시장운용본부장은 “다음 인상 시기는 4월이 될 것으로 예상되지만 이주열 한은 총재 퇴임 전인 2월로 앞당겨질 가능성도 있다”고 밝혔다.

세종=박희창 기자 ramblas@donga.com
강유현 기자 yhka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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