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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일보|오피니언

판매자가 뇌 공부를 해야 하는 이유[Monday DBR/이수민]

입력 2022-01-24 03:00업데이트 2022-01-24 09: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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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은 매일 접하는 수없이 많은 정보 모두를 논리적으로 따져보며 결정하지 않는다. 아니, 그렇게는 결정하지 못한다. 모든 정보를 의식적으로 따져서 처리하는 것은 에너지 효율성 추구라는 생존의 절대 원칙에 반하기 때문이다. 논리적으로 생각하고 판단하는 것은 뇌 입장에서 에너지 소모가 크다. 뇌는 보다 에너지 사용이 적고 신속하게 결정을 내리는 데 도움이 되는 ‘생각의 지름길’을 선호한다. 생각의 지름길 중에서도 확증편향과 친숙성을 잘 활용하면 세일즈 성과를 효과적으로 개선할 수 있다.

세일즈 업무를 해본 사람이라면 똑같은 정보에 대해서도 나와 상대방의 생각이 다른 경험을 한 번쯤 해봤을 것이다. 왜 그럴까. 뇌는 한번 형성된 생각에 대해 일관성을 유지하려는 경향이 매우 강하다. 생각이 일단 굳어지면 웬만해선 잘 바뀌지 않는다. 그 이후 접하는 새로운 정보는 객관적 사실과 관련 없이 자신의 굳어진 생각과 얼마나 일치하느냐에 따라 수용 여부가 결정된다. 예컨대 기존 생각과 일치하는 새로운 정보는 “거봐! 내가 얘기한 대로잖아”라고 말하며 유익하다고 여긴다. 반면 기존 생각과 일치하지 않는 정보는 “무슨 말도 안 되는 소리야”라며 무시하거나 왜곡해서 받아들이기 쉽다.

이렇게 뇌가 일관성을 추구하면서 생기는 심리적 왜곡 현상을 ‘확증편향(confirmation bias)’이라고 한다. 확증편향에 빠진 사람은 자기 생각과 모순되는 정보를 무의식적으로 걸러낸다. 이런 확증편향은 세일즈를 방해할 수 있지만 잘 활용하면 도움이 될 수도 있다. 일명 고객이 가진 확증편향의 등에 올라타는 전략이다. 한 예로 세일즈 담당자가 새로운 정보를 기존 고객에게 소개해야 할 경우 기존 고객의 취향과 일치하는 부분을 먼저 강조하는 게 유리하다.

예컨대 화장품 세일즈 담당자가 신제품을 소개한다면 성분, 가격, 트렌드 등 다양한 요소 중에서 기존 고객이 중요하게 생각하는 부분을 먼저 강조한다. 고객 정보가 없는 잠재 고객이라면 첫인상을 긍정적으로 심어주는 데 초점을 맞춰야 한다. 첫인상은 고객의 뇌 속에 확증편향을 만드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하기 때문이다. 제품에 대해 긍정적인 첫인상을 가진 고객은 이후에 접하는 정보들도 유리한 방향으로 왜곡해서 해석할 가능성이 높다.

세일즈의 효율성을 높이는 또 다른 지름길로 ‘친숙성’을 높일 것을 제안한다. 마케팅 분야의 거장인 세스 고딘은 “(사람들은) 반복적으로 자주 노출된 것에 익숙해지고, 익숙한 것은 정상적인 것이 되고, 정상적인 것은 믿을 만한 것이 된다”고 말했다. 뇌는 머릿속에 쉽게 떠오르는 대상을 신뢰하는 경향이 강하다. 기업이 상대적으로 비싼 광고에 목을 매는 이유도 이 때문이다. TV나 인터넷 등을 통해 시장에 노출이 많이 된 제품일수록 소비자가 제품에 더 호감을 느껴 신뢰도가 높아지기 때문이다.

친숙성을 높이기 위해 비싼 광고를 해야 하는 것만은 아니다. 예컨대 고객에게 보내는 광고문이나 상품 안내서 등에서 제품이나 회사 이름, 로고 등 어떤 것이든 특정 부분을 반복 노출하기만 해도 친숙성을 높일 수 있다. 고객의 뇌는 무의식적으로 해당 문구를 기억하고 호감을 갖게 될 가능성이 높다.

친숙성을 높이는 또 다른 방법은 유사성을 활용하는 것이다. 유사성을 활용하면 노출 횟수가 적다고 하더라도 친숙성을 높일 수 있다. 사람은 신념, 종교, 취미, 사회적 지위, 경험 등 상대방과 서로 비슷한 점을 발견했을 때 더 쉽게 친숙함을 느낀다. 세일즈 문구를 쓸 때도 마찬가지다. 회사명, 위치, 이름, 과거 경험 등 고객과 유사한 부분을 노출시키면 고객이 제품에 대해 더 빠르게 친숙성을 느끼게 될 것이다. 예컨대 고객과 회사 위치가 유사한 경우 “저희 사무실도 근처에 있어 귀사의 로고를 보면서 지나간 적이 많았다”며 지리적 유사성을 강조한다면 고객이 더 친숙하게 느낄 것이다.

사람은 인지적 효율성을 추구하는 뇌의 생존 법칙으로부터 자유로울 수 없다. 이런 뇌의 특성을 세일즈 분야에 맞게 잘 활용하면 효율적으로 성과를 높일 수 있을 것이다.

이 글은 DBR(동아비즈니스리뷰) 1월 첫 호(336호)에 게재된 “‘생각의 지름길’ 확증편향을 활용하라” 원고를 요약한 것입니다.

이수민 SM&J PARTNERS 대표 sumin@smnjpartners.com
정리= 배미정 기자 soya1116@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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