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장동’ 유한기-김문기 이어… 이재명 관련 의혹 세번째 죽음

  • 동아일보
  • 입력 2022년 1월 13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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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남도개공 사업 특혜 의혹 수사… 지난달 2명 잇달아 극단적 선택
‘변호사비 의혹’ 李씨 참고인 조사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의 ‘변호사비 대납 의혹’ 관련 녹취록을 최초로 제보했던 50대 남성이 숨진 채 발견됐다. 2022.1.12/뉴스 © News1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의 ‘변호사비 대납 의혹’ 관련 녹취록을 최초로 제보했던 50대 남성이 숨진 채 발견됐다. 2022.1.12/뉴스 © News1
11일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 후보의 변호사비 대납 의혹 제보자 이모 씨(55)가 숨지면서 이 후보 연루 의혹 관련 사망자는 총 3명이 됐다.

지난해 12월에는 대장동 개발사업 특혜 및 로비 의혹과 관련해 수사를 받던 2명이 잇달아 극단적 선택을 했다.

먼저 대장동 개발사업자 선정 1차 심사위원이었던 유한기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개발사업본부장이 지난해 12월 10일 세상을 떠났다. 유 전 본부장은 성남도시개발공사에서 유동규 전 사장 직무대리에 이은 2인자 ‘유투(two)’로 불리며 화천대유자산관리(화천대유)에 유리한 수익배분 구조를 설계하는 데 연루돼 검찰 수사를 받는 중이었다. 또 황무성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사장 사퇴 종용에 관여한 의혹도 받고 있었다. 유 전 본부장은 검찰의 구속영장 청구 사실이 전해진 직후 극단적 선택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12월 21일에는 김문기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개발사업1처장이 사망했다. 김 전 처장은 대장동 개발 민간사업자를 선정하는 1, 2차 평가에 심사위원으로 참여해 화천대유에 점수를 몰아줬다는 의혹을 받았다. 또 대장동 사업자 평가 채점표 등을 정민용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전략사업실장에게 열람하게 해 내부 감사를 받는 중이었다. 김 전 처장은 내부 감사 결과 중징계를 통보받자 극단적 선택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반면 이 씨는 변호사비 대납 의혹 제보자로 수사 대상이 아니었다. 변호사비 대납 의혹을 수사 중인 수원지검은 지난해 11월 이 씨를 참고인 신분으로 불러 조사했는데 추가 조사 계획은 없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수원지검 공공수사부(부장검사 김종현)는 이날 “고인의 명복을 빈다”면서 “철저한 수사를 이어가겠다”고 밝혔다.

이씨 유족측 “與-이재명 진영서 지속적 압력”


“생활고 비관했다는 건 가짜뉴스”

11일 숨진 채 발견된 시민단체 대표 이모 씨(55)의 유족 측은 이 씨가 “더불어민주당과 이재명 대선 후보 진영에서 다양한 압력을 지속적으로 받아 왔다”고 주장했다.

유족 측의 허락을 받고 대리인으로 나선 유튜브 채널 운영자 백광현 씨(41)는 12일 이 씨의 빈소가 마련된 서울 양천구의 장례식장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같이 주장했지만 근거는 밝히지 않았다. ‘압력’의 구체적인 내용도 언급하지 않았다.

이 씨와 생전 교류가 있었다는 백 씨는 사망 원인을 두고서는 “생활고를 비관해 극단적 선택을 했다는 설은 가짜뉴스”라고 했다. 다음은 일문일답.

―이 씨가 평소 건강이 안 좋았나.

“심장이 안 좋고 당뇨로 약을 먹었다는 얘기가 나오는데, 지병은 없었다. (유족에게 확인했는데) 당뇨 진단을 받거나 약을 복용한 적은 없다고 들었다.”

―고인의 유서가 있었나.

“없었다. 유서가 없었는데 자살이라는 추측성 보도가 나오고 있어 유감이다.”

―원래 경남 마산(현 창원)에 살았는데 왜 서울에 왔나.

“고인이 하던 일도 있고, 이 문제(이 후보 변호사비 대납 의혹 제기)도 있어서 (마산과 서울을) 왔다 갔다 했다. 그러다 (의혹 제기를 위해) 서울에서 장기 투숙을 하는 게 낫다고 해서 서울에 있게 됐다.”

―고인이 최근까지 연락이 닿았나.

“물론이다. ‘밥 잘 먹고 있다’ ‘건강하냐’ ‘괜찮냐’ 이런 통상적 이야기를 했다. 가족과의 관계는 돈독했던 것으로 안다.”

―고인이 생활고를 겪었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사업하는 분 중) 생활고 없는 사람이 어디 있나. 그런데 극단적 선택할 만큼 (어려운 건) 아니었다. 돈 좀 없다고 자살하실 분이 아니다.”

―고인이 최근 자신의 페이스북에 ‘난 절대로 극단적 선택 안 한다’고 했는데….

“공익제보자들이 많이 하는 ‘밈(meme·출처를 알 수 없이 인터넷에서 유행하는 특정한 문화 요소나 콘텐츠)’으로 보면 된다.”

―고인과 마지막으로 통화한 사람은….

“정치인이나 기자 여러분이 알 만한 분은 아니다. (통화한 지인에게 확인해보니) 친구 간의 사적 대화였다.”



고도예 기자 yea@donga.com
수원=이경진 기자 lkj@donga.com
이소정 기자 sojee@donga.com
#대장동#세번째 죽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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