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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1|문화

윤여정 이어 오영수…할리우드에 우뚝 선 70대 韓 노장들

입력 2022-01-11 10:23업데이트 2022-01-11 1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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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미나리’ 스틸 컷
노장들의 진가가 발휘됐다. 이역만리 미국의 2대 시상식이 우리나라 70대 배우들에게 주목했다. 배우 윤여정(75)에 이어 오영수(78)가 미국의 주요 시상식에서 조연상 트로피를 거머쥐며 한국 70대 배우들의 파워를 보여줬다.

오영수는 지난 10일 오전 11시(미국 서부시각 기준 9일 오후 6시) 미국 캘리포니아주 베벌리힐스 베벌리 힐튼 호텔에서 진행된 제79회 골든글로브 시상식에서 넷플릭스 오리지널 ‘오징어 게임’으로 TV부문 남우조연상을 수상했다. 골든글로브에서 우리나라 배우가 수상한 것은 최초의 일이다.

‘오징어 게임’에서 이야기의 키를 쥐고 있는 오일남을 연기한 오영수는 ‘깐부’라는 별명으로 더 유명하다. 극적인 순간 주인공인 기훈(이정재 분)과의 에피소드로 감동적인 순간을 만들어 냈던 그의 후보 선정에 미국뿐 아니라 해외의 많은 팬들이 수상을 기원했다. 결국 그는 트로피를 얻게 됐고 이는 ‘데트 래소’의 브렛 골드스타인, ‘더 모닝 쇼’의 마크 듀플라스, 빌리 크루덥, ‘석세션’의 키에란 컬킨 등 미국의 쟁쟁한 후보들을 제치고 이뤄낸 것이라 더욱 빛이 났다.

배우 오영수/ 사진제공=넷플릭스 ‘오징어 게임’
오영수는 남우조연상 수상 직후 넷플릭스를 통해 “수상 소식을 듣고, 생애 처음으로 내가 나에게 ‘괜찮은 놈이야’라고 말했다”면서 “이제 ‘세계 속의 우리’가 아니고 ‘우리 속의 세계’다, 우리 문화의 향기를 안고, 가족에 대한 사랑을 가슴 깊이 안고, 세계의 여러분에게 감사드린다”라고 소감을 밝혔다.

연초부터 터진 오영수의 수상 소식은 지난해 윤여정의 아카데미 시상식 여우조연상 수상 당시를 떠올리게 만든다. 윤여정은 지난해 4월 열린 제93회 미국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영화 ‘미나리’로 여우조연상을 수상했다. 윤여정의 수상 역시 ‘역대 최대 경사’였다. 한국 배우가 최초로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수상한, 새로운 기록이었기 때문이다. 그보다 1년 전인 2020년 영화 ‘기생충’이 제92회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작품상과 감독상, 각본상 등 주요상을 휩쓸면서도 배우들은 수상 후보에도 오르지 못했던 바 있어 기쁨은 더 컸다.

당시 윤여정은 아카데미 시상식에 직접 참석해 특유의 재치 넘치는 말투로 영어 소감을 발표했다. 브래드 피트와 김기영 등을 언급한 수상 소감은 인기를 끌었다. 또한 수상 이후에 윤여정은 한국 기자들을 만나 “인생을 오래 살아서 배반을 많이 당해서 (수상)그런 건 바라지도 않았다”면서 진솔한 소감을 밝히기도 했다.

‘미나리’는 낯선 미국에 이민 온 한국인 가족이 그 땅에 적응해 가는 과정을 그린 독립 영화. 윤여정은 이 작품에서 한국 할머니 순자를 연기했고, 한국어 연기임에도 현지 관객들로부터 많은 찬사를 받았다.

윤여정의 수상 후 전년도 아카데미 시상식 작품상 수상자인 봉준호 감독은 한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한국 영화사라는 거창한 잣대를 대기보다는 윤여정 선생님 개인의 승리라는 생각이 든다”며 “오스카를 노리고 어떤 걸 준비하시고 어떤 작품을 선택하고 어떤 연기 활동을 해온 게 아니다, 지난 세월 연기 활동을 한 지 50년, 반세기가 넘었는데 꾸준히 활동을 성실하게 해오셨고 아카데미에서 뒤늦게 알아본 것”이라고 생각을 밝혔다.

그뿐만 아니라 봉 감독은 “이미 오스카상을 받을 만한 내공과 역량, 훌륭한 연기력을 오래 전부터 갖고 계셨다, 뒤늦게 오스카가 부지런함을 떨어서 윤 선생님을 찾아와서 상을 드린 것이라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봉 감독의 이 같은 단평은 골든글로브를 수상한 오영수에 대해서도 적용된다. 1944년생인 오영수는 1963년 극단 광장 단원을 시작으로 연극 무대에 오르며 반세기가 넘는 시간동안 관객과 호흡한 배우다. 꾸준히 무대에서 활약하는 가운데 드라마 ‘선덕여왕’ ‘무신’ 영화 ‘봄 여름 가을 겨울 그리고 봄’ 등에서 인상적인 활약을 펼치기도 했다. 그리고 배우 인생 약 60년 만에 만난 첫 글로벌 OTT 플랫폼 드라마인 넷플릭스 ‘오징어 게임’으로 ‘한국 배우 최초’ 골든글로브 수상자라는 이름을 갖게 됐다.

아카데미에 이어 골든글로브까지. 70대 배우들의 연이은 수상은 인생이 정말로 ‘끝날 때까지는 끝이 난 게 아닌’ 것임을 몸소 보여준다. 오랫동안 묵묵히 자기만의 길을 걸어가면 비로소 빛을 발하게 되는 날이 온다는 희망의 메시지 그 자체이기도 한 이들이 앞으로 보여줄 행보에 기대감이 쏠린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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