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기모드공유하기
동아일보|사회

오스템 횡령 직원 “윗선 지시”라며 부하들 동원… 회사측 “회장, 어떤 개입-지시도 안해”

입력 2022-01-07 03:00업데이트 2022-01-07 07:34
글자크기 설정 레이어 열기 뉴스듣기 프린트
글자크기 설정 닫기
‘윗선 지시’ 여부 놓고 엇갈린 주장
1880억 원 상당의 회삿돈을 횡령한 혐의를 받고 있는 오스템임플란트 재무팀장 이모 씨가 5일 오후 검거됐다. 파주=뉴스1
회삿돈 1880억 원을 빼돌린 혐의로 5일 전격 체포된 오스템임플란트 재무팀장 이모 씨(45)는 범행 당시 “윗선의 지시”라며 부하 직원을 동원한 것으로 드러났다. 경찰은 이 씨를 체포한 데 이어 횡령한 돈으로 사들인 금괴(680억 원)의 절반가량을 회수했지만 나머지의 행방은 여전히 미궁에 빠진 상태다.

6일 오스템임플란트 관계자 등에 따르면 이 씨는 횡령 과정에서 부하 직원 2명에게 잔액증명서 등 서류 위조 작업 등을 도우라고 지시했다고 한다. 이 씨는 당시 “윗선의 지시”라며 부하 직원을 압박한 것으로 알려졌다. 회사 측은 당시 이 씨의 지시를 받았던 두 직원을 최근 직무에서 배제했다.

경찰은 수사를 통해 이 씨가 ‘윗선 지시’를 언급한 이유와 배경을 밝힐 방침이다. 다만 오스템임플란트는 이날 입장문을 통해 “윗선의 개입은 없었다”며 “억측과 추측성 소문이 나돌고 있지만 당사 회장은 이번 사고와 관련해 어떤 개입이나 지시도 한 일이 없다”고 밝혔다. 이 회사 오너 측 측근도 이날 동아일보 기자에게 “윗선의 지시는 상식적으로 말이 안 되는 소리”라고 했다.

윗선 지시 여부와 별도로 오스템임플란트 측 내부 통제 시스템에 문제가 있다는 시각이 적지 않다. 2020년경에도 당시 재무팀장이던 이 씨와 같은 팀 직원이 회사 자금을 횡령하다 적발됐지만 직원만 전보되고 이 씨는 팀장직을 유지했다. 2014년 6월에는 이 회사 회장(63)이 업무상 배임, 사기 등의 혐의로 재판에 넘겨져 2019년 3월 대법원에서 징역 3년에 집행유예 4년 형이 확정됐다.

한편 경찰은 5일 밤 경기 파주시의 주거지 건물에서 집과 다른 호실에 숨어 있던 이 씨를 체포한 후 6일 새벽 같은 건물에서 금괴 박스 22개를 압수했다. 이 박스에는 1kg짜리 금괴 400여 개(약 300억 원어치)가 들어 있었다. 이 씨가 자금 은닉 과정에서 사들인 금괴가 총 851개(680억 원어치)였기 때문에 약 절반은 아직 회수되지 않은 것이다. 이 씨는 금괴 구입 당시 거래소에 “금 1000kg을 사고 싶다”고 말했다고 한다.

경찰은 또 이 씨가 횡령한 돈으로 주식을 거래할 때 사용한 키움증권 계좌를 동결했다. 이 계좌에는 예수금이 약 250억 원 남은 것으로 전해졌다. 회수된 금괴의 가치를 더하면 횡령액 가운데 회수 가능한 금액은 약 550억 원이다.

한편 금융투자업계와 금융당국 등에 따르면 이 씨는 동진쎄미켐 주식을 대량 구매해 ‘파주 슈퍼개미’로 불리던 지난해 10월경 다수의 상장사 주식에 투자해 상당한 수익을 올렸다고 한다. 한국거래소는 이 씨 명의 계좌의 거래 내역에서 동진쎄미켐 외에도 수억∼수백억 원대 주식 거래 기록을 발견했다. 이 씨는 동진쎄미켐 투자에서는 120억 원가량 손실을 봤지만 다른 종목에서는 거액의 수익을 거둔 것으로 알려졌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작전 세력 등 공범이 있는지를 살펴볼 것”이라고 말했다.

박종민 기자 blick@donga.com
조응형 기자 yesbro@donga.com
김자현 기자 zion37@donga.com


당신이 좋아할 만한 콘텐츠
댓글 0
닫기
많이 본 뉴스
최신기사
베스트 추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