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지나 연출 “뮤지컬 ‘썸씽로튼’, 배우들 개성 따라 꼭 맞는 옷”

  • 뉴시스
  • 입력 2022년 1월 6일 00시 2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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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작품은 손댈 게 없어요. 잘 지은 집에서 벽돌 하나를 빼면 오히려 망가지기 때문에 고칠 필요가 없죠.”

1595년 르네상스, 인류 최초의 뮤지컬을 제작하게 된 바텀 형제의 고군분투기를 그린 뮤지컬 ‘썸씽로튼’이 초연 이후 약 1년 만에 무대를 올렸다.

이지나 연출은 5일 서울 광진구 유니버설아트센터에서 열린 뮤지컬 ‘썸씽로튼’ 프레스콜에서 “이 작품은 처음에 대본을 보고 깜짝 놀랐다. 너무 잘 썼고 독특했다. 음악도 좋고 어떻게 이런 발상을 했을까 생각했다”며 “정말 좋은 라이선스 작품이라서 관객들이 꼭 봤으면 하는 생각이 들더라”라고 말했다.

초연 당시 원작에 충실했다는 이 연출은 재공연 역시 크게 손대지는 않았다고 전했다. 그는 “초연 땐 원작에 충실하면서 번역과 가사에 중점을 뒀다. 안무도 고치지 않았다”며 “라이선스팀이 매우 유연하다. 저희에게 자유를 줬고, 이번에는 한국 사람들이 더 가깝게 느껴질 수 있는 캐릭터로 만들어보자고 했다”고 밝혔다.

이어 “배우들이 가진 장점을 더 끄집어내고자 노력했다. 배우들이 각자의 개성에 맞게 조금씩 다르게 해석도 하고 자기에게 맞는 옷을 입고 무대에 섰다”고 강조했다.
김성수 음악감독도 “거대한 야망을 갖고 바꿔볼까 살펴봤지만, 이미 잘 만들어져서 별로 바꿀 게 없었다”고 너스레를 떨며 “다만 2막에 나오는 ‘오믈렛’ 노래 등은 기존에 브로드웨이 템포를 고수했는데, 이번엔 한국 배우들이 좀 더 편하게 할 수 있는 템포에 주안점을 뒀다”고 설명했다.

극 중 셰익스피어에 맞설 작품이 절실한 극단의 리더 ‘닉 바텀’ 역은 강필석, 이충주, 양요섭이 맡았다. 지난 2020년 첫 라이선스 공연에도 함께한 초연 멤버이자 이 작품으로 제5회 한국뮤지컬어워즈 남우주연상을 받은 강필석과 함께 이충주, 양요섭이 새로 합류했다.

강필석은 “작품이 너무 좋아서 재연을 한다고 달라진 건 없는 것 같다”며 “이번에 많은 배우가 참여하게 됐는데, 새로운 배우들과 호흡을 나누는 부분에 신경을 많이 썼다”고 말했다.

이충주는 새로운 변신을 예고했다. “제가 무겁고 어두운 역할을 많이 해왔는데, 이번 공연으로 이충주라는 배우에게 이런 면이 있다는 신선한 환기가 됐으면 좋겠다”며 “형님(강필석)이 공연하는 내내 한 번도 즐겁지 않았던 적이 없었다고 하더라. 저도 늘 느끼고 있다. 닉이 잘 어울리는 배우였다는 마음으로 관객들이 돌아갔으면 하는 생각에 열심히 공연하고 있다”고 밝혔다.
2011년 뮤지컬에 데뷔한 그룹 ‘하이라이트’의 양요섭은 “뮤지컬 데뷔 10주년이 되는 해에 이렇게 밝고 유쾌한 에너지를 갖고 있는 작품을 만나서 행복한 날들을 보내고 있다”며 “꽤 많은 작품을 했지만 여전히 부족하다. 열심히 하는 배우가 될 테니까 예쁘게 봐달라”고 당부했다.

르네상스 시대 국민 작가 ‘셰익스피어’ 역은 서경수와 윤지성이 연기한다. 초연 당시 이 역을 맡아 제5회 한국뮤지컬어워즈 남우조연상을 받은 서경수가 돌아왔고, 그룹 ‘워너원’ 출신 윤지성이 새로운 셰익스피어로 함께한다.

서경수는 “이 캐릭터가 겉으로는 기고만장해 보이지만, 깊은 내면에 자리 잡고 있는 열등감이 있다. 여기에 중점을 뒀고 또 섹시함과 귀여운 매력을 갖고 있는 캐릭터”라고 말했다.

윤지성은 극 중 캐릭터와 닮은 점에 대해 “셰익스피어는 여유 있고 멋있고 자존감이 높지만, 사람 윤지성이 그렇진 않다. 연기하면서 이런 모습을 배워나가고 닮아야겠다고 생각하고 있다”고 전했다.
당시 사회가 요구하던 고정적인 성 역할에서 벗어난 진취적인 모습을 보이는 닉 바텀의 아내 ‘비아’ 역은 이영미, 안유진, 이채민이 맡는다.

이채민은 “비아는 그 당시에 여성의 편견을 적극적으로 깨부수고 싶어 한다”며 “섬세한 내면과 지혜로움, 어른스러움이 돋보이는 캐릭터다. 주체적이고 능동적인 멋진 캐릭터를 만들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 밖에 닉의 동생이자 극단의 메인 작가 ‘나이젤 바텀’ 역은 임규형과 황순종이 나선다. 모든 예술에 반대하는 보수적인 집안에서 태어났지만 시와 예술을 사랑하고 언제나 당당한 모습의 ‘포샤’는 이지수, 이아진, 장민제가 맡았다. 시대의 명작 햄릿과 뮤지컬의 탄생을 예견하는 2% 부족한 예언가 노스트라다무스는 남경주와 정원영이 선보인다.

‘썸씽로튼’은 오는 4월10일까지 유니버설아트센터에서 공연한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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