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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일보|국제

中 ‘코인 금지’에 채굴기 200만대 해외 이동… 전세계 ‘채굴 붐’

입력 2021-11-24 03:00업데이트 2021-11-24 03: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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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채굴기업들, 中서 싸게 인수… 美-러-캐나다 등 주요 채굴국 부상
기존 中업체들은 인접 카자흐 이동… 경제난 베네수엘라, 가내 채굴 유행
中, 시장점유율 5월 44%→7월 0%
중국 정부가 5월 가상화폐 채굴과 거래를 전면 금지하고 채굴장을 폐쇄하는 등 대대적인 단속에 나서자 미국 러시아 카자흐스탄 파라과이 등 세계 곳곳에서 ‘채굴 붐’이 일고 있다고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가 23일 보도했다. 채굴업자들이 중국에서 급처분된 채굴 기계를 저렴하게 인수해 이들 국가로 옮기거나 중국 회사가 채굴장을 해외로 옮기는 등의 이동이 벌어지고 있는 것이다.

FT에 따르면 중국 정부의 채굴 금지 조치 후 가상화폐를 채굴하는 14개 글로벌 기업은 채굴 기계 최소 200만 대를 중국 밖으로 이동시켰다. 미국의 가장 큰 채굴 기업 중 하나인 비트디지털은 국제 운송 회사와 계약을 맺고 약 2만 대의 채굴기를 중국에서 미국으로 빼내고 있다. 이날도 비트디지털이 중국에서 미국으로 보낸 채굴기 1000대가 뉴욕항을 통해 들어오기로 했다고 FT는 전했다. 비트디지털의 샘 타바 최고전략책임자는 “아직 중국에 남아 있는 372대는 수명을 다해 폐기할 예정”이라고 FT에 말했다.

캐나다 토론토의 채굴 회사 헛8는 5월 이후 수많은 중국 회사로부터 채굴기 매입을 요청받았다. 헛8는 6월 중국의 한 채굴 회사로부터 채굴기 2만5000대를 인수했다. 중국 회사들의 ‘처분 러시’로 7월 채굴기 가격은 5월 대비 41.7%나 떨어졌다.

FT가 14개 글로벌 가상화폐 채굴 기업이 5월 이후 중국에 있던 채굴기를 어디로 옮겼는지 조사한 결과 러시아가 20만5000대로 가장 많았고 카자흐스탄(8만7849대), 미국(8만7200대), 캐나다(3만5400대), 파라과이(1만5500대), 베네수엘라(7000대) 등으로 옮긴 것으로 나타났다.

실제로 중국에서 채굴업자들이 속속 빠져나가 전 세계로 퍼지면서 비트코인 채굴 점유율도 달라지고 있다. 케임브리지대 대체금융센터 연구에 따르면 8월 해시레이트(비트코인 채굴에 필요한 연산능력) 점유율은 미국(35.1%), 카자흐스탄(18.1%), 러시아(11.2%), 캐나다(9.6%) 순이었다. 중국은 5월 44%에서 7월 0%로 급감했다.

미국은 특히 2019년 전력의 20%를 풍력에너지로 생산하는 등 재생에너지 산업이 발달한 텍사스주가 관심을 받고 있다. 그레그 애벗 텍사스 주지사는 6월 트위터에 “텍사스는 가상화폐 산업에 열려 있다”며 채굴을 장려했다.

중국과 인접한 카자흐스탄은 중국의 채굴 기업들이 선호하는 곳으로 석탄이 풍부하고 건축 규제가 느슨하다는 이점이 있다. 중국 회사 비트푸푸는 채굴기 8만 대를, 비트마이닝은 7849대를 카자흐스탄으로 옮겼다. 또 러시아 채굴 회사 비트리버는 채굴기 20만 대를 중국에서 인수했다.

전문가들은 아직 채굴 기계 70만여 대가 중국의 창고에 처박혀 있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이 중 전기를 많이 먹는 구형 모델들은 베네수엘라, 파라과이처럼 전기료가 저렴한 지역으로 수출되고 있다.

높은 인플레이션으로 심각한 경제난에 처해 있는 베네수엘라에서는 일반 가정에서도 채굴기를 1대씩 놓고 가상화폐를 채굴하고 있다고 FT는 보도했다. 베네수엘라의 채굴 회사 닥터마이너의 공동 설립자 후안 호세 핀토는 “베네수엘라에서는 작은 채굴장을 운영하는 수천 명이 있다”고 말했다.

김민 기자 kimmi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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