담배 대신 초콜릿… 불어난 뱃살, 허리건강 노린다[꽃중년의 건강]

  • 동아일보
  • 입력 2021년 11월 24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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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연 후 찾아온 허리디스크

게티이미지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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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경수 평촌자생한의원 대표원장
박경수 평촌자생한의원 대표원장
《# 점심식사를 마치고 몇몇 팀원들이 삼삼오오 흡연 구역으로 향하자 가족과 금연을 약속한 김 부장(52)이 무리에서 빠져나온다. 담배 냄새를 맡으면 생기는 흡연 욕구 때문이다. 담배를 줄이기 위해 그는 정장 안주머니에서 달콤한 사탕과 밀크 초콜릿을 꺼내 먹는다. 금연을 시작하고부터 약 한 달이 지났다. 폐활량은 좋아진 느낌이나 체중은 4kg이 늘었다. 평소 허리가 약한 김 부장의 뱃살 고민이 시작됐다. 척추 건강을 위해 금연은 필수라던데 되레 늘어난 체중으로 다이어트라는 또 다른 벽에 직면한다. 김 부장은 허리 건강을 위해 어떻게 해야 할까.》

‘금연하면 살이 찐다’는 속설이 있다. 여러 연구들의 결과들로 미뤄보아 해당 속설은 어느 정도 신빙성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미국 미네소타 의과대학 연구팀이 최근 발표한 논문에 따르면 금단 현상을 겪는 사람들일수록 고지방, 고당분의 음식을 더 많이 섭취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심심해진 입을 달래기 위해 사탕과 초콜릿, 과자 등 군것질 거리를 찾게 된다는 뜻이다. 실제 한 국제 임상시험 학술지에 게재된 연구를 보면 금연을 시작한 사람들의 평균 체중이 3∼6kg 증가한 결과도 있다.

이처럼 군것질로 버티는 금연 생활은 김 부장처럼 급작스러운 체중 증가로 이어진다. 문제는 잦은 회식과 불규칙한 식습관으로 인해 이미 뱃살이 나온 중년 남성들의 허리 건강이 더욱 안 좋아질 수도 있다는 점이다. 늘어난 몸무게만큼 척추 사이의 디스크(추간판)가 부담해야 하는 체중 부하도 늘어나기 때문이다. 이를 방치하면 지속적인 압박에 디스크가 제자리를 벗어나는 허리디스크(요추추간판탈출증)로 발전할 수 있다.

만약 금연으로 갑자기 체중이 늘어나 요통이 전보다 자주 느껴진다면 정확한 진단을 받고 치료에 나서야 한다. 한방에서는 추나요법과 침치료, 약침, 한약 처방 등이 병행되는 한방통합치료로 요통과 허리디스크를 치료한다.

한의사가 손 또는 신체 일부를 이용해 척추와 주변 근육을 밀고 당기는 추나요법으로 통증의 원인인 척추 불균형을 해소한다. 침치료는 체중 부하로 긴장한 근육과 인대 등을 부드럽게 풀어주는 데 효과적이다. 한약재의 유효한 성분을 인체에 무해하게 정제한 약침은 디스크 질환으로 생긴 염증을 빠르게 없애는 데 효과적이다. 마지막으로 뼈와 근육 강화에 좋은 한약 처방으로 치료 효과를 높인다.

건강한 허리를 위해 금연 계획을 전략적으로 세울 필요가 있다. 무엇보다 금연 이후 찾아오는 식욕을 조절해야 한다. 식욕을 억제하는 담배의 니코틴 성분이 체내에 들어오지 않으면서 입맛이 좋아지는 현상은 대표적인 담배 금단증상 중 하나다. 타오르는 식욕을 다스리기 위해 간식의 종류를 바꿔보자. 일반 사탕보다는 무설탕의 금연 껌이나 사탕이 나으며 밀크 초콜릿 대신 묵직한 단맛의 다크 초콜릿은 식욕을 억제해 과식을 막는 데 도움이 된다.

아울러 평소보다 늘어난 칼로리는 규칙적인 운동으로 소비해주는 것이 건강에 이롭다. 흡연했던 시간만큼 걷기로 채운다고 생각하면 간단하다. 실제 한국건강증진개발원이 발표한 조사에 따르면 우리나라 흡연 직장인의 평균 이탈 시간은 무려 41분에 달한다. 흡연을 참느라 억지로 자리에 앉아 있기보다 회사를 한 바퀴 걸으며 기분을 전환해보자. 담배 생각도 날리고 허리 건강을 챙기는 일거양득의 방법이다.

혹자는 살이 찔까 봐 금연을 주저하기도 한다. 뱃살은 생활습관의 변화만으로 충분히 뺄 수 있는 영역이다. 게다가 금연으로 얻게 될 건강상의 이득은 절대적이다. 금연을 계획하는 중년의 직장인들이여, 전략적인 금연 계획과 함께 허리 튼튼한 금연가로 인생의 후반전을 맞이하자.

박경수 평촌자생한의원 대표원장
#헬스동아#건강#의학#꽃중년의건강#허리디스크#뱃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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