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대장동 사태가 저의 청렴함과 국민을 위한 정치 증명해”

  • 동아일보
  • 입력 2021년 10월 3일 19시 48분


코멘트
더불어민주당 대선 경선 이재명 후보가 3일 오후 인천 연수구 송도컨벤시아에서 열린 제20대 대통령선거 후보자 선출을 위한 인천 합동연설회(2차 슈퍼위크)에 참석해 정견발표를 하고 있다. 신원건 기자 laputa@donga.com
더불어민주당 대선 경선 이재명 후보가 3일 오후 인천 연수구 송도컨벤시아에서 열린 제20대 대통령선거 후보자 선출을 위한 인천 합동연설회(2차 슈퍼위크)에 참석해 정견발표를 하고 있다. 신원건 기자 laputa@donga.com
“국민의 집단지성 체제가 이렇게 성숙하다.”

이재명 경기도지사는 3일 열린 더불어민주당 인천 경선 및 ‘2차 슈퍼위크’에서 승리를 거둔 뒤 이 같이 말했다. 야당이 경기 성남시 대장지구 개발 특혜 의혹에 대한 집중 공세를 펴고 있지만, 경선에서 연승을 이어가고 있다는 자신감이다.

이 지사는 2일 부산울산경남 경선에 이어 3일 인천 및 2차 슈퍼위크에서도 모두 50% 이상을 얻었다. 지난달 25일 광주전남 경선에서 이낙연 전 대표에게 122표 차로 1위를 내준 뒤 다시 5연승이다. 이 지사 측은 “결선투표 없이 10일 서울 지역 경선에서 후보 자리를 확정짓겠다”는 태세지만, 이 전 대표 측은 이 지사의 과반 득표 저지를 위한 총력전을 통해 반드시 결선투표까지 끌고가겠다는 계획이다.

● 이재명 측 “당심-민심 모두 이재명”
이 지사는 2일 부산울산경남 경선에서 55.34%, 3일 인천 경선에서 53.88%로 1위를 기록했다. 이 지사는 이날까지 진행된 9차례 지역순회 경선 중 광주·전남을 제외한 8개 지역에서 과반 이상을 득표하며 누적 득표율에서 단 한 번도 선두를 내주지 않았다. 이날 발표된 2차 선거인단 투표 결과에서도 이 지사는 58.17%를 얻어 33.48%에 그친 이 전 대표에 크게 앞섰다. 이에 따라 전날까지 12만 8696표였던 두 주자의 격차는 이날 20만 4461표까지 벌어졌다.

특히 이 지사 측은 민주당 당원이 아닌 일반 유권자들이 참여하는 1, 2차 슈퍼위크를 모두 승리한 것에 고무된 분위기다. 캠프 관계자는 “전국 모든 경선 지역에서 고른 지지를 얻은데다 1, 2차 슈퍼위크 승리로 당심(黨心)과 민심 모두 이 지사에게 쏠리고 있다는 것이 드러났다”며 “남아 있는 경기와 서울 지역은 각종 여론조사 등에서 이 지사가 앞서 있는 곳이라 무난하게 과반 득표로 본선에 직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대장동 의혹과 관련해 검찰의 수사가 이 지사의 측근으로 꼽히는 유동구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사장 직무대리로 향하고 있지만 이 지사 측은 개의치 않겠다는 반응이다. 이재명 캠프의 한 의원은 “대장동 의혹이 자칫 악재가 될 수도 있다는 우려가 있었지만 기우로 드러났다”며 “오히려 여권 지지층이 결집하며 득표율이 오르고 있다”고 말했다.

이 지사 역시 야당을 맹비난하며 대장동 의혹을 오히려 역공의 기회로 바꿔놓겠다는 포석이다. 이 지사는 이날 경선 결과 발표 뒤 대장동 의혹과 관련해 “(국민의힘이) 곁가지를 갖고 흔들어대지만, (의혹의) 원류와 주류는 국민의힘이 독식하려 했던 개발 이익을 정말 고립돼 있던 (당시) 야당의 기초단체장이 4년 넘께 치열하게 싸워서 개발 이익의 일부나마 국민에게 돌려드린 것”이라고 했다. 이어 “오히려 이 대장동 사태가 저의 청렴함과 우리 국민을 위한 정치를 증명해주고 있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 ‘벼랑 끝’ 이낙연 “판단의 시간 위해 결선투표 가야”
그러나 이 전 대표는 이날도 대장동 의혹에 대한 우려를 강조했다. 이 전 대표는 인천 경선 정견 발표에서 “우리는 불안하다. 무엇이 불안한지 우리는 안다”면서 “우리는 (수사 결과를) 속단할 수도 없고 속단해서도 안 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이 일이 민주당에 더 이상의 위험요인이 되지 말기를 바란다”며 “판단의 시간을 갖기 위해서라도 결선투표로 가야한다”고 했다.

다만 기대를 걸었던 2차 슈퍼위크에서도 이 지사에게 24%포인트 이상 뒤지자 이 전 대표 측은 당혹감을 감추지 못한 채 향후 경선 전략을 고심하는 모습이다. 이낙연 캠프는 이날 경선 결과 발표 뒤 긴급 회의를 열고 남은 1주일 간의 대응 방안을 논의했다. 캠프 관계자는 “캠프로 대장동 의혹과 관련한 여러 가지 제보와 정황 증거들이 모이고 있는 상황”이라면서도 “한 차례 네거티브로 인한 후폭풍을 겪은터라 캠프 핵심 관계자들도 여러 고민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권오혁 기자 hyuk@donga.com
이윤태 기자 oldsport@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