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막에 단비 내린 듯, 근대5종 인기 실감”

  • 동아일보
  • 입력 2021년 8월 25일 03시 00분


코멘트

[도쿄 못다한 이야기]‘감동의 4위’ 맏형 정진화

8일 2020 도쿄 올림픽 폐회식에 참석한 근대5종 대표 정진화(오른쪽)와 전웅태. 정진화 제공
8일 2020 도쿄 올림픽 폐회식에 참석한 근대5종 대표 정진화(오른쪽)와 전웅태. 정진화 제공
“사막에 단비가 내리고 있는 기분이라고나 할까요.”

2020 도쿄 올림픽 근대5종에서 4위에 이름을 올린 국가대표 정진화(32)는 최근 동아일보와의 전화 인터뷰에서 기쁜 마음을 숨기지 않았다. 올림픽 폐막 후 서울 강동구 소속팀(LH) 숙소로 복귀한 정진화는 각종 TV, 라디오 프로그램 등 근대5종 알리기 스케줄로 어느 때보다 바쁜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다. 11월 결혼을 앞둔 정진화는 “경기로 치자면 전세가 역전된 것 같다. 근대5종에 대한 주변의 높은 관심에 깊은 감사를 드린다”고 말했다.

한국 근대5종 사상 첫 올림픽 메달을 따낸 후배 전웅태(26·동메달) 이어 네 번째로 결승선을 통과한 정진화는 꿈에 그리던 올림픽 시상대에는 서지 못했다. 후배 전웅태가 메달을 목에 걸기까진 두 선수의 브로맨스(남성 간의 친밀하고 깊은 우정)가 있었다. 경기 후 “다른 선수가 아닌 웅태의 뒤를 보며 뛰어 다행”이라는 정진화의 인터뷰가 화제가 되기도 했다. 정진화는 “평소 연습 때도 늘 웅태의 등을 보며 뛰어왔기에 그런 말이 나도 모르게 나왔던 것 같다”고 말했다.

관심도 메달리스트인 전웅태뿐 아니라 두 선수에게 모두 쏟아지고 있다. 며칠 전 나란히 한 패션잡지 화보 모델로 나선 데 이어 인기 캐릭터인 펭수와 함께 TV 프로그램 촬영을 하기도 했다. 정진화는 “다양한 연령대의 팬이 있는 펭수와 함께해 더욱 의미 있는 시간이었다”고 말했다.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인스타그램의 팔로어도 올림픽 전 1000명대에서 6000명대로 급증했다.

무엇보다 팬들의 관심이 반갑다. 올림픽 이후 팬들에게 인스타그램 다이렉트메시지(DM)만 수백 통을 받았다는 정진화는 지금도 틈을 내 일일이 팬들에게 답장을 보내고 있다. 정진화는 “근대5종의 매력을 깨닫게 됐다거나 이제야 근대5종이 어떤 종목인지를 알게 돼 미안하다는 응원의 메시지가 대부분”이라며 “‘이렇게나 힘든 종목을 그동안 어떻게 묵묵히 해왔느냐’는 한 팬의 장문의 글에 큰 감동을 받았다”고 말했다.

사실상 마지막 올림픽이라는 각오로 이번 도쿄 대회에 출전했던 정진화는 팬들의 성원에 힘입어 다시 한번 고삐를 당길 생각이다. 2012년 런던 대회 때부터 3회 연속 올림픽 무대를 밞으면서 이미 한국 선수 최다 출전 기록을 쓴 정진화는 2024년 파리에서 4회 연속 출전에 도전할 계획이다. 도쿄 올림픽 36명의 참가자 중 7명이 정진화보다 나이가 많았던 만큼 자기관리를 잘한다면 얼마든지 가능하다. 정진화는 “‘파리에서 뵙겠습니다’라는 말이 현실이 될 수 있도록 마음을 다잡겠다”고 말했다.

강홍구 기자 windup@donga.com
#도쿄 못다한 이야기#정진화#도쿄 올림픽 근대5종 4위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