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發 해운대란 오나… “인도 경유 선원 입항금지”

조종엽 기자 입력 2021-05-07 03:00수정 2021-05-07 10: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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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성’받고 승선 뒤 확진 사례 빈발… 싱가포르-UAE 등 선원 하선 막아
세계 선원 160만명중 15% 印출신… 인도인 고용기피에 선원도 부족
“수에즈운하 사태보다 더 큰 문제”… 인도 인접 네팔도 코로나 대확산
인도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이 3월 말 선박 좌초 사고에 따른 이집트 수에즈 운하 봉쇄 사태를 넘어서는 글로벌 해운 대란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각국이 코로나19 유입을 막기 위해 인도를 경유한 선박과 선원의 입항을 금지하고 나섰기 때문이다. 전 세계 선원의 약 15%를 차지하는 인도인 선원 채용도 중단되면서 선원 부족 사태도 빚어지고 있다.

6일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는 “인도에서 온 선원이 코로나19에 감염된 사례가 잇따르면서 세계의 여러 항구들이 인도를 거친 선박의 입항을 거부하고 있다”며 “인도에서의 코로나19 환자 급증이 세계 해운업계를 뒤흔들고 있다”고 보도했다. 국제통계사이트 월드오미터에 따르면 6일 인도의 일일 신규 확진자는 41만 명이다. 코로나19 사태 발생 이후 단일 국가의 하루 확진자로는 가장 많다.

선박관리 회사 빌헬름센십매니지먼트에 따르면 싱가포르, 아랍에미리트(UAE) 등에서는 최근 인도를 경유한 선원의 하선을 금지했다. 중국 저장성 닝보의 저우산항 역시 최근 3개월간 인도, 인접 국가인 방글라데시를 거친 선박과 선원의 입항을 막고 있다. 싱가포르와 저우산항은 2019년 기준으로 세계 2, 3위 규모의 물류항구다.

각국의 이 같은 조치는 인도에서 온 선원들이 승선하기 전에는 코로나19 진단검사에서 음성이 나왔는데도 배에 오른 뒤 해상에서 확진 판정을 받는 일이 빈번한 탓이다. 최근 인도를 출발해 남아프리카공화국의 더반 항구에 도착한 선박에서 선원 14명이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아 함께 타고 있었던 선원 전체가 격리됐다. 선원 공급회사 시너지마린그룹의 최고경영자(CEO) 라제시 우니는 “배 전체에 바이러스가 급속히 퍼질 가능성이 있다”며 선박 운항이 완전히 멈추게 된다는 의미라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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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해운회의소에 따르면 세계 선원 160만 명 중 약 24만 명이 인도 출신이다. 인도에서의 코로나19 확산으로 선주들이 인도인 선원 고용을 기피하면서 문제가 커질 수 있다. 빌헬름센십매니지먼트는 지난달 24일부터 이달 말까지 인도에서의 선원 충원을 중단했다.

선원들은 대개 1년 이내의 기간에서 승선해 일한 뒤에 다른 선원과 교대한다. 한 달에 10만 명 정도가 배에서 내리고 같은 수의 새 선원이 승선을 한다. 하지만 코로나19 사태로 지난해부터 이미 선원 교체가 상당한 수준으로 지연되거나 중단됐다. 이로 인해 배에서 장기간 발이 묶인 기존 선원들의 피로 또한 상당히 누적됐다. 선원관리업체 인터매니저의 마크 오닐 대표는 “3월 발생한 수에즈 운하 봉쇄는 선원을 교체하지 못해 벌어질 수 있는 물류 문제에 비하면 아무것도 아니다”라고 진단했다.

인도와 국경을 맞댄 네팔 역시 코로나19 확산으로 비상이 걸렸다. 인구 3000만 명인 네팔은 6일 현재 누적 확진자가 35만 명, 누적 사망자는 3417명이다. 4일 신규 환자는 7587명으로 최고치를 경신했다. 세계 최고봉 에베레스트산의 베이스캠프에서도 확진자가 계속 나오고 있다.

네팔의 낙후된 의료체계는 우려를 더 키운다. 1인당 의사 수나 코로나19 백신 접종률이 낮고 백신은 바닥났다. CNN에 따르면 네팔의 코로나19 검사 양성률은 44%에 이른다. 인도와 마찬가지로 인파가 몰리는 행사를 규제하지 않았던 네팔은 최근 뒤늦게 주요 지역 통행 제한 등 방역 조치를 도입했다. 네팔 적십자사 관계자는 “인도의 참극이 네팔의 미래가 될까 두렵다”고 했다.

조종엽 기자 jjj@donga.com
#코로나19#해운대란#인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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