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든 “시진핑, 전제정치 신봉자… 中 최강대국 지위 어림없어”

  • 동아일보
  • 입력 2021년 3월 27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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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기자회견서 中향해 포문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25일(현지 시간) ‘가장 심각한 경쟁자’ 중국을 향해 “내 임기 중에는 최강대국 미국의 지위에 도전하지 못할 것”이라며 중국과의 패권 경쟁에서 밀리지 않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바이든 대통령은 또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을 두고 전제정치(autocracy)가 미래의 추세가 될 걸로 생각하는 인물이라는 말도 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에서 진행한 취임 후 첫 기자회견에서 미중 관계에 대해 “중국과의 첨예하고도 첨예한 경쟁이 있을 것”이라면서도 “미국은 통상 문제와 홍콩 민주주의의 후퇴, 위구르족 탄압 등에 대한 이견으로 중국과의 대립을 추구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어 “중국은 이 치열한 경쟁에서 국제법과 공정한 경쟁, 무역 방식을 지키면서 겨룰 것을 요구한다”고 했다. 그는 취임 후 시 주석과 2시간 동안 통화했을 때 이런 입장을 밝혔다고 설명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앞서 지난달 4일 국무부에서 진행한 외교정책 연설에서 중국을 ‘가장 심각한 경쟁자’라고 표현한 바 있다.

기자회견에서 바이든 대통령은 중국과 효율적으로 경쟁하기 위한 방법으로 △미국 노동자와 과학에 대한 투자 △인도태평양 지역의 ‘쿼드(QUAD·미국 일본 호주 인도 4자 협의체)’ 같은 글로벌 동맹 강화 △중국이 규범을 따르는 데 책임을 지도록 하는 것 등을 들었다. 바이든 대통령은 특히 쿼드 정상회의를 처음으로 진행한 것을 언급하며 “중국이 어떻게 책임 있게 행동하도록 할 것인지에 대해 동맹국들과 논의했다”고 했다. 다만 그는 동맹 강화 방침을 거듭 강조하면서도 “이것이 반중국(anti-China)적인 것은 아니다”라고 덧붙였다.

그는 “중국은 전 세계를 이끄는 국가, 가장 부유한 초강대국이 되겠다는 목표를 갖고 있지만, 내 임기 중에는 그런 일이 일어나지 않을 것”이라고 단언했다. “왜냐하면 미국은 계속 성장하며 팽창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 자리에서 시 주석에 대해 “푸틴처럼 전제정치가 미래의 흐름이며 복잡한 세상에서 민주주의는 작동할 수 없다고 생각하는 사람”이라는 평가를 내놨다. 그가 평소에 ‘독재자’라고 불러온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시 주석을 동일 선상에서 비교한 셈이다. 그는 “시 주석은 뼛속에 민주주의가 없는 사람이지만 똑똑한 인물”이라는 과거 인터뷰 발언도 다시 언급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지난달 CBS 방송 인터뷰에서 “시진핑은 매우 똑똑하고 거칠며 민주주의적인 구석이 하나도 없다”고 했었다.

중국은 최근 미국이 신장 위구르족에 대한 인권 탄압 문제 등을 국제사회에서 이슈로 삼고 있는 것에 대해 강하게 반발했다. 화춘잉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26일 정례 브리핑에서 “미국이 위구르족에 관심이 있어서가 아니라 중국의 안정과 성장을 파괴하고 저지하려는 것”이라고 했다. 또 1962년 9월 중국이 인도와 전쟁을 벌이기 하루 전에 썼던 “‘사전에 알려주지 않았다고 말하지 말라”라는 표현까지 해가며 미국 등 서방 세계에 대한 불만을 드러냈다. 이 표현은 중국이 인도를 침공하기 하루 전 공산당 기관지 런민일보 사설을 통해 밝힌 표현인데 중국이 대외적으로 사용하는 외교 문구 중 가장 수위가 높은 것으로 해석된다.

워싱턴=이정은 특파원 lightee@donga.com / 김예윤 기자
#바이든#시진핑#전제정치 신봉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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