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남자 백조’ 만든 매슈 본… 국내 미공개 작품들 ‘온라인 상륙’

  • 동아일보
  • 입력 2021년 2월 18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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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아트센터, 내달 5∼27일
매주 금-토요일 네이버TV서 레드슈즈-카맨 등 4편 유료상영
“작년 내한공연 무산돼 아쉬움, 3월 공연 ‘파격무대’ 기대해달라”

매슈 본(오른쪽 사진)의 안무작 ‘레드 슈즈’의 한 장면. 그는 “이 작품은 무용에 대한 사랑을 고백하는 일종의 러브레터”라고 말했다. LG아트센터 제공
매슈 본(오른쪽 사진)의 안무작 ‘레드 슈즈’의 한 장면. 그는 “이 작품은 무용에 대한 사랑을 고백하는 일종의 러브레터”라고 말했다. LG아트센터 제공
영화 ‘빌리 엘리어트’에서 식스팩의 상남자 백조들이 뛰노는 발레 ‘백조의 호수’ 마지막 장면. 고전을 파격적으로 재해석한 현대판 ‘백조의 호수’를 내놓으며 세계적 안무가 반열에 오른 매슈 본(61·사진)의 국내 미공개 작품들이 온라인으로 소개된다. 본은 영국 최고 권위의 공연예술상 ‘올리비에 어워드’를 아홉 차례나 받은 최다 수상자. 현대무용가 최초로 영국 왕실 기사 작위를 받은 거장이다.

LG아트센터는 다음 달 5∼27일 매주 금, 토요일에 작품 4편을 네이버TV를 통해 유료로 상영한다. 관람료는 편당 1만 원. 지난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인해 그의 내한 공연이 무산된 터라 무용 팬들은 벌써부터 들썩이고 있다. 최근 유튜브 채널에서 공개한 영상과 서면 인터뷰로 만난 본은 “지난해 팬데믹으로 한국 관객과 만나지 못해 실망이 컸다. 3월 온라인 공연에서 ‘예기치 못한 것들’을 기대해도 좋다”고 말했다.

그의 공연은 파격으로 가득하다. 25년 전 선보인 ‘백조의 호수’에서 발레복 상의를 벗어던지고 섹시한 근육을 드러낸 남성 백조들의 점프에 세계 무용계는 열광했다. 이번에 공개하는 ‘레드 슈즈’ ‘카맨’ ‘신데렐라’ ‘로미오와 줄리엣’ 등 네 편도 신선함 그 자체다. 관객들이 가장 보고 싶어 하는 작품들로 추렸다.

가장 먼저 선보이는 ‘레드 슈즈’(3월 5일 오후 7시 30분, 20일 오후 3시)는 지난해 무산된 내한공연에서 소개될 레퍼토리였다. 1948년 동명의 발레 영화를 각색해 무대에 올린 이 작품은 본에게 “예술로서의 발레를 처음 만나게 한 작품”이다. 위대한 무용수가 되고 싶어 하는 어린 소녀가 작곡가와 사랑에 빠지는 이야기다. 그는 “무용단에 관한 이야기를 무용단이 한다는 점에서 특별하다”며 “창작에 대한 열정과 예술을 위한 희생을 말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극 전체를 움직임, 연기, 마임으로 이끌어가면서 런던, 파리, 몬테카를로 등 장소에 따른 색채와 장소를 강조해 볼거리가 풍성한 작품”이라고 했다.

‘카맨’(3월 6일 오후 3시, 19일 오후 7시 30분)은 2000년대 초에 만들어진 작품이다. 오페라 ‘카르멘’을 현대적으로 각색했다. 그의 작품 중 가장 거칠고 원초적인 맛이 살아있는 작품으로 꼽혀 ‘댄스 스릴러’로 불린다. 그는 “일부에선 이 작품을 선정적이고 더럽다고 말하지만 현실적이고 세속적인 움직임을 가져오고 싶었다”고 말했다.

‘로미오와 줄리엣’(3월 12일 오후 7시 30분, 27일 오후 3시)은 2019년 영국에서 초연됐다. 수많은 버전의 안무 작품들이 있지만 ‘젊은 작품’을 만들고 싶었단다. 그래서 10대 무용수들이 주인공이다. 정신병원을 연상케 하는 ‘베로나 연구소’에서 획일적 시스템에 저항하는 로미오와 줄리엣의 메시지를 담았다. ‘신데렐라’(3월 13일 오후 3시, 26일 오후 7시 30분)는 2017년 초연한 작품으로 제2차 세계대전 당시 런던 대공습을 배경으로 한 사랑 이야기다. 본은 “흔히 상상하는 신데렐라는 버려도 좋다. 떨어지는 폭탄과 당대 사람들이 느낀 현실도피를 음악 속에 표현했다”며 “몽상가 소녀 신데렐라를 기대해 달라”고 밝혔다.

김기윤 기자 pep@donga.com
#매슈 본#미공개 작품#온라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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