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 잡자마자 ‘7.24m 속사포’… 눈 깜짝할 새 ‘3점포 300발’

  • 동아일보
  • 입력 2021년 1월 9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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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5경기 신기록, 마이애미 로빈슨

이번 시즌 NBA에서 마이애미 덩컨 로빈슨(오른쪽)이 새로운 ‘슛 도사’로 주목받고 있다. 201cm의 키에 
벼락같은 슈팅이 장기인 로빈슨은 7일 보스턴전에서 NBA 역대 최단 경기 3점슛 300개 돌파라는 의미 있는 기록도 세웠다. 
95경기에서 300개 고지를 돌파했는데 100경기 이전에 300개를 넘어선 것은 NBA 최초다. AP 뉴시스
이번 시즌 NBA에서 마이애미 덩컨 로빈슨(오른쪽)이 새로운 ‘슛 도사’로 주목받고 있다. 201cm의 키에 벼락같은 슈팅이 장기인 로빈슨은 7일 보스턴전에서 NBA 역대 최단 경기 3점슛 300개 돌파라는 의미 있는 기록도 세웠다. 95경기에서 300개 고지를 돌파했는데 100경기 이전에 300개를 넘어선 것은 NBA 최초다. AP 뉴시스
미국프로농구(NBA) 마이애미의 덩컨 로빈슨(27)은 최근 NBA 역사에 각별한 이정표 하나를 세웠다. 7일 보스턴과의 경기에서 3점슛 5개를 터뜨리며 역대 최소인 95경기 만에 3점슛 300개 돌파라는 기록을 세운 것. 역대 NBA 3점슛 최다 1위인 레이 앨런(전 마이애미·2973개), 2위 레지 밀러(전 인디애나·2560개)도 이루지 못한 최초의 기록이다. 현 NBA 최고의 3점 슈터로 평가받는 역대 3점슛 3위(2527개) 스테픈 커리(골든스테이트)도 147번째 경기에서야 3점슛 300개 고지를 돌파했다.

로빈슨은 고교 1학년 때의 키가 170cm 정도에 불과했다. 개인기도 별로에 수비는 늘 약점으로 꼽혔다. 파워까지 부족했던 그는 매일 1000개가 넘는 슛을 쏘며 땀을 흘렸다. 주전으로 나서는 일이 늘었고, 키도 쑥쑥 컸다. 대학 입학을 앞두고는 200cm가 넘었다.


그래도 당시 로빈슨에게 주목하는 농구 명문대는 없었다. 로빈슨은 전미대학체육협회(NCAA) 3부 리그에 속한 윌리엄스대에 입학해 고교 시절과 마찬가지로 슛 연습을 이어갔다. 끊임없는 노력 덕분에 그는 1부 리그에 속한 강호 미시간대에 편입할 수 있었고 졸업할 때 237개의 3점슛을 꽂았다.

하지만 3점슛에 의존하는 플레이에 주목하는 NBA 팀은 없었다. 2018년 신인 드래프트에서 지명받지 못했다. 다행히 마이애미 감독의 눈에 띄어 서머리그 계약을 할 수 있었다. 로빈슨은 NBA와 G리그(하부 리그)를 오가며 어떤 상황에서라도 3점슛을 쏠 수 있도록 기동력과 빠른 공수 전환 능력을 보완했다.

덩컨 로빈슨은
● 생년월일: 1994년 4월 22일
● 신체조건: 키 201cm, 몸무게 98kg
● 포지션: 슈팅 가드, 스몰 포워드
● 경력:
2013년 윌리엄스대(NCAA 3부) 입학
2018년 미시간대(NCAA 1부) 졸업
2018년 마이애미(드래프트 미지명으로 서머리그 계약)

무엇보다 그는 공을 거의 소유하지 않고 패스를 받자마자 곧바로 슛을 던지는 ‘캐치 앤드 슈터’ 유형에서 최고 달인이라는 평가다. 동료가 공을 건네면 머뭇거림 없는 속사포 스타일을 앞세워 데뷔 두 번째 시즌인 2019∼2020시즌 270개의 3점포를 꽂아 넣으며 ‘3점슛 스페셜리스트’의 등장을 알렸다.

로빈슨은 1990년대를 대표하는 슈터 문경은(현 SK 감독), 현역인 조성민(LG), 전성현(KGC)와 유사한데, 이들에 비해서도 3점슛 비율이 압도적으로 높다. 로빈슨은 이번 시즌 경기당 8.6개의 야투를 시도했는데 이 중 8.0개가 3점슛 시도였다. 전체 야투 대비 93%로 지난 시즌 88.2%보다 더 높아졌다. 전체 득점에서도 3점슛 득점이 83.1%에 이른다. 이번 시즌 리바운드를 경기당 4.4개 기록했는데 전부 수비 리바운드이고, 공격 리바운드는 제로(0)다. 팀 공격 때 리바운드에 가담하지 않고 3점슛 라인에서 공격을 준비한다. 지난해 월스트리트저널은 “NBA에서 가장 비현실적으로 활약하는 선수”라는 역설적인 비유로 극찬을 했다.

한국 농구 유망주로 NCAA 1부 데이비드슨대에서 뛰고 있는 이현중(21·202cm)의 롤모델로도 로빈슨이 꼽힌다.

로빈슨은 마이애미에서 슈팅가드를 상징하는 번호인 ‘2’가 들어가는 등번호 대신 ‘55’를 달고 뛴다. 22를 뒤집었다는 의미다. 림에서 7m 24cm 거리의 라인에서 펼치는 NBA의 3점슛 경쟁이 ‘변종 슈터’ 로빈슨으로 인해 더 뜨거워지고 있다.

유재영 기자 elegant@donga.com
#미국프로농구#마이애미#로빈슨#신기록#3점포#nb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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