춘천 얼굴없는 천사 “이웃에 써달라” 3억 기부

  • 동아일보
  • 입력 2021년 1월 9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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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고통 가정 돕고싶어” 편지

강원 춘천에서 얼굴 없는 천사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어려운 이웃을 위해 써 달라며 3억 원을 기부했다.

5일 오전 10시경 강원 춘천시 복지정책과에 한 90대 어르신이 찾아왔다. 어르신은 “기부자를 대신해 왔다”며 봉투를 내밀었다. 봉투에는 3억 원짜리 수표와 편지가 들어 있었다고 한다. 봉투를 가져온 어르신은 신분도 밝히지 않은 채 “난 전달자일 뿐이고, 기부자는 전에도 기부한 적이 있다”고만 설명하고 사라졌다.

편지에는 “코로나19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춘천 시민들을 돕고 싶다”며 “특히 생활능력이 없는 어린 자녀를 거느리고 있거나 병든 노부모를 모시며 식구들을 먹여 살려야 하는 부녀자들을 우선적으로 도와 달라”고 요청했다. 기부자는 또 “꼭 도움이 필요한 가정 100곳을 엄선해 1∼3월 매달 100만 원씩 지급하면 좋겠다”고도 했다.

춘천시는 이 얼굴 없는 천사가 2015년과 2017년에도 각각 3000만 원과 5000만 원을 익명으로 보냈던 기부자와 동일 인물인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기부금은 강원도공동모금회에 지정후원으로 입금됐으며, 기부자의 뜻을 따라 지원할 계획이다.

한현주 춘천시 복지국장은 “코로나19와 한파를 이겨낼 힘이 되는 이런 따뜻한 소식이 전해져 감사한 마음”이라고 말했다.

춘천=이인모 기자 imle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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