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재 사망땐 경영진 1년이상 징역형… 법인도 50억원이하 벌금

이은택 기자 , 유성열 기자 입력 2021-01-08 03:00수정 2021-01-08 04: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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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대재해법 법사위 소위 통과 산업 현장에서 근로자가 숨지면 경영자를 징역형으로 처벌할 수 있도록 한 중대재해법(중대재해 처벌 등에 관한 법률) 제정안이 7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법안심사소위를 통과했다. 여야는 임시국회가 종료되는 8일 본회의에서 최종 처리할 방침이다. 하지만 기업과 노동계 양쪽 모두가 반발하는 가운데 “시일에 쫓겨 만든 ‘누더기법’”이란 지적도 나온다.

이날 여야는 마지막 쟁점이었던 유예기간에 대해 50인 미만 사업장은 3년간 법 적용을 유예하기로 확정했다. 당초 여당은 중소기업 부담을 이유로 법 공포 이후 4년간 유예기간을 적용하는 방안을 검토했으나 이를 3년으로 축소한 것. 중소기업 주무부처인 중소벤처기업부는 300인 미만 사업장에 대해 2년간 유예기간을 적용하는 방안을 제시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한 민주당 관계자는 “기업에 대한 지원 내용도 신설했으니 유예기간을 줄여도 되겠다는 데 여야가 합의했다”고 전했다.

중기벤처부 요구에 따라 법 적용 처벌 대상에서 ‘5인 미만 사업장’은 제외하는 과정에서도 잡음이 나왔다. 민주당 박주민 의원이 “갑자기 5인 미만 사업장만 (법 적용 대상에서) 빼자는 것은 안 맞는다”고 반발하자 국민의힘 김도읍 의원은 “소상공인들이 열악한 환경 속에서 삶을 영위할 수 있도록 국가가 뒷받침하는 게 급선무”라고 맞섰다. 결국 민주당 백혜련 법안심사소위원장이 “5인 미만 사업장은 제외하는 것으로 정리하겠다”고 나서면서 논쟁은 마무리됐다.

법이 시행되면 앞으로 산업 현장에서 중대재해로 사망자가 1명 이상 또는 부상자가 2명 이상 나올 경우 중대재해법이 적용된다. 특히 사망 사고는 대표이사나 안전담당이사 등 경영책임자가 1년 이상의 징역 또는 10억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해질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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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 등 법인도 책임을 진다. 사망 사고는 50억 원 이하, 부상이나 질병은 10억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해진다. 벌금 하한선이 없어 “법관의 재량 범위가 너무 넓다”는 지적도 나온다. 이와 별도로 ‘손해액의 최대 5배 이하’의 징벌적 손해배상금도 물어야 한다.

여야가 합의한 제정안이 마련된 만큼 중대재해법은 8일 국회 본회의 처리 가능성이 커졌다. 하지만 이날 마련된 최종안을 두고도 정치권과 재계와 노동계에서 반발이 나오면서 후폭풍은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재계 관계자는 “2018년 도입된 주 52시간 근무제도 최장 3년 유예기간을 뒀지만 아직도 중소기업들은 정착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중대재해법도 유예기간을 뒀지만 결국 어려움을 겪게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정의당은 ‘5인 미만 사업장 적용 배제’에 대해 “국민의 생명과 안전에 차별을 두겠다는 것”이라고 비판했고 노동계는 “누더기를 쓰레기로 만든 합의는 철회돼야 한다”며 반발했다.

한 민주당 법사위 관계자는 “국민의힘은 요구를 들어주지 않으면 심사를 거부할 수 있다고 하고 정의당은 밖에서는 단식농성 중인 ‘진퇴양난’의 상황이었다”며 “결과적으로는 어느 쪽도 만족시키지 못한 법안을 만들었다”고 토로했다.

이은택 nabi@donga.com·유성열 기자
#산재#사망#징역형#벌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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