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前 靑행정관 남편, 30쪽 자필 진술서·구글 메일도 檢에 제공

  • 동아일보
  • 입력 2020년 10월 15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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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에 서버… 불응땐 확보 어려워


옵티머스자산운용의 사내이사 윤모 변호사(43·수감 중)가 구글 지메일(Gmail) 계정에 포함된 내부 자료를 제공하는 등 검찰 수사에 협조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윤 변호사는 지난해 10월부터 올 5월까지 청와대 행정관을 지낸 이모 변호사의 남편이다.

14일 동아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올 7월 초 구속된 윤 변호사는 검찰에서 펀드 사기 혐의를 둘러싼 로비 의혹을 부인하다가 검찰의 거듭된 추궁에 일부 진술을 내놓았다고 했다. 이미 옵티머스 관계자들이 올 5월 검찰 수사 대책을 모의한 내부 문건 등이 압수된 상황이었는데, 이때 윤 변호사는 로비 의혹이 일부 포함된 30여 쪽에 이르는 자필 진술서를 검찰에 제출했다.

윤 변호사는 특히 지메일 계정에 있는 옵티머스 관련 자료를 열람할 수 있도록 수사에 협조한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에 메인 서버를 둔 지메일 내용은 당사자가 수사 협조에 불응할 경우 국내 수사기관이 자료를 확보하기가 어렵다. 국내 법원에서 압수수색 영장을 발부하더라도 구글 본사가 있는 미국 측에서 형사사법 공조에 응하는 일이 드물다고 한다. 검찰 관계자는 “구글 측에 국내 영장을 번역해 보내면 가입자 정보나 접속 아이피 제공에 협조를 해준다”며 “그러나 지메일 안에 송수신된 메일 내용을 제공하는 일은 없다고 보면 된다”고 전했다. 주요 공안 사건 수사 과정에서는 “국내 이메일을 쓰면 안 된다. 수사 기관이 추적하지 못하는 지메일이나 야후 메일을 써야 한다”는 문서가 나온 적도 있다.

윤 변호사의 협조라는 ‘패스트 트랙’에 올라탄 검찰이 로비 수사에 본격적으로 나서지 않아 부실 수사 논란이 일고 있다. 이 시기를 전후해 옵티머스 로비 의혹의 핵심 중 한 명인 정영제 전 옵티머스대체투자 대표가 잠적했기 때문이다.

위은지 wizi@donga.com·장관석 기자

#옵티머스 로비 의혹#청와대 행정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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