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삭 이어 하이선 강타…남부지방·동해안 침수·고립·정전 피해 속출

  • 뉴스1
  • 입력 2020년 9월 7일 13시 4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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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일 태풍 ‘하이선’의 영향으로 많은 비가 내리고 있는 강원 강릉시 난곡동 일대 차도가 침수돼 차량이 힘겹게 지나가고 있다.2020.9.7 © News1
7일 태풍 ‘하이선’의 영향으로 많은 비가 내리고 있는 강원 강릉시 난곡동 일대 차도가 침수돼 차량이 힘겹게 지나가고 있다.2020.9.7 © News1
지난주 불어닥친 제9호 태풍 ‘마이삭(MAYSAK)’의 상흔이 채 가시기도 전에 제10호 태풍 ‘하이선(HAISHEN)’이 또 다시 전국 곳곳을 강타했다.

피해는 마이삭에 의해 이미 큰 상처를 입은 경상·전라·제주 등 남부지방에 집중됐다.

가장 먼저 하이선의 영향권에 든 제주도는 지난 5일부터 530여mm 폭우가 쏟아졌고, 7일 새벽에는 초속 31.2m의 강풍이 불었다.

제주시 구좌읍 종달리에서는 대형 도로 표지판이 강풍을 이기지 못하고 넘어졌고, 애월읍 하귀1리에서는 차량 침수로 고립된 운전자 1명이 구조됐다.

제주시 연동·이도2동·아라2동·애월읍, 서귀포시 표선면에선 주택 침수가 속출했다. 서귀포시 대정읍 일대는 한때 전기공급이 중단되면서 약 500세대가 어둠 속 태풍을 맞으며 두려움에 떨어야 했다.

다행히 지난주 ‘마이삭 직격탄’을 경험한 터여서 태풍 대비에 만전을 기한 결과 인명피해는 발생하지 않았다.

하이선은 부산·울산·경남에서 가장 세게 몰아쳤다. 해운대는 태풍에 의해 발생한 해풍에 빌딩풍이 가해지면서 도심 곳곳이 아수라장으로 변했다. 떨어진 신호등과 버스정류장 알림판 등이 바람에 나뒹굴며 안전을 위협했다.

부산 전역에서 신호등·가로등·간판 등에 대한 안전조치 요청이 쇄도했고, 미포 거주민들은 굉음과 외벽 유리창 흔들림 등 초고층 건물이 만들어 낸 빌딩풍에 잠을 설쳐야 했다.

남구에서는 60대 행인이 강풍을 타고 날아든 화장실 칸막이에 이마를 부딪혀 다쳤고, 진구 개금동 한 주택 입구에 토사가 떠밀려와 60대 남성이 한때 고립됐다.

기장군 이케아 인근 해안도로와 만덕 남해고속도로 인근 도로는 폭우에 잠겼고 차량도 여러대 침수됐다. 동래구 온천동에서는 50대가 정전에 의한 엘리베이터 갇힘 사고를 당했다.

도로통제도 잇따랐다. 광안대교·거가대교·남항대교·을숙도대교·부산항대교는 물론 수연교·연안교·세병교, 덕천배수장, 수관교, 삼락생태공원, 영락공원 굴다리, 동래구 원동교와 기상청 정문, 민락교 등 53곳이 한때 통제됐다.

경남 거제에서는 사등면 사곡지하차도를 지나던 승용차가 고립됐다. 양산시 덕계동 한 도로에는 철 구조물 낙하사고가 났고, 진해구 내수면연구소 앞 가로수는 쓰러졌다.

부산김해경전철은 7일 첫차부터 운행이 중단됐고, KTX 진주~동대구 상·하행선 14편과 무궁화 진주~순천~동대구·부천 구간 상·하행선 12편 등 철도도 멈춰섰다.

초속 40m의 강풍이 몰아친 울산에서는 바람에 날린 컨테이너가 도로를 덮쳤고, 남구 무거동 2만3000여 가구를 비롯해 울주군 진하리 4155가구, 웅촌면 대복리 117가구 등 3만여 가구가 정전 피해를 입었다.

대구·경북도 하이선의 강력함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대구 달성군 가창면 가창댐 인근 도로에서는 시내버스 바퀴가 물이 물어난 배수로에 빠져 고립됐다. 승객 5명은 긴급히 대피해 다치지 않았다.

신천동 희망교 지하차도에서는 승용차가 침수됐고, 달성군 현풍읍에선 거목이 강풍을 못 이기고 쓰러졌다. 동구 각산동에서도 가로수 쓰러짐 등 사고가 이어졌다.

경북에서는 소방대원이 처리한 안전조치 사례만 285건이었으며, 구조 인원도 54명에 달했다.

포항 영일만항으로 연결되는 북구 흥해읍 죽천리 6차로 도로가 침수돼 통제됐고, 뿌리째 뽑힌 가로수가 도로를 덮쳤다.

또 오천읍과 죽도, 용흥동 일대 정전이 발생해 시민들이 불편을 겪었다. 경주시 현곡면에서는 침수된 도로 위에 승객 39명이 탄 버스가 고립됐다. 다행히 탑승객 모두 출동한 119에 의해 구조됐다.

하이선의 위력에 경주 월성원자력발전 2,3호기의 터빈발전기도 자동 정지됐다.

한국수력원자력 관계자는 “터빈만 멈춘 상태로 발전소 가동 또는 방사능 외부 누출 등의 문제는 없다”고 했다.

월선원자력발전 2,3호기는 현재 출력 60%로 안전상태를 유지하고 있다.

이날 오후 3시가 최대 고비가 될 것으로 전망되는 강원에서는 대피가 한창이다.

강원 강릉, 양양, 고성, 속초, 평창 등 5개 시·군의 산사태 우려지역 거주민 353명(125세대)이 대피했고, 양양 광정천 인근 주민 92명(52세대)은 하천 범람이 우려되면서 긴급 대피 중이다.

이날 오전 11시23분쯤에는 삼척시 신기면 대평리 석회석 업체 직원 1명이 채굴작업 후 철수 과정에 배수로 물에 휩쓸려 실종돼 경찰이 수색에 나선 상태다.

강원지역 시·군별 태풍 최근접 시간은 동해 오후 2시, 강릉 오후 3시, 속초 오후 4시이고, 원주와 춘천은 각각 오후 2시, 3시로 예상됐다. 강릉을 비롯한 고성, 동해, 삼척, 속초, 양양 등 동해안 전 시·군에는 산사태 경보가 내려졌다.

하이선은 오후 1시쯤 경북 영양과 울진을 지나 오후 2시쯤 강원 삼척과 동해 인근에 다다를 전망이다. 오후 3시 강릉 동북동쪽 약 40㎞ 부근 해상까지 근접한 뒤 동해 먼바다로 진출할 것으로 예상된다.

하이선의 강도는 강으로 최대풍속 35m/s, 이동속도 48㎞/h, 중기기압 955hPa이다.

(전국=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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