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엔군사령부, ‘GP총격 사건’ 북측 조사 못하고 보고서 작성 착수

신규진 기자 입력 2020-05-05 20:50수정 2020-05-05 20: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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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엔군사령부가 북한군의 한국군 감시초소(GP) 총격 사건에 대한 남측 현장조사를 하루 만에 마치고 보고서 작성에 들어간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북한의 협조가 없어 정전협정 위반 여부와 북한의 사격 의도 등을 제대로 조사하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게 군 안팎의 관측이다.

5일 군 소식통에 따르면 유엔사 군사정전위원회의 특별조사팀은 4일 오전부터 오후 늦게까지 반나절 넘게 강원 철원 3사단 비무장지대(DMZ) 내 한국군 GP를 찾아 조사를 벌였다. 총격 전후 북한군 GP의 병력·장비 움직임, 한국군 GP 외벽의 피탄 흔적 등에 대한 정밀 분석, 그리고 한국군의 두 차례 대응사격 경위 등을 조사한 것으로 전해졌다.

군 소식통은 “현재 유엔사의 추가 현장조사는 예정되어 있지 않은 상황이다. 다만 조사결과 보고서 작성 중 필요하다면 추가 조사가 이뤄질 수도 있다”고 했다. 유엔사 조사팀은 한국, 미국 등 회원국 연락단 요원들을 포함해 10여 명으로 구성된 것으로 알려졌다.


통상 유엔사가 조사 결론을 내기까지는 수개월이 걸린다. 북한은 유엔사와 미국을 동일시하며 군사정전위를 인정하지 않아왔기에 조사에 협조할 가능성은 크지 않다. 물론 북한이 DMZ에 중화기인 고사총(14.5mm·기관총)을 반입한 것은 정전협정에 위배되는 것이어서 조사가 빠른 시일 내 마무리될 가능성도 없지 않다. 다만 유엔사가 그간 남북의 DMZ 내 중화기 배치를 사실상 묵인해와 조사결과가 나오더라도 실효성은 크지 않다는 관측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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핵심 이슈인 북한의 사격 의도에 대해서는 유엔사가 한국군처럼 ‘우발적 총격’이라고 판단할 가능성이 현재로선 높은 것으로 관측된다. 또 다른 군 소식통은 “의도적 총격임을 확인하려면 북측을 조사해야 하는데 이는 사실상 불가능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북한은 3일 우리 군이 보낸 전통문에 5일 오후까지 답을 하지 않았다. 군은 3일 총격 당시 짙은 안개로 시계(視界)가 1km 안팎에 그친 점, 아군 GP가 북측 GP보다 고지대에 위치한 점 등을 고려해 북한의 ‘우발적 총격’에 무게를 두고 있다.

한편 일각에선 유엔사가 한국군 대응사격의 적절성을 두고 문제를 제기할 가능성도 있다고 보고 있다. 3일 북한 쪽에서 총격 소리가 난 뒤 GP 외벽에서 4발의 탄흔과 탄환을 발견한 군은 K-6 기관총으로 두 차례에 걸쳐 총 30여 발의 대응사격을 실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금까지는 10여 발씩 두 차례 대응사격한 것으로 알려졌는데 실제로는 10여발을 더 쐈다는 것. 유엔사의 교전수칙은 확전 가능성을 따져 ‘비례성 원칙’에 따라 대응하도록 돼있지만 한국군은 북한의 도발 수준에 따라 3, 4배로 응징할 수 있는 자체 교전수칙을 적용해 왔다.

신규진 기자 newji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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