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 야당 반대 뻔한 개헌 공론화… 다음 국회서 추진 ‘명분 쌓기’

황형준 기자 입력 2020-05-01 03:00수정 2020-05-01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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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붙는 개헌론]국민개헌발안제 처리 제안 속내는
더불어민주당이 ‘국민 100만 명 이상 동의’ 시 개헌안을 낼 수 있는 ‘국민개헌발안제’를 처리하자고 야당에 공개적으로 제안한 것은 21대 국회에서 본격적인 개헌 드라이브를 위한 신호탄 격으로 해석된다. 20대 국회 의석수상 미래통합당 등 야당의 반대로 의결정족수(현 290명 재적 기준 194명) 확보가 어렵다는 점을 보여준 뒤 180석을 확보한 21대 국회에서 개헌을 추진하기 위한 명분을 쌓겠다는 것이다.

○ 빠르면 8일 개헌안 표결할 듯

이인영 원내대표가 30일 새벽 국회 본회의에서 추경안을 처리한 뒤 기자들과 만나 “원포인트 개헌안도 결과가 어떻게 나오든 처리하는 과정에 들어가야 한다”고 말한 배경에는 문희상 국회의장의 요청이 반영됐다고 한다. 국회의장 측 관계자는 “문 의장이 최근 국회사무처로부터 개헌안이 공고된 지 60일이 다가온 만큼 본회의가 8일 개최돼야 한다는 보고를 받았다”며 “헌법 절차를 진행하기 위해 8일에 본회의를 소집하는 것을 검토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번 개헌안은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대한민국헌정회, 민노총, 참여연대 등 25개 시민단체가 모인 ‘국민발안개헌연대’ 주도로 여야 의원 148명의 서명을 받아 3월 6일 발의됐고 3월 10일 국무회의에서 의결돼 공고됐다. 헌법 130조가 ‘국회는 헌법 개정안이 공고된 날로부터 60일 이내에 의결해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는 만큼 9일(토요일)까지 본회의 의결이 필요한 점을 감안해 8일 본회의 개최를 검토하겠다는 것. 민주당 관계자도 “국회의원 3분의 2 이상의 찬성을 얻어야 하는 만큼 야당이 받을지는 미지수”라며 “이건 우리가 개헌을 하자는 게 아니라 본회의에 부의된 개헌안을 법과 절차에 따라 처리하자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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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이번 개헌안 처리 제안에는 민주당의 개헌 추진 의지가 담겼다는 평가가 나온다. 국민개헌발안제 도입은 대의제를 보완할 수 있는 데다 청와대 국민청원처럼 다양한 개헌안이 나오면서 개헌에 대한 주목도를 높일 수도 있다. 민주당 관계자는 “과반수의 여당이 자체 개헌안을 발의할 수 있는 데다 시민사회를 통한 사실상의 ‘우회 발의’도 가능해진 만큼 투 트랙으로 개헌론을 띄울 수도 있다”고 말했다.

○ 대통령 중임제 등 권력구조 개편이 개헌안 핵심


민주당이 개헌안의 불씨를 댕겼지만 20대 국회에서는 통과 가능성이 높지 않다. 21대 총선에서 민주당이 180석을 확보하면서 범여권 의석은 190석에 가깝지만 현재 민주당과 더불어시민당은 128석이고 정의당(6석), 민생당(20석)과 여권 성향 무소속 의원을 합쳐도 160석을 넘기는 수준이다. 민생당 박지원 의원은 “(민주당이) 개헌 의지를 확인하는 거 아니겠냐. 분권형 개헌이 필요하다는 의지를 확인하기 위해 (5월 임시국회에서 표결하면) 나는 찬성하겠다”고 말했지만 야당은 대부분 반대하는 기류다.

아무튼 총선 직후 이해찬 민주당 대표의 함구령에도 불구하고 5선 고지에 오른 송영길 의원의 개헌론 언급에 이어 이인영 원내대표까지 개헌을 거론하면서 21대 국회에서 여권의 개헌 추진은 기정사실화되는 분위기다. 원내대표에 출마한 정성호 의원도 이날 라디오에서 “일단 올해는 코로나19 이후에 국가적 위기를 극복하는 데 집중해야 할 것”이라면서도 “위기를 극복하고 국회가 입법적 과제를 해결한 다음에는 국회에서 개헌특위를 만들어 국민적 합의를 이끌어내야 한다”고 말했다. 앞서 정세균 국무총리도 “앞으로 1년이 골든타임”이라고 강조한 바 있다.

여권이 개헌을 통해 구체적으로 무엇을 바꾸려고 하는지는 뚜렷하지 않지만 여권에선 문 대통령이 2018년 국회에 제출한 개헌안을 우선 참고할 것이라는 관측이 많다. 이 개헌안에는 임기 4년의 대통령 중임제와 대통령선거 결선투표제 도입 등 권력구조 개편을 비롯해 △국무총리의 행정통할상 자율권 강화 △국회의원 국민소환제 및 국민발안제 도입 △자치재정권 보장 △토지공개념 강화 등이 담겨 있다. 다만 2022년 3월 대선이 있는 만큼 개헌론이 불붙으면 경제 및 사회 조항보다는 권력구조를 다루는 ‘원포인트 개헌’이 추진될 가능성이 있다. 여권 관계자는 “지금까지 현 대통령 단임제의 폐해를 고치기 위해 개헌 논의가 이어져온 만큼 그것에 논의를 집중하는 게 현실적인 개헌 프로세스”라고 말했다.

황형준 기자 constant25@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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