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이 사랑하는 ‘종합식품기업’

  • 동아일보
  • 입력 2019년 6월 26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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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주년 기업 특집 50주년 기업 특집]오뚜기

㈜오뚜기가 2일 창립 50주년 기념식을 열었다. 서울 강남구 그랜드 인터콘티넨탈 서울 파르나스에서 열린 기념식에는 임직원과 내외빈 600명이 참석한 가운데 기업이 지나온 반세기의 발자취를 되돌아보고, 새로운 비전을 발표·공유했다.

1969년 서울 영등포구 문래동4가에서 카레 배전기 1대로 시작한 오뚜기는 50년이 지난 지금, 국민들이 가장 사랑하는 종합식품기업으로 자리 잡았다. 오뚜기는 1969년 5월 5일 즉석 분말카레 제품을 국내에 선보이며 첫발을 떼었다. 창립제품 카레에 이어 수프, 케첩, 마요네즈 제품 등을 국내 최초로 출시했으며 당시에는 낯설었던 외국 식품들을 국내에 소개해 대중화하는 역할에 충실했다. 영업사원이 거래처를 직접 방문해 진열을 돕고 소비자와 대면하는 루트세일(Route Sale)을 국내 최초로 실시해 시장을 점령했고, 우리나라 최초의 시식판매 및 판매여사원 제도 도입, 차량광고와 제품박스를 활용한 광고 시행도 첫 번째 사례였다. 1981년에는 가정간편식(HMR) 제품의 효시로 회자되는 ‘3분 요리’를 출시하며 국민브랜드 반열에 올랐다.

1987년에는 라면시장에 출사표를 냈다. 메가 브랜드 진라면 또한 이 시기에 나온 주요 제품 가운데 하나다. 1등 제품이 많은 기업, 맛과 품질, 안전을 최우선으로 하는 기업, 소비자가 요구하는 편리하고 풍성한 제품을 잇달아 시장에 내놓으며 오뚜기는 1988년 1000억 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창업 이후 10년 안에 100억 원 달성, 20년 안에 매출 1000억 원’이라는 창업주의 목표가 그대로 실현되는 순간이었다.

오뚜기는 1977년 식초 출시와 1983년 참기름 출시에 이어 1986년에는 옛날당면을 시작으로 전통식품을 출시하며 우리네 식탁과 더욱 친숙한 기업이 됐다. 이후 1990년대 들어 오뚜기는 다양한 제품 출시와 함께 삼남공장 준공(1992년), 중국풍림식품유한공사 설립(1994년), 오뚜기 뉴질랜드 출범(1995년) 등 사세를 지속적으로 확장해 나갔다.

1990년대에는 이른바 ‘착한기업’의 면모가 서서히 발휘되었다. 오뚜기의 대표적 사회공헌 사업으로 자리매김한 ‘선천성 심장병 어린이 수술비 지원사업’은 1992년 7월부터 시작됐다. 매월 5명에서 시작해 현재는 매월 23명의 어린이에게 새 생명을 찾아주고 있다. 2019년 4월 기준 오뚜기가 지원한 심장병 어린이는 5001명에 달한다.

1996년에는 ‘스위트홈 제1회 오뚜기 가족요리 페스티벌’을 개최했다. 올해 24번째 개최를 앞두고 있다. 오뚜기 제품을 사랑하는 소비자에 대한 감사의 마음으로 시작한 스위트홈 오뚜기 가족요리 페스티벌은 해를 거듭하며 규모와 내용도 풍부해졌다. 또 2012년부터 밀알재단 ‘굿윌스토어’를 통해 장애인에게 일감을 주어 자립 기반을 제공하고 있으며, 웰빙 음식으로 부각되는 카레의 효능과 효과를 학술적 근거로 입증하는 ‘카레 및 향신료 국제학술 심포지엄’을 비롯해 화천 토마토축제 및 산천어축제 등 지역경제 활성화에도 지속적으로 힘을 보태며 사회적 책임을 다하고 있다.

2004년 대풍공장 내에 설치된 무세미, 무균밥 생산라인을 통해 오뚜기는 향후 가정간편식 시장에서의 선전 기반을 닦았으며, 주식(主食) 사업 진출로 종합식품기업으로서의 위상을 갖추게 됐다. 가정간편식 시장의 성장과 더불어 냉장, 냉동제품의 판매가 늘어나면서 2007년에는 염원하던 매출 1조 원을 돌파했다. 2010년 함영준 회장의 취임 이후로 오뚜기는 새로운 시대를 열어가고 있다. 창업주의 경영철학과 오뚜기가 가진 전통을 계승, 발전시키는 오뚜기는 지난해 기존 라면의 개념을 뛰어넘은 ‘쇠고기미역국라면’을 비롯해 다수의 신제품 출시와 함께 맛과 품질에서 소비자들의 호평을 받았다. 또한 라면시장에서의 점유율을 28% 이상으로 끌어올렸다.

모든 기업이 부침을 겪는 것처럼 오뚜기에게도 시련은 존재했다. 1980년대 중반 수입 개방화 조치에 따른 시장환경 변화로 다국적기업과 치열한 경쟁을 펼쳤다. 또한 1989년 일어났던 우지사건도 오뚜기에는 잊을 수 없는 시련이었다. 법정 공방 끝에 1995년 7월 서울고등법원은 ‘식품규격기준상 안전성이 입증된다’며 무죄를 선고했으며, 1997년 8월 대법원 또한 무죄판결을 최종 확정했다. 2016년 9월 12일에는 창업주인 함태호 명예회장이 숙환으로 별세하는 아픔을 맞기도 했다.

오뚜기는 ‘건강한 식문화로 세계와 함께하는 오뚜기’라는 새로운 비전을 발표했다. 새로운 비전은 인류 식생활 향상에 이바지하기 위해 우리나라의 건강한 식문화를 세계에 알리는 기업으로 나아가겠다는 의미이다. 나아가 국내를 선도하는 종합식품기업을 넘어 글로벌 시장을 겨냥해 보다 적극적인 행보를 이어가겠다는 경영방침으로 이해할 수 있다. 오뚜기는 글로벌화를 위한 초석으로 1994년에 중국 장쑤성에 부도옹식품유한공사를 설립하였고, 1997년에 오뚜기 뉴질랜드 공장을 준공해 청정지역의 원료를 공급해 오고 있다.

해외시장을 무대로 한 수출은 1988년 미주지역에 라면, 카레 등의 제품을 수출한 것을 시작으로 현재 미주, 유럽, 오세아니아, 아시아, 아프리카 등 전 세계 30여 개국에 제품을 수출하고 있다.

오뚜기는 2017년에 오뚜기 중앙연구소 출범 이래 가장 많은 140여 가지 신제품을 출시하는 등 격변하는 환경에서 시대를 앞서가기 위한 노력을 적극적으로 펼치고 있다.

우리나라가 경제개발을 시작하며 근대화되어 가는 과정에서 오뚜기는 국가와 함께 성장했다. 그리고 지난 50년간 식품을 통해 보국을 실현한 기업이다.

태현지 기자 nadi11@donga.com
#글로벌 기업#오뚜기#창립 50주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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