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수표는 아닐까 검토 또 검토…축구협회는 왜 천안을 택했나

  • 뉴스1
  • 입력 2019년 5월 16일 12시 07분


코멘트

새 축구종합센터 부지 우선협상 천안-상주-경주 순으로 진행

조현재 대한축구협회 부회장(부지 선정위원장)이 16일 서울 종로구 축구회관에서 축구종합센터 부지 우선협상 대상자를 발표하고 있다. 축구종합센터 우선협상 대상자는 1순위 천안시, 2순위 상주시, 3순위 경주시로 결정됐다. 2019.5.16/뉴스1 © News1
조현재 대한축구협회 부회장(부지 선정위원장)이 16일 서울 종로구 축구회관에서 축구종합센터 부지 우선협상 대상자를 발표하고 있다. 축구종합센터 우선협상 대상자는 1순위 천안시, 2순위 상주시, 3순위 경주시로 결정됐다. 2019.5.16/뉴스1 © News1
축구계 안팎의 큰 이슈였던 제2 축구국가대표트레이닝센터(NFC) 우선 협상 대상 지자체가 결정됐다. 1순위는 천안시다. 이어 상주시, 경주시 순으로 협상에 돌입한다. 이미 검토 작업을 충분히 거친 상태에서 발표된 것이기에 특별한 변수가 발생하지 않는 한 천안이 한국 축구의 새로운 메카가 될 공산이 크다.

대한축구협회는 16일 오전 서울 종로구 신문로 축구회관에서 ‘대한민국 축구 종합센터 부지선정 결과’를 발표하는 기자회견을 열었다. 조현재 부지선정위원장은 “천안-상주-경주 순으로 협상에 들어간다”고 전했다.

파주 NFC에 이어 새롭게 건립을 계획한 축구종합센터 부지 유치 신청에는 애초 24개 지방자치단체가 제안서를 제출했다. 지난 2월27일 서류심사를 통해 12개 지자체를 후보로 가려냈고 운영 주체의 역량과 지원계획의 적합성, 부지의 적정성 등을 고려한 2차 심사를 통해 8개 후보지(경주시, 김포시, 상주시, 여주시, 예천군, 용인시, 장수군, 천안시)로 추렸다.

2차 심사를 마친 선정위원회는 현장 실사까지 거쳤고 지난 13일 최종 우선협상대상을 발표하려 했다. 그러나 “추가 검토가 필요하다”는 입장을 전하며 연기했다. 발표가 미뤄지면서 갖가지 억측들도 나왔으나 작은 문제도 없애기 위해 그만큼 신중을 기했다는 방증이기도 하다. 그리고 사흘 뒤인 16일 공식입장이 나왔다. 천안이 1순위다.

조현재 위원장은 “(금일 발표 후)1순위 지역과 계약 체결을 위한 과정에 돌입한다. 지자체가 제안한 것들과 협회가 요구한 조건들이 공정한 절차를 밟을 수 있을지 30일 동안 진행하며 합의에 도달하지 못하면 다시 30일이 추가된다. 총 60일 간 1순위 지역과 협상하고 끝내 합의에 이르지 못하면 2순위 지역과 협상한다”고 전했다. 사실상 천안으로 가닥이 잡혔다.

조현재 위원장이 모두 발언 때 “한국 축구발전과 함께 하고 싶은 지자체들의 의지를 피부로 충분히 느꼈다. 모든 지역들이 큰 애정을 보여줬다”면서 “오늘 발표가 나면 탈락한 지자체들은 허탈감이 클 것 같아 안타깝다. 공들인 지역들을 위해 향후 축구협회가 가칭 ‘파트너십 도시’로 지정하는 등 다른 논의도 진행될 필요가 있을 것”이라고 양해부터 구했을 정도로 호응은 뜨거웠다. 회견은 ‘왜 천안이었나’에 초점이 맞춰졌다.

조 위원장은 “채점 기준(400점 만점)은 크게 2가지였다. 첫째는 토지의 여건이다. 접근성을 비롯해 토지의 지형이나 특징, 가격이 개별에 용이한 것인지 체크했다. 이 부분이 170점 정도였다. 다른 이유는 지자체에서 어떤 재정적·행정적 지원을 제안했는가 이다. 천안시는 이 두 가지 측면에서 골고루 좋은 점수를 받았다”고 설명했다.

적어도 천안시가 ‘가장 많은 돈’을 제시한 지자체는 아니다. 약 10만평 규모의 새 NFC의 설립을 위해서는 약 1500억원의 예산(연구용역사 추산)이 들어간다고 협회는 설명했는데, 일부 지자체는 그 금액을 거의 모두 떠안겠다는 파격 제안을 했다는 이야기도 들렸다. 요컨대 협회의 판단 1순위가 ‘돈’은 아니었다는 의미다. 발표가 사흘 연기된 배경과도 맞물린다.
조현재 대한축구협회 부회장(부지 선정위원장)이 16일 서울 종로구 축구회관에서 축구종합센터 부지 우선협상 대상자 발표를 마치고 위원들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축구종합센터 우선협상 대상자는 1순위 천안시, 2순위 상주시, 3순위 경주시로 결정됐다. 2019.5.16/뉴스1 © News1
조현재 대한축구협회 부회장(부지 선정위원장)이 16일 서울 종로구 축구회관에서 축구종합센터 부지 우선협상 대상자 발표를 마치고 위원들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축구종합센터 우선협상 대상자는 1순위 천안시, 2순위 상주시, 3순위 경주시로 결정됐다. 2019.5.16/뉴스1 © News1

조현재 위원장은 “혼탁해졌다는 표현은 어울리지 않으나 분명 유치 경쟁이 뜨거웠다. NFC를 유치함으로써 지역 발전과 축구 발전을 함께 하려는 의지들이 컸다”고 분위기를 설명한 뒤 “(협회 입장에서는)현실적으로 가능한 제안인지 철저하게 체크했다”고 전했다.

그는 “지자체가 과도하게 제안했을 때 그것이 현실적으로 가능한지, 법적으로 문제가 없는지 하나하나 다 검토했다. 지자체가 가지고 있는 조례나 행자부 관련 법령도 체크했다. 혹여나 (제안이)공수표가 되지는 않을지, 만약을 대비해 가능한 모든 문제를 검토했다”고도 말했다.

조 위원장은 “부지의 특징과 조건도 다양하게 검토했다. 어떤 곳은 군사보호지역도 있었다. 개발이 용이한지, 인근에 축사나 유해시설은 없는지, 소음을 유발하거나 악취가 발생하진 않는지, 미세먼지까지도 체크해 종합적인 부지의 우월성을 보았다”면서 천안을 택한 이유를 에둘러 설명했다.

끝으로 조 위원장은 “이번 사업은 대한민국 축구 발전을 위한 백년대계 중 하나다. 미래지향적인 것을 고려해서 판단했다”는 말로 신중에 신중을 거듭했음을 덧붙였다.

(서울=뉴스1)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