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이민재]K-푸드 이끌 ‘김 스낵’을 만들자

  • 동아일보
  • 입력 2019년 3월 14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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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민재 한국식품상사 대표
이민재 한국식품상사 대표
러시아에서는 한국 컵라면을 핸드백에 넣고 다니고, 동남아에서는 초코파이를 주머니에 넣고 다니며 간식 대용으로 먹을 정도로 K푸드가 인기라고 한다. 우리가 반찬으로 즐겨 먹는 ‘김’을 이렇게 세계인이 즐겨 먹는 ‘지구촌의 공용 스낵’으로 개발하면 어떨까. 전 세계를 흔들고 있는 K팝과 K뷰티에 이어 K푸드를 대표하는 스낵을 만들자는 것이다. 그 대표 품목으로 세계 100대 상품인 김이 최적이라 생각한다.

우리나라에서 김은 17세기 초쯤 전라도 지방에서 처음 먹기 시작한 것으로 알려져 왔다. 지난해 김 수출 규모는 5억3000만 달러로, 참치(6억 달러)에 이어 2위다. 2024년에는 10억 달러를 목표로 하고 있으니 향후 수출 1위는 물론 명실상부한 K-푸드 대표 주자로 등극할 가능성이 높다.

하지만 이를 위해서는 반드시 해결해야 할 과제들이 있다. 한국은 마른 김 생산과 조미 김 수출에서 세계 1위임에도 불구하고 김을 이용한 스낵류는 생산 규모나 세계시장 점유율에서 태국에 뒤지고 있다. 태국은 마른 김을 생산하지 않지만 우리의 마른 김을 수입해 스낵류를 만들어 수출한다. 태국의 중국시장 점유율은 우리보다 월등히 높다. 여타 글로벌 시장에서도 태국은 한국의 강력한 경쟁 상대다.

한국이 태국을 이기기 위해서는 세계인의 기호에 맞는 김 스낵을 개발하고 마케팅에 힘써 점유율을 높여야 한다. 특히 외국인이 선호하는 치즈, 아몬드, 코코넛, 죽염 등을 이용한 다품종 스낵으로 경쟁력을 높이고 동시에 ‘마른 김 생산 1위’의 장점과 인프라를 살려 생산 비용은 낮추고 효율은 높여야 한다.

전 세계인의 25%는 김을 먹어본 경험이 있다고 한다. 김의 가장 큰 경쟁력은 동서양 남녀노소의 입맛에 맞으면서도 한번 맛 들이면 뿌리칠 수 없는 중독성이 있고 휴대도 가능하고 저렴하다는 것이다. 한국이 만든 김이 세계인의 주머니에 들어가고 입으로 들어간다면 국가 이미지 제고는 물론이고 관련 산업에도 시너지 효과가 클 것이다. 김이 ‘검은 반도체’라고 불리는 이유다.

한국이 세계 김 시장을 석권할 수 있다면 김 사업에 종사한 지 25년이 된 기업인으로서도 뿌듯할 것이다. 정부와 업계, 국민이 함께 세계에 ‘한국 김 센세이션’을 일으켜 보자.
 
이민재 한국식품상사 대표
#k푸드#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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