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연내 답방’ 기대 낮춘 靑… “북미 정상회담 이후 될수도”

한상준 기자 , 황인찬 기자 , 박정훈 특파원 입력 2018-11-27 03:00수정 2018-11-27 03: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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靑 ‘내년 답방 가능성’ 첫 공개언급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연내 서울 답방을 추진해 왔던 청와대가 궤도 수정에 나섰다. 북-미 고위급회담 일정도 잡지 못하고 있는 상황에서 김 위원장의 답방이 내년으로 늦춰질 수 있음을 공개적으로 처음 밝힌 것. 조명균 통일부 장관은 북-미 협상과 관련해 “아직도 여전히 본격적인 해결 단계로는 들어가지 못한 상황에서 우려를 많이 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의겸 청와대 대변인은 26일 브리핑에서 김 위원장의 연내 답방에 대해 “여러 가지 가능성을 다 열어놓고 논의 중”이라며 “2차 북-미 정상회담 전이 좋을지 후가 좋을지 어떤 게 한반도의 평화와 번영을 가져오는 데 더 효과적일지 여러 생각과 판단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말했다.

청와대가 김 위원장의 연내 답방이 어려울 수도 있다고 밝힌 가장 큰 이유는 북-미 비핵화 협상이 좀처럼 속도를 내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북-미는 고위급회담 개최에는 합의했지만 정작 마주 앉을 시점도 정하지 못했다. 미국이 북한에 11월 말 고위급회담을 제안했지만 북한은 여전히 묵묵부답이다.

북한의 이 같은 몽니는 선(先) 비핵화를 요구하며 대북제재 완화에 선을 긋고 있는 미국에 대한 불만 표출이라는 게 대체적인 해석이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이달 말부터 열리는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에 참석하는 점을 고려하면 북-미 고위급회담은 빨라야 12월 이후로 넘어갈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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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와 관련해 조명균 장관은 이날 한 불교 관련 강연에서 “(북-미가) 서로 상대방이 먼저 해라, 우리는 거기에 맞춰 하겠다고 하니까 진도가 안 나가는 측면이 있다”고 평가했다. 이어 “북한이 핵을 폐기하는 조치까지 들어가야 하고 미국은 미국대로 북한에 체제 안전을 보장해 주는 상응조치를 취해야 하는데 아직 그런 단계까지는 들어가지 못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미 북핵 시간표는 없다고 공언한 트럼프 행정부는 북한의 의도에 말려들지 않는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은 25일(현지 시간) 언론 인터뷰에서 비핵화 협상에 대해 “그것은 시간이 걸리는 일이고, 우리는 인내할 준비가 돼 있다”고 말했다. ‘인내’라는 표현을 쓴 것은 미국이 원하는 ‘선 비핵화, 후 상응조치’라는 대화 조건에 북한이 호응하기까지 얼마든지 더 기다릴 수 있다는 얘기다. 특히 폼페이오 장관은 한미 워킹그룹에 대해서도 “한반도에 평화를 재건하려는 노력이 비핵화 논의와 나란히 움직여야 한다는 것을 확실히 하기 위해 고안된 것”이라고 강조했다. 비핵화 진전 없이는 남북 관계 개선이 더는 어렵다며 남북 간 과속에 다시 한 번 우려를 표명한 것이다.

다만 청와대는 다음 달로 예정된 남북 철도 연결 착공식을 통해 어떻게든 대화 기조를 이어가겠다는 복안이다. 청와대 관계자는 “착공식은 남북 교류 본격화를 알리는 상징적인 장면이고, 김 위원장의 답방을 촉진하는 역할을 할 수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북한이 과거에도 서울 답방을 약속했지만 실제로는 답방 생각이 없었다는 증언도 나왔다. 태영호 전 영국 주재 북한공사에 따르면 2001년 5월 방북한 요한 페르손 스웨덴 총리는 김정일 당시 국방위원장을 만나 서울 방문을 권고했다. 이에 김정일은 회담 후 “페르손이 분명 김대중의 부탁을 받고 온 것 같다. 김대중은 정말 내가 서울에 내려갈 것이라고 생각하는가? 정말 어리석다”고 말했다고 태 전 공사는 전했다.

한상준 alwaysj@donga.com·황인찬 기자 / 워싱턴=박정훈 특파원

#김정은 연내 답방#북미 정상회담 이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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