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이연복]우리의 미래인 청년, 기성인 시각으로 평가하지 말자

  • 동아일보
  • 입력 2018년 11월 26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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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연복 한국산업인력공단 국제인력본부장

많은 사람들은 대한민국 경제와 고용시장을 우려하면서 취업난에 힘들어하는 청년들을 대상으로 삼포 또는 오포세대 등 자조 섞인 신조어를 만들어 냈다. 그렇다고 그런 신조어에서 벗어나 새로운 길을 만들어가는 청년들의 도전을 제대로 평가하는 것도 아니다. 기성세대가 만들어 놓은 성공과 좋은 직장이라는 선입관으로 바라볼 뿐이다. 직업에 대한 지나친 편견을 가진 기성세대들은 청년들에게 자유로운 선택권을 행사할 수 있는 시장 여건을 만들어 준 것도 아니면서 청년들에 대한 평가는 인색할 정도로 혹독한 것이 현실이다.

IT기업의 인턴 경험을 거쳐 물류 시스템 구축 프로젝트를 관리 중인 송수지 씨는 한국 IT기업의 인도 법인에서 경력을 쌓은 후 올해 초 싱가포르 물류기업으로 이직했다. 그의 목표는 글로벌 IT 프로젝트 매니저가 되는 것이다. 네덜란드에서 3D 디자이너로 활약하고 있는 류정민 씨는 싱가포르에서 전시 디자인 업무를 담당했던 경험을 활용해 이직에 성공하였다. 이들 모두가 경험을 통해 성장하고 도전을 계속 이어가는 글로벌 챌린저다.

해외취업은 시작부터 실행, 정착까지 모든 게 도전의 연속이다. 단순히 하고 싶다는 동경만으로는 불가능하다. 이렇게 쉽지 않은 일이지만 차근차근히 준비하는 청년들이 매년 늘고 있다. 현장에서 구직자들의 목소리를 들어보면 청년들은 ‘더 나은’ 일자리를 찾기보다 나에게 ‘더 맞는’ 일자리를 찾고 싶어 해외진출을 결심했다고 한다. 최근 3년간 해외취업자를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를 보면 해외취업의 동기로 임금(11.9%)이나 취업애로(17.3%) 보다는 미래의 경력에 도움이 될 것 같아서 선택했다(67.7%)는 응답자가 월등히 많았다.

이렇게 청년들의 글로벌 일자리 동기가 경력개발임에도 임금과 일자리의 귀천 등의 이유로 해외취업에 대한 인식은 부정적인 경우가 많다. 미래의 나를 꿈꾸며 해외취업을 결심한 청년들에게는 도전 자체가 미래를 위한 투자다. 그렇기에 이들의 도전을 연봉 등의 기준만으로 가치를 매기는 것은 맞지 않다. 산업인력공단은 청년들이 자신의 적성을 찾아 해외 일자리 도전을 더욱 안정적이고 성공적으로 추진할 수 있도록 시스템을 개선하고 프로그램의 품질을 높여 가고 있다.

청년들의 열정과 도전정신이 사회의 편견으로 인해 꺾여서는 안 된다. 경쟁과 대립에 기반한 기존의 일자리 형태에 안주하지 않고 화합을 통해 융합하는 창조적인 일자리를 만들어 가도록, 청년들의 투혼을 계속 지원해야 한다. 우리 모두의 미래인 청년들이 열정을 멈추지 않도록 머리가 아닌 뜨거운 가슴으로 소리 높여 응원하자.

이연복 한국산업인력공단 국제인력본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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