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깨끗한 공기를 마시자!]미세먼지·황사에 숨막히는 봄… “눈코 질환 조심하세요”

  • 동아일보
  • 입력 2018년 4월 19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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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세먼지-황사엔 오염물질과 중금속 많이 섞여 건강 위협
눈에 닿으면 안구건조증 유발… 알레르기 비염 증상 악화도

최근 서울 여의도 63빌딩에서 본 서울 도심의 모습. 파란 하늘과 도심 사이에 형성된 미세먼지 띠가 보인다. 최혁중 기자 sajinman@donga.com
최근 서울 여의도 63빌딩에서 본 서울 도심의 모습. 파란 하늘과 도심 사이에 형성된 미세먼지 띠가 보인다. 최혁중 기자 sajinman@donga.com
하늘이 온통 뿌옇다. 마스크를 쓰고 출퇴근하는 풍경이 이제는 일상이 됐다. 맑은 공기를 마음껏 들이마셔 본 지가 언제인지 까마득하다. 요즘 같은 봄철에는 황사까지 겹쳐 더 답답하다.

황사는 호흡기가 약한 사람들이나 어린이, 고령자에게 더 치명적이다. 작은 흙먼지 입자가 기도를 자극해 기침, 가래, 염증을 일으키고 심한 경우 기관지벽을 헐고 협착을 일으키기도 한다. 하루가 멀다 하고 발생하는 미세먼지와 황사의 공격으로 건강에 비상이 걸렸다.


황사란 봄에 중국이나 몽골 사막에 있는 모래먼지가 편서풍을 타고 우리나라 대기까지 영향을 미치는 것이다. 산업화와 환경오염으로 발생한 미세먼지 탓에 황사도 최근 발생한 걸로 아는 사람이 많지만 사실 우리나라는 오랜 기간 황사의 영향을 받아 왔다.

최근에는 기후 변화, 산업화, 경지 개간 등으로 이전보다 황사 발생 일수가 증가하고 있다. 가장 큰 문제는 중국에서 배출한 많은 대기오염 물질이 황사와 함께 우리나라로 이동하고 있다는 것이다. 김경남 서울대병원 공공보건의료사업단 교수(환경의학)는 “황사 역시 미세먼지 노출과 비슷하게 건강에 악영향을 끼칠 수 있다”고 경고한다.

아이들은 평소에 비해 봄철 황사 기간 동안 폐 기능이 감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천식 아동의 입원율도 증가했다. 성인 역시 이 기간 동안 뇌중풍(뇌졸중)으로 입원하는 환자가 늘고 호흡기질환으로 인한 사망률이 높다는 연구결과도 있다.

우리나라는 2002년부터 황사 예·특보제를 시행하고 있어 황사주의보와 경보를 심각도에 따라 발령하고 있다. 황사가 예측될 경우 호흡기질환, 심혈관질환 등 기저질환을 가진 사람과 어린이, 노인 등에게 야외활동 자제를 권고하고 있다. 부득이하게 외출을 해야 한다면 황사 방지 보건용 마스크를 착용하는게 좋다.

안구건조증, 알레르기 비염 주의해야

미세먼지와 황사에는 각종 오염물질과 중금속 물질이 있어 눈처럼 예민한 기관은 각막과 결막의 손상을 유발할 수 있다. 또 건조한 봄 날씨는 안구 표면의 눈물을 빠르게 증발시켜 안구건조증을 유발한다. 안구건조증은 눈물이 부족하거나 지나치게 증발해 눈물 구성 성분의 균형이 어긋나서 발생하는 안질환이다. 눈물 생성 기관에 염증이 생기거나 지질막 성분이 부족해서 발병할 수 있으며 특히 급격한 기온변화, 습도변화와 미세먼지·황사로 봄철에 증상이 악화될 수 있다.

알레르기 비염은 사회가 산업화되면서 유병률이 두 배로 증가하고 있다. 어린아이들에게는 집중력 저하와 성장장애 등의 문제점을 야기하고 성인은 삶의 질 저하와 노동력의 손실을 초래하는 질환이다. 비염은 코점막의 염증성 질환으로 맑은 콧물, 재채기, 코막힘, 가려움증 등의 증상을 동반한다. 평소 알레르기 비염이 있는 사람은 황사 속에 포함된 미세먼지나 중금속 등이 코점막을 더욱 자극해 재채기, 맑은 콧물, 코가려움증 등의 증상을 더욱 악화시킨다.

물은 자주 마시고, 면역력 높여야

중금속이 몸에 쌓이면 스트레스와 염증을 일으키기 때문에 주의해야 한다. 박민선 서울대병원 가정의학과 교수는 “중금속은 주로 호흡기와 소화기를 통해서 우리 몸에 들어온다”며 “호흡기와 소화기의 정상적 방어기전을 강화시킬 수 있는 상황을 만들어 주는 것이 최선의 해결책”이라고 말했다.

황사를 대비에 눈 건강을 지키는 방법은 되도록 밖에 나가지 않는 것이지만 꼭 외출해야 한다면 보호안경을 착용하고 집에 오면 꼼꼼하게 손을 씻도록 한다. 결막염 초기 증세가 의심되면 깨끗한 찬물에 눈을 대고 깜빡거리거나 얼음찜질을 해주면 일시적으로 증세를 가라앉힐 수 있다.

김미금 서울대병원 안과 교수는 “결막과 각막의 상피세포 손상이 심할 때는 적절한 약물의 투여가 필요한데 이차적으로 염증이 유발된 경우는 염증 억제제가 필요하다”며 “알레르기가 심하면 혈관수축제와 항히스타민제, 항염증제 등이 사용될 수 있고 평소 알레르기를 갖고 있는 환자는 비만세포 안정제 사용이 증상 예방에 도움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함부로 자가 진단해 안약을 장기간 사용하면 녹내장이나 백내장, 상피세포의 손상 등 더 큰 병을 일으킬 수 있다. 따라서 안약은 반드시 안과 전문의와 상담 후 점안하고 경과를 지켜보며 적절량을 투여해야 한다.

물은 적어도 하루 8잔 정도 마신다. 호흡기에 수분이 부족하면 점막이 건조해져 유해물질 침투를 더 쉽게 하기 때문이다. 섬유질이 많은 잡곡밥과 제철 과일, 야채를 충분히 섭취하는 것도 중요하다. 황사먼지나 중금속은 장을 통해서도 몸에 들어오는데 유해물질 배출을 늘리려면 섬유질이 많은 과일과 채소를 섭취해 장운동을 활성화시켜 몸 밖으로 배출시키는 것이 좋다. 특히 황사먼지나 중금속은 우리 몸의 산화스트레스와 염증을 증가시킨다.

엽산, 비타민C, 비타민B 등 과일, 해조류, 채소에 많은 항산화 영양소는 중금속이 우리 몸에 들어갔을 때 발생하는 산화스트레스를 막아주는 역할을 한다. 과일 채소류 섭취가 늘면 자연스레 몸으로 흡수되는 열량이 적어지기 쉽다. 황사철에는 평상시보다 열량 섭취가 줄지 않도록 동물성 식품 섭취를 조금 늘리거나 간식 등으로 열량을 100∼200kcal 증가시키는 것이 좋다.

황사가 오면 대부분의 사람들이 운동을 해야 할지 고민한다. 폐질환, 천식 등 호흡기질환이 있거나 혈관질환 위험이 높은 노인은 습도와 기온 변화, 유해물질에 대한 혈관 수축 등이 뇌중풍이나 호흡기 질환을 악화시킬 수 있다. 황사가 심한 계절엔 실외 운동을 오래하기보다는 실내에서 빠르게 걷기, 근력 강화 운동이나 유연성 운동을 하는 것이 좋다. 황사가 심하다고 전혀 움직이지 않으면 몸이 나쁜 물질을 없애주는 기능도 떨어지기 때문에 황사가 심하다고 움츠리지 말고 반드시 몸을 움직여 줘야 한다.

홍은심 기자 hongeunsim@donga.com
#깨끗한 공기를 마시자#미세먼지#황사#공기청정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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