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도훈 “토종 포워드 강하게 키울 것”

  • 동아일보
  • 입력 2017년 10월 20일 03시 00분


코멘트

“외국인선수에 맞서도록 주문… 무관의 사령탑 응어리 풀고파”

프로농구 전자랜드 유도훈 감독이 인천삼산월드체육관에서 림을 잡는 포즈를 취했다. 11년 차 베테랑 감독인 그는 이번 시즌 림 그물을 자르는 ‘우승 세리머니’를 하겠다는 각오에 차 있다. 인천=유재영 기자 elegant@donga.com
프로농구 전자랜드 유도훈 감독이 인천삼산월드체육관에서 림을 잡는 포즈를 취했다. 11년 차 베테랑 감독인 그는 이번 시즌 림 그물을 자르는 ‘우승 세리머니’를 하겠다는 각오에 차 있다. 인천=유재영 기자 elegant@donga.com
“제 키가 172.6cm인데요. 코트 가장 높은 곳에 오르고 싶습니다.”

프로농구 전자랜드 유도훈 감독(50)의 소망은 단 하나다. 챔피언에 올라 림을 잡고 그물을 자르는 우승 세리머니를 해보는 것이다. 그는 지난 시즌까지 통산 246승을 거둔 11년 차 감독으로는 꽤 오래 ‘무관’이란 수식어를 달고 있다. 현역 감독 중 자신보다 통산 승수가 많은 유재학 현대모비스 감독, 추일승 오리온 감독은 이미 림 그물 자르는 세리머니를 했다.

유 감독은 전자랜드를 2010∼2011시즌부터 5시즌 연속 플레이오프에 진출시키며 프로농구 대표 감독 반열에 올랐다. 그러나 더 이상 개성 있는 국내 선수들을 잘 조합해 쉽게 지지 않는 팀 컬러를 정착시킨 지도자로만 남을 수는 없다. 유 감독은 “이번 시즌은 농구 인생의 ‘터닝 포인트’다. 과정과 결과 ‘두 마리 토끼’를 다 잡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 그래서 지난 40년 농구 인생을 돌아보며 지금 자신의 농구 철학이 맞는지 확인하는 일도 잦아졌다.

“키는 저에게 병적인 ‘핸디캡’이었어요. 그러다 어느 순간 기본기, 또 경기 운영 능력으로 나를 성장시켜 보자고 독하게 연습했죠. 그런 마인드를 지금도 유지하고 있어요. ‘기본을 망각하면 단편적인 농구만 보인다’, ‘벤치에서 10번의 상황 중 최소한 7번은 긍정적으로 보자’고 생각합니다. 지난 과거가 준 교훈입니다.”

2017∼2018시즌 개막 후 우승 후보인 KGC, KCC와의 대결에서 1승 1패. 만족할 상황은 아니다. 하지만 유 감독은 시즌 전 세운 국내 포워드들의 1 대 1 기량 향상 목표를 확실하게 밀고 나가겠다는 의지가 강하다. 유 감독은 “C, B 수준에 있는 포워드들이 A나 A+ 평가를 받는 시즌으로 만들고 싶다”고 말했다. 그래서 외국인 선수 1명을 작은 ‘빅맨’ 대신 가드인 조시 셀비로 뽑았다. 유 감독은 “국내 포워드들의 출전 시간을 보장하고 싶었다. 이제 외국인 선수를 수비할 때도 무조건 파울해서 끊는 건 안 된다. 과감히 맞서는 시도라도 해봐야 한다”고 강한 어조로 말했다. 유 감독은 “강상재, 정효근 등 2m대 포워드들이 외국인 선수와 몸도 부딪쳐 보지 않고 피하면 가만두지 않을 것”이라고 엄포를 놨다.

통산 246승 247패. 유 감독은 패배를 통해 많이 배웠다. “패배에서 얻은 게 많습니다. 수비 농구를 해야 될 때는 유재학 감독이 돼야 하고, 공격 농구를 해야 될 때는 상대 수비 패턴을 180도 뒤집어서 봐야 합니다. 이번 시즌엔 공수에서 준비가 된, 그러면서도 전투적인 농구로 챔피언결정전에 나가고 싶습니다.”
 
인천=유재영 기자 elegant@donga.com
#유도훈#토종 포워드#프로농구 전자랜드 유도훈 감독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