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악 거장들이 즐겨 찾는 인천 ‘엘림아트센터’

  • 동아일보
  • 입력 2017년 10월 12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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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관 10개월에 불과하지만 정경화-황병기 등 공연 잇따라
피아니스트 백건우도 찾아 연습… 사설 클래식 전용 콘서트홀로 우뚝

국내 20여 개 도시에서 베토벤 피아노소나타 전곡 시리즈 연주를 펼치는 피아니스트 백건우 씨가 9일 인천 서구 엘림아트센터에서 독주회를 앞두고 연습하고 있다. 박희제 기자 min07@donga.com
국내 20여 개 도시에서 베토벤 피아노소나타 전곡 시리즈 연주를 펼치는 피아니스트 백건우 씨가 9일 인천 서구 엘림아트센터에서 독주회를 앞두고 연습하고 있다. 박희제 기자 min07@donga.com
인천 유일의 사설 클래식 전용 콘서트홀 엘림아트센터(서구 경서동)가 거장들이 자주 찾는 무대로 자리 잡고 있다. 개관한 지 10개월밖에 안 됐지만 바이올리니스트 정경화 씨의 개관 기념 독주회를 시작으로 파이프오르간 국내 1인자 신동일, 베를린 필하모닉 차기 지휘자 키릴 페트렌코의 ‘바이에른 슈타츠오퍼’, 가야금 명인 황병기 선생이 무대에 섰다.

피아니스트 백건우 씨도 9일 엘림홀(대공연장)에 왔다. 추석 연휴 마지막 휴일이던 한글날 연주회가 아닌 연습을 위해 이곳을 찾았다. 한국에 머물 때 주로 이용하던 서울 용산구 한남동 일신홀 대신에 엘림홀을 리허설 무대로 삼은 것이다. 엘림홀에서 가진 4월 22일 독주회 때 음향시설에 반했다고 한다. 엘림홀 중앙에 놓인 그랜드피아노를 2시간 가까이 연주하는 동안 아내 윤정희 씨는 객석에서 조용히 지켜봤다. 19일 강원 춘천시에서 협연할 브람스와 베토벤 피아노소나타 4곡을 연습했다.

백 씨는 3월 경남 김해시를 필두로 전국 20여 도시를 돌며 베토벤 피아노소나타 전곡 시리즈 연주회를 펼치고 있다. 14일 경기 수원시에서 31회째 베토벤 시리즈 독주회를 하고 춘천에서 협연을 마치면 아내 윤 씨와 함께 프랑스 파리로 떠난다.

백 씨는 “엘림홀 울림이 좋아 다시 찾았다. 한국에서 꼭 연주하고 싶은 공연장”이라고 말했다.

지난달에는 귀한 연주자들이 연달아 찾았다. 세계 여러 곳을 순회하는 첼리스트 양성원 씨는 지난달 23일 바흐 무반주 첼로 모음곡 전곡을 3시간 넘게 연주했다. 양 씨는 미국 뉴욕 카네기홀과 워싱턴 테라스극장, 프랑스 파리 살플레옐, 일본 도쿄 오페라시티홀 연주를 통해 주목받는 국제적 솔리스트다.

독일 바이에른 국립오페라극장 오케스트라 수석 연주자들로 구성된 바이에른 슈타츠오퍼는 지난달 12일 엘림홀에서 앙상블 공연을 펼쳤다. 서울 예술의전당에서 열린 첫 내한 공연에 나서기 전날 이곳에서 하이든 현악4중주, 모차르트 클라리넷 5중주 등 실내악을 인천 관객에게 먼저 들려줬다.

지난달 9일에는 ‘황병기 가곡의 밤―인천’ 공연이 있었다. 황 선생은 1975년 서울 명동 극립극장에서 첫선을 보인 ‘미궁(迷宮)’을 마지막 연주곡으로 택해 직접 가야금을 연주했다. 서정주 시인이 생전에 지은 ‘광명과 평화를 상징하는 시’에 곡을 붙인 작품 ‘광화문(光化門)’을 초연하기도 했다.

중세, 르네상스, 바로크 등 고(古)시대 음악 연주 대가로 꼽히는 프랑스 조르디 사발은 지난달 8일 고현악기인 ‘비올’로 영국 아일랜드 미국 민요를 들려줬다. 앞서 4월에는 80년 전통 러시아 최고 합창단인 볼쇼이 합창단이, 2월에는 클래식 한류 열풍을 일으킨 첼리스트 송영훈이, 지난해 12월엔 정경화 씨가 엘림홀 무대에 섰다.

박희제 기자 min07@donga.com
#인천 엘림아트센터#백건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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