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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일보|사회

[단독]강남 일대 그놈이 떴다… SNS에 지하철역 몰카

입력 2017-09-11 03:00업데이트 2017-09-11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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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릉-잠실역 등 계단서 주로 촬영
두달동안 17건 주기적으로 올려
여성들 “출퇴근때 너무 불안”

불법촬영 카메라 단속도 저조
경찰, 301개 업체서 7건 적발
최근 한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서울 지하철을 배경으로 한 몰래카메라(몰카) 영상이 잇달아 올라오고 있다. 모두 여성 뒤를 따라가며 치마 속을 찍은 것이다. 촬영은 대부분 7∼9월에 이뤄진 것으로 보인다. 모두 지하철 역사 안에서 촬영됐고, 특히 이용객이 많은 강남의 선릉역 잠실역 등 2호선 역사가 많았다. 방식이나 화질로 볼 때 동일범의 소행일 가능성이 높다.

10일 경찰청 등에 따르면 8일 외국계 SNS의 한 계정에 25초 분량의 영상이 게시됐다. 영상에 붙은 제목은 ‘업스’. 업스커트의 줄임말로 온라인에서 치마 속 몰카를 뜻한다. 영상에는 화려한 무늬의 치마를 입은 여성이 계단을 올라가는 뒷모습이 담겨 있다. 출퇴근 시간인 듯 오가는 사람이 많았지만 촬영자는 계속 여성의 모습을 찍었다.

이뿐만이 아니다. 해당 계정에는 7월부터 9월 초까지 비슷한 내용의 몰카 영상이 잇달아 올라왔다. 10일 현재 확인 가능한 영상은 17개. 이달에만 2, 3일 간격으로 새로운 영상 4개가 게시됐다. 촬영자는 짧은 치마를 입은 여성을 타깃으로 했다. 지하철 출구나 환승하기 위해 계단을 올라가는 순간을 노렸다. 치마를 가리는 여성을 집요하게 쫓아가는 영상도 있다. 여성들의 얼굴은 드러나지 않았다. 하지만 해당 SNS를 검색하면 누구나 영상을 볼 수 있다. 영상마다 일부 누리꾼의 성희롱성 댓글이 줄지어 달렸다.

영상의 위치나 영상 상태로 볼 때 촬영자는 동일인일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촬영 장소가 구체적으로 드러난 영상도 있다. 선릉역 잠실역 등 주로 지하철 2호선 관련 표기가 많다. 촬영 시기도 오래되지 않아 보인다. 영상에 나오는 사람들은 모두 여름옷을 입고 있다. 또 ‘서울교통공사’ 이름이 붙은 공사 안내 현수막도 눈에 띈다. 서울지하철 통합 운영사인 서울교통공사는 5월 31일 출범했다.

정부가 몰카 범죄에 대한 강력한 처벌 방침을 밝혔는데도 버젓이 대중교통 몰카 영상이 온라인에 나돌자 여성들은 충격이라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10일 선릉역에서 만난 20대 여성 A 씨는 “이런 식이면 앞으로 스마트폰을 손에 들고 다니는 사람은 다 조심하는 수밖에 없지 않겠느냐”며 걱정했다. 20대 여성 B 씨는 “주변에 사람들이 많은데 어떻게 몰카를 찍었는지 모르겠다”며 “강남으로 출퇴근하는데 이제 지하철 대신 버스를 타야 할까 고민스럽다”고 말했다.

하지만 해당 영상의 촬영자를 찾아내 처벌하는 건 쉽지 않다. 외국계 SNS에 올라있어 e메일 등 기본적인 정보만 요구하기 때문에 신원 확인에도 오랜 시간이 걸린다. 이 때문에 해당 SNS를 통해 음란물을 올리는 누리꾼이 많았다. 지난해 5월 경찰청이 벌인 온라인 음란물 집중 모니터링 당시 전체 적발 건수(5만6000여 건) 중 절반(2만8000여 건)이 해당 SNS였다. 경찰 관계자는 “해당 SNS에 유포되는 음란물이 너무 많은 데다 외국 회사라 (몰카범) 검거가 쉽지는 않다”며 “집중단속 기간인 만큼 다양한 수사기법을 동원하겠다”고 설명했다.



몰카 범죄를 근절하기 위한 근본 대책 마련도 시급하지만 걸림돌이 많다. 범죄에 악용될 몰카 사용을 제한해야 하지만 국가통합인증(KC)을 받으면 구입이나 사용을 제재할 방법이 없다. 경찰청이 중앙전파관리소와 함께 전국 301개 업체를 대상으로 합동 점검 및 단속을 벌였지만 적발은 7건에 그쳤다. 경찰 관계자는 “미인증 제품을 찾아내 적발하는 건 궁여지책”이라며 “위장형 카메라 인허가 관련 법 개정 등 규제 강화 방안이 마련돼야 한다”고 말했다.

권기범 kaki@donga.com·조동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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