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AR&TECH]몸집 커서 둔하다고? 상용차는 첨단 기술의 경연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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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7년 5월 26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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뜨거운 상용차 시장

버스와 트럭 등을 일컫는 상용차는 육중한 몸집 탓에 둔하다는 인상을 준다. 첨단 기술과는 거리가 멀어 보인다는 편견을 가진 이들도 많다. 하지만 상용차 업체들은 승용차 못지않게 친환경차와 자율주행차 등 첨단 자동차 기술을 연구 중이다. 전문가들은 첨단 자동차 기술이 상용차에서 가장 먼저 적용되고 가장 널리 활용될 것으로 본다. 친환경차를 통해 연료효율을 높이고 오염 물질 배출을 줄이는 효과가 승용차에 비해 훨씬 크기 때문이다. 상용차의 사고는 대형 사고로 이어질 위험이 크기 때문에 자율주행 기술을 통해 사고를 줄이는 것도 더 유용하다.

상용차 첨단 기술 개발의 중요성이 커지면서 자동차업체들의 움직임도 바빠졌다. 현대자동차가 25∼28일 경기 고양시 킨텍스와 현대모터스튜디오 고양에서 상용차만을 위한 박람회인 ‘현대 트럭&버스 메가페어’를 여는 것도 시장을 선도하겠다는 의지를 보여준다. 국내에서 상용차 박람회가 열린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25일 개막식에서 현대차는 전기버스인 ‘일렉시티’를 공개했다. 일렉시티는 내년에 정식 출시된다. 현대차는 2010년부터 일렉시티 개발에 공을 들였다. 현대차 연구진은 일렉시티에는 256kWh 고용량 리튬폴리머 배터리가 적용돼 1회 충전으로 최대 290km를 주행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1회 충전 시 주행거리가 길어 교통 지체가 심한 구간이나 장거리 노선에도 활용될 수 있다는 의미다. 현대차는 수소전기버스도 올해 말 공개할 예정이다. 수소전기버스는 이미 약 10년 전부터 자체적으로 시범 운행해오고 있다.

현대자동차 압축천연가스(CNG) 버스 그린시티
현대자동차 압축천연가스(CNG) 버스 그린시티


친환경버스 개발은 2000년 이후 현대차의 핵심 과제 중 하나였다. 현대차는 2000년 압축천연가스(CNG) 시내버스를 개발하면서 친환경버스 개발에 본격적으로 뛰어들었다. 2013년부터는 CNG 하이브리드 저상 버스를 양산하고 있다. 저상버스는 장애인이나 노약자가 탑승하기 편하도록 차량 높이를 낮추고 출입구에 계단 대신 경사판을 설치한 버스다. CNG 하이브리드 버스는 기존 CNG 버스보다는 연간 1200만 원, 경유 버스에 비해서는 5300만 원의 연료비 절감 효과가 있다.

자일대우의 온라인 전기버스
자일대우의 온라인 전기버스


자일대우도 친환경 버스 개발에 적극적이다. 자일대우는 다양한 형태의 전기버스를 생산할 수 있는 체제를 갖췄다. 일반 전기버스 이외에도 주행하거나 정차했을 때 도로에 설치된 레일을 통해 전력을 공급받는 ‘온라인 전기 버스’, 휴대전화 배터리를 갈아 끼우듯이 배터리를 교환하는 방식의 전기버스 등을 생산할 수 있다. 정부나 지방자치단체가 전기버스 상용화를 위해 어떤 인프라를 구축하느냐에 따라 보급이 확대될 전기버스 종류가 달라질 가능성이 크다. 여러 가능성에 대비하겠다는 자일대우의 전략이다.

만트럭버스그룹의 CNG 저상버스 MAN 라이온스 시티
만트럭버스그룹의 CNG 저상버스 MAN 라이온스 시티


만트럭버스그룹의 한국법인인 만트럭버스코리아는 3월 서울모터쇼 때 아시아 최초로 천연가스 저상버스를 공개했다. 만트럭버스가 만드는 저상버스는 국내 저상버스 중에서 가장 긴 차체 길이(12m)를 갖춰 많은 인원을 태울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대형 트럭 분야에서는 자율주행 기술과 각종 주행 보조 기술 개발 경쟁이 뜨겁다. 현대차가 현재 판매하고 있는 대형트럭에는 차선이탈경보장치(LDWS), 스마트 크루즈 컨트롤(SCC), 자동긴급제동장치(AEB), 차체자세제어장치(VDC), 타이어공기압경보장치(TPMS) 등의 기술이 적용되고 있다. 현대차는 상용차의 안전기술 확보를 위해 전방 및 측후방 추돌, 타이어 펑크 등 사고 위험을 감소시키는 안전 신기술들의 개발 및 적용도 추진 중이다. 또한 자율주행 기술을 바탕으로 한 군집주행 기술 개발에도 역량을 쏟고 있다. 군집주행은 트럭끼리 통신망으로 연결돼 맨 앞 트럭의 주행을 뒤따르는 트럭들이 따라 가는 것이다. 급출발이나 급제동 없이 일정한 간격을 맞춰 운행되므로 연비를 15∼20% 개선하는 효과가 있다. 운전 피로를 감소시키기도 한다.

볼보트럭의 컨셉트럭
볼보트럭의 컨셉트럭


유럽에서는 지난해 볼보트럭 등이 참여해 트럭 3대가 스웨덴 독일 벨기에 네덜란드 도로에서 군집주행을 하는 프로젝트가 시행되기도 했다. 볼보트럭은 트럭의 연비와 속도를 높이는 연구에도 힘을 쏟고 있다. 볼보트럭이 국내에서 판매 중인 ‘FH 540’ 트럭에는 인공지능 자동변속기가 적용됐다. 내장된 인공지능 소프트웨어가 연료 손실과 감속을 최소화해 안정적이고 효율적인 주행을 돕는다.

한우신 기자 hanwshin@donga.com
#상용차#버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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