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소·중견기업]초정밀 절삭공구로 소재산업 생산의 첨병이 되다

  • 동아일보
  • 입력 2017년 2월 24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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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딘, 차별화된 기술 앞세워 항공기 등 정밀부품 제작 뒷받침
최근 친환경 공법으로 원재료 생산… 소재산업 생산회사로 입지 넓혀
미국 중국 베트남 등 해외도 진출



21세기 첨단산업을 상징하는 자동차와 항공기. 수많은 부품들이 정밀한 작업을 거쳐 만들어지고, 그것들이 결합되어 상상을 초월하는 능력을 지닌 기계가 탄생한다. 이를 위해 당연히 많은 종류의 소재들을 적절한 크기와 형태로 절삭 가공하는 순서가 필요하고, 이 절차가 최종제품의 품질을 결정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좋은 절삭공구의 제작은 첨단산업의 기본이 되는 산업인 셈이다.

절삭공구 제작 넘어 첨단 친환경기업으로 뜬다

㈜위딘 공장 내부 자동화설비
㈜위딘 공장 내부 자동화설비


“자동차나 항공기 엔진 등 안전성을 요구하는 정밀한 부품들은 고가이면서도 소모성 제품이죠. 고도의 기술이 필요해 제작하기 어렵지만, 한번 거래가 시작되면 지속적 반복적 주문이 필수적인 고부가가치 제품입니다.”

자동차와 항공기, 기계장비 생산에 필요한 정밀절삭공구인 엔드밀, 드릴, 탭 등을 제조 판매하는 ㈜위딘의 권동현 대표는 항공산업의 첨병이라는 자부심으로 일하고 있다.

고도의 정밀성을 요하는 첨단산업의 소재들이 늘 새롭게 생겨나는 데다가 쉽게 변형 가공하기 어려울 때도 많다. 대부분의 기업들이 하나하나의 부품을 만들거나, 그런 작업을 위한 단순한 공구들을 제작하는 데 그치고 있을 때 위딘은 다른 기업보다 한 발짝 더 나아가는 차별성을 보였다.

일찌감치 첨단소재의 등장과 시대의 변화를 예감해 절삭공구 제작은 물론이고 공구의 원재료인 소재 생산 공정을 자체적으로 개발해 왔다. 2007년엔 부등분할 방식의 초정밀 공구를 개발해 특허를 취득한 바 있는데 시중에서 모방품들이 쏟아져 나올 만큼 업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최근엔 4년간의 피나는 연구 끝에 소재의 원재료인 초경분말을 친환경 재자원화 공법으로 생산할 수 있는 길을 열어 절삭공구 제조뿐 아니라 소재산업 생산 회사로서의 입지도 다지게 됐다. 여기서 한발 더 나아가 절삭공구 제조 후 공정인 아크이온플라스마코팅 공정까지 자체적으로 소화할 수 있게 됨으로써 ‘초정밀 절삭공구의 완전한 생태계’를 이뤘다.

고난을 뚫고 세계를 향해 달린다

경남 창원에 위치한 본사 전경
경남 창원에 위치한 본사 전경


위딘의 권 대표는 공구 영업사원으로 직장생활을 시작했다. 1980년대 후반 젊음을 무기로 자신감을 충전하고 스스로 공부하며 연구와 마케팅을 병행했다. 연삭장비 1대를 할부로 구입해 밤을 새워 가며 작동 방법을 익히고, 공구를 직접 만들어 보는 일도 있었다.

농부의 아들로 태어나 모든 것을 혼자의 힘으로 해결해 가는 어린 시절을 보낸 권 대표에게 자력에 의한 성장은 자연스러운 일이었는지도 모르겠다.

28년이라는 세월 동안 사업을 하면서 어려움도 많았다. 특히 외환위기 당시엔 어찌할 수 없는 불황을 겪어야 했지만, 그때를 제외하고는 ‘항상 된다’는 마음을 잃은 적이 없다.



그 결과 위딘은 2016년 기준 직원 180명에 매출 260억 원, 창원 본사 외에 서울 부산 대구 광주 창원 시화 등지에 영업소를 열었다. 미국 중국 베트남에 해외 판매지사를 갖췄고 베트남 생산공장을 만들기 위해 부지를 마련해 세부 건축계획에 돌입했다. 2017년 베트남 공장 준공과 유럽지사 설립을 목표로 하고 있다. 6개월마다 신제품을 론칭하면서 다변화하는 고객의 니즈를 충족시켜 가고 있는 위딘은 아메바식 연구조직을 통해 각각의 조직이 3, 4개 품목 연구를 동시에 진행하고 있다. 향후 4, 5년 뒤 신제품이 쏟아지는 꿈을 그려가고 있는 것이다.

끊임없는 사회공헌 활동으로 아너 소사이어티 부부 회원인 권 대표는 에인절투자 회원으로 젊은이들의 미래 창출을 돕고 있기도 하다. 청년 창업 멘토링단 멘토 역할도 하고 있다. 따뜻한 기업을 지향하는 권 대표는 “늘 직원과 함께했으면 좋겠다. 먼저 다가가 스스럼없는 노사관계가 유지되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또 “같이 잘되는 사업을 하자는 생각도 일관되게 한다. 우리보다 작은 회사와 거래를 할 때 상대방 회사의 입장을 최대한 존중하는 것이 상생경영의 첫걸음이라고 믿는다”고 말하며 직원과 고객, 거래처를 아우르는 상생을 강조했다.


권동현 대표 인터뷰 “도전하는 청년들에 실제적 지원을”


권동현 대표
권동현 대표


“거창한 철학은 없습니다. 제품을 내 손으로 직접 만들어보겠다는 생각 하나로 시작해 여기까지 온 사업입니다. 여러 임직원들에 대해 무한책임을 지는 자리를 기꺼이 담당하면서 이 자리에 있다 보니 나름의 원칙들을 갖게 됐죠. 그중 가장 절실한 것은 마음이 따뜻한 사업을 하자는 겁니다.”

오랜 시간 공구 외길을 걸어온 위딘의 권동현 대표는 ‘가슴이 따뜻한 기업’을 만들겠다는 각오로 회사를 키워왔다. 그래서 180명 임직원과 한마음이 될 수 있었고, 그들이 생산하는 절삭공구 관련 제품들은 고객들의 신뢰를 얻고 있다.

지난해 46명을 신규 고용해 창원시 일자리창출 우수기업 표창을 받기도 한 권 대표는 “물론 한두 사람의 힘으로 문제가 다 해결될 수는 없다. 독일 같은 선진국처럼 기능인에 대한 올바른 인식이 사회에 자리 잡아야 대중의 관심에서 멀어진 중소기업들이 살아날 수 있다”며 사회 분위기 개선의 시급함을 토로했다. 이어 권 대표는 “일률적 지원보다는 진심으로 장인이 되고 싶어 하는 청년 학생들에 대한 집중 지원이 필요하다. 회사 생활에 전념할 수 있도록 해당 기술을 배우는 부분에 대한 지원도 중요하다”고 말했다.

30년 가까운 세월을 제조업 현장에서 뛰고 있는 권 대표는 또한 정부의 정책적 배려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우리는 정부의 52시간 근로 정책에 적극 호응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사실 생산직 사원 충원 자체가 어려운 현실에서 거기에 딱 맞춰 경영하는 것은 매우 어렵습니다. 그런 현실을 감안한 재검토가 필요하다고 봅니다. 또 수출거래처 다변화를 위해 다양한 국가에 지사를 세우고 싶지만, KOTRA 등 관계기관의 사정으로 신청조차 못 하는 국가들이 많습니다. 활발한 해외 진출이 가능하도록 제도적으로 뒷받침되기를 바랍니다.”

김민식 기자 mskim@donga.com
#위딘#절삭공구#기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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