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업 성장 따른 중소기업 낙수효과 줄어”

  • 동아일보
  • 입력 2017년 2월 23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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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기연 “2, 3차 협력사 갈수록 감소… 최근엔 탈동조화 현상도 심화돼”

대기업이 성장하면 투자 증가 등으로 중소기업도 함께 성장할 수 있다는 이른바 ‘낙수효과’가 갈수록 줄어들고 있고 2차, 3차 협력업체로 내려갈수록 파급 효과가 더 약해진다는 분석이 나왔다.

중소기업연구원은 22일 ‘낙수효과에 관한 통계적 분석이 주는 시사점’ 보고서를 통해 이렇게 밝혔다. 낙수효과와 관련된 최근 연구들을 재분석한 결과 대기업과 중소기업 간의 낙수효과가 약화되거나 크지 않은 가운데 오히려 디커플링(탈동조화)이 심화되고 있다는 것이다.

대기업과 1차 협력업체의 통계를 활용해 낙수효과를 분석한 기존 연구에선 대기업 성장이 중소기업 성장에 기여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분석 범위를 2차, 3차 협력업체까지로 확대하면 밑으로 내려갈수록 파급효과가 현저히 줄어드는 것으로 나타났다.

현대자동차의 경우 원청업체인 현대자동차의 매출액이 1% 증가하면 1차 협력업체의 매출액은 0.43% 늘어났지만 2차에서는 0.05%, 3차는 0.004%로 매출 증가율이 크게 감소했다. 삼성전자도 역시 매출액이 1% 늘어나면 1차 협력업체의 매출액이 0.56% 증가했지만 2차 협력업체는 0.07%, 3차 협력업체는 0.005% 높아지는 데 그쳤다.

거시적인 통계 분석에서도 대기업이 고용 등에 미치는 영향력이 중소기업보다 작거나 서로 같은 흐름을 보이지 않는 현상이 드러났다. 산업별 고용 유발 계수에서 중소기업이 대기업을 크게 앞서면서 더 큰 고용 기여도를 나타내고 있다는 것이다. 또 경기종합지수를 이용한 비교 분석에서는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순환변동치가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전에는 서로 인과관계가 있었지만 금융위기를 기점으로 사라진 것으로 밝혀졌다.

홍운선 중기연구원 연구위원은 “대기업의 성장이 중소기업의 성장을 유발하는 선순환 효과를 창출하는 데 한계가 있으며 상호 연계성도 약해지는 것으로 분석됐다”며 “대기업 중심 사고에서 벗어나 활력 있는 다수가 중심이 되는 경제 시스템 구축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김도형 기자 dodo@donga.com
#중기연#중소기업#대기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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