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인의 입맛 사로잡는 지리산 자락 ‘하동 유기녹차’

  • 동아일보
  • 입력 2017년 2월 23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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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출 확대 위한 민관 협약식 체결
하동군, 생산농가에 시설확충 지원… 녹차산업의 메카로 육성하기로

지리산 자락 화개동천(花開洞天)에서 안개를 벗 삼아 맑은 이슬을 머금고 자란 야생 녹차가 해외 시장으로 본격 진출한다. 세계인의 입맛을 사로잡기 위한 시장 개척 전략도 마련됐다.

21일 하동녹차연구소에서 열린 민관 협약식 이후 윤상기 군수(왼쪽에서 세 번째) 등이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하동군 제공
21일 하동녹차연구소에서 열린 민관 협약식 이후 윤상기 군수(왼쪽에서 세 번째) 등이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하동군 제공
경남 하동군은 22일 “지역 대표 특산물인 유기(有機)녹차의 수출 확대를 위해 정부와 수출업체가 손을 잡았다”고 밝혔다. 전날 하동녹차연구소 대강당에서 열린 ‘하동 유기녹차 수출 확대를 위한 민관 협약식’을 두고 하는 말이다. 협약식에는 윤상기 하동군수와 안호근 농림축산식품부 기획실장, 장민철 경남도 농정국장, 김창균 ㈜비젼코리아 대표, 박승련 하동차생산자협의회장, 한춘식 화개농협 조합장 등이 참석했다.

윤 군수는 “세계 유기식품 시장이 빠르게 성장할 뿐 아니라 미국 그리고 독일을 비롯한 유럽연합(EU)에서 유기녹차 수요가 늘어나고 있다”며 “원료 생산단지와 수출기업을 연계해 유기녹차의 생산·가공·수출 기반을 다지고 농업의 6차산업화도 촉진하려 한다”고 말했다. 그는 “특히 농가의 소득 증대도 빼놓을 수 없는 부분”이라고 덧붙였다.

하동군은 재단법인 하동녹차연구소(소장 이종국)를 주축으로 녹차 생산 농가를 조직화하고 가공 및 살균 시설 확충에 적극 나서기로 했다. 녹차연구소 가공 공장에 설치된 가루녹차 분쇄기와 자동맷돌 6세트로는 수출 물량을 충당하기 어려워 자동맷돌 10세트를 5월 추가로 도입한다. 분쇄기는 하루 200kg의 말차(末茶)를 가공할 수 있지만 고가 상품을 주문 생산하는 자동맷돌은 1세트가 하루 150g 정도 가공할 수 있다.

하동군과 녹차 생산 주민이 참여하는 ‘유기녹차수출협의회’는 15명 안팎으로 구성한다. 수출 물량의 안정적 확보, 하동녹차의 로고와 심벌의 활용 등 마케팅과 홍보에 주력할 방침이다. 농식품부는 녹차 수출업체에 정부 차원의 지원 방안을 마련한다.

경남 하동군 화개면 녹차밭. 동아일보DB
경남 하동군 화개면 녹차밭. 동아일보DB
국내 최대 녹차 수출업체인 비젼코리아는 하동군과 계약한 물량을 적정 가격에 매입해 수출에 주력한다. 올해는 가루녹차 100t을 미국과 EU 등으로 수출할 계획이다. 100t의 가루녹차를 만드는 데는 4, 5월 잎 녹차용 녹차를 생산한 뒤 6월 한 달 생산하는 녹차 잎 600t가량이 들어간다. 하동지역 200농가가 가루녹차 수매에 참여한다.

유기녹차는 화학비료를 사용하지 않고 친환경 인증을 받은 유기질 퇴비인 유박비료만 쓴다. 정준석 하동군 녹차산업담당은 “가루녹차용 녹차 잎 1kg을 티백용보다 2배 이상 높은 2000원 정도에 수매한다”며 “농가 소득 증대에도 기여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하동에서는 1996개 농가가 연간 녹차 2000t을 생산해 220억 원 안팎의 소득을 올리고 있다.

윤 군수는 “세계 유수의 커피 전문 생산업체와 식품 가공업체들도 하동산 가루녹차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며 “명차 생산과 수출을 통해 ‘대한민국 알프스 하동’을 녹차산업의 메카로 육성하겠다”고 말했다.

강정훈 기자 manman@donga.com
#지리산#화개동천#지리산 녹차#하동 유기녹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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