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년새 1500만명 찾은 ‘디저트 성지’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8월 22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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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백화점 판교점 개장 1년

경기 수원시에 사는 직장인 이정원 씨(34)는 주말이면 여섯 살 아들의 손을 잡고 현대백화점 판교점을 찾는다. 이곳에 있는 다양한 디저트를 맛보기 위해서다. 이 씨는 “작년에 처음 케이크 매장이 문을 열었을 땐 한두 시간은 기다려야 했는데 지금은 좀 덜하다”며 “판교점에 오면 아이가 놀이공원 온 것처럼 좋아한다”고 말했다.

현대백화점 판교점이 21일로 개점 1주년을 맞았다. 판교점은 오픈 당시 수도권에서 가장 큰 백화점으로 업계의 주목을 받았다. 영업면적이 9만2578m²로 종전까지 수도권 최대 매장이었던 롯데백화점 본점(7만700m²)보다 31% 넓다. 현대백화점은 이를 앞세워 경기 성남시 분당, 수원시 등 경기 남부를 비롯해 서울 강남 지역 고객까지 끌어들이겠다고 포부를 밝힌 바 있다.

이날 현대백화점은 “1년간 판교점에 1500만 명이 다녀갔으며 7500억 원의 매출을 올렸다”고 발표했다. 백화점의 개장 첫해 매출 규모로는 국내 최대 기록이다. 신세계백화점 센텀시티점이 2009년 부산 해운대구에 문을 연 당시 첫해 매출은 5460억 원이었다. 판교점 성공의 비결은 뭘까. 바로 식품관이라는 게 현대백화점 측 설명이다.

현대백화점 판교점은 종종 ‘디저트의 성지’라 불린다. 일단 식품관 매장부터가 축구장 2배 크기(1만3860m²)로, 국내 최대 규모다. 식품관 180여 개 코너 중 디저트 코너가 130여 개에 이른다. 세계적으로 유명한 이탈리아 프리미엄 식자재 브랜드인 ‘이탈리’와 미국의 유명 컵케이크 전문점 ‘매그놀리아’ 등이 국내 최초로 입점했다. 삼진어묵, 몽슈슈(롤케이크), 피에르에르메(마카롱) 등 유명 디저트들도 갖췄다.

현대백화점은 식품관을 찾는 고객 덕분에 장거리 고객 공략에도 성공했다. 현대백화점은 지난해 판교점에서 상품을 산 고객 450만 명을 조사한 결과 절반이 10km 이상 떨어진 장거리 거주자였다. 장거리 거주자 5명 중 4명은 백화점 내 디저트·간식 매장을 찾은 것으로 나타났다. 개점 후 3개월간의 매출에서 식품 비중은 21.0%에 이르렀다. 업체에 따르면 백화점의 식품관 매출 비중은 보통 12∼15%다.

현대백화점은 젊은 고객들을 잡기 위해 3702m²(약 1120평) 크기의 체험형 매장과 라이프 스타일숍도 꾸몄다. 기존 백화점의 4배 규모다. 온라인게임과 캐릭터 임시매장(리그오브레전드, 포켓몬스터 등)에는 하루에 1만 명이 다녀갔다. 현대백화점 관계자는 “백화점 고객 중 20, 30대 비중은 보통 30%가량인데, 판교점은 41%에 이른다”며 “젊은층을 잡기 위한 노력이 어느 정도 성공했다고 보고 있다”고 말했다.

현대백화점 판교점은 식품관에 쏠린 매출 비중을 해외패션과 영패션으로 분산하려는 시도를 하고 있다. 그 결과 최근 3개월(5월 21일∼8월 20일) 사이에 해외패션과 영패션의 매출 비중은 각각 12.3%에서 15.0%로, 8.9%에서 11.6%로 늘어났다.

정지영 현대백화점 영업전략실장은 “패션 부문의 고정 고객이 최근 늘어나면서 올해 매출 8000억 원은 무난히 돌파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현대백화점 판교점은 내년 매출 목표를 9000억 원으로 잡았으며 2020년에 1조 원을 돌파할 계획이다.

김성모 기자 mo@donga.com
#현대백화점#판교#디저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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