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 폐광지역 ‘새만금 카지노’ 반발 확산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8월 22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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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원랜드 경쟁력 약화로 경제 악영향”… 개정안 발의후 반발수위 거세져
22일 김관영 의원실 항의 방문키로

강원 정선군 강원랜드 인근 도로에 시민 사회단체 명의의 ‘새만금 내국인 카지노’ 반대 플래카드가 걸려 있다. 주민들은 국회 항의 방문과 대규모 궐기대회 등을 계획하고 있다. 강원랜드 제공
강원 정선군 강원랜드 인근 도로에 시민 사회단체 명의의 ‘새만금 내국인 카지노’ 반대 플래카드가 걸려 있다. 주민들은 국회 항의 방문과 대규모 궐기대회 등을 계획하고 있다. 강원랜드 제공
전북 새만금에 내국인 출입 카지노를 만들기 위한 ‘새만금 특별법’ 개정 추진에 대해 강원 폐광지역의 반발이 확산되고 있다. 강원 태백시 삼척시 정선군 영월군 등 폐광지역 4개 시군의 시민·사회단체는 물론이고 정관계까지 저지에 나섰지만 국민의당 김관영 의원(전북 군산)이 17일 개정안을 대표 발의함에 따라 반발 수위는 더욱 거세졌다.

폐광지역의 반발은 새만금 카지노가 조성되면 현재 유일하게 내국인 출입이 가능한 강원랜드 카지노의 경쟁력이 약화되는 것은 물론이고 폐광지역 경제에까지 악영향을 끼칠 우려가 크기 때문이다. 더욱이 새만금에 내국인 출입 카지노가 허용되면 다른 지역에서도 신설 요구가 이어질 것이 분명하다. 이미 새만금에 이어 부산시도 북항 재개발지의 복합 리조트에 내국인 카지노를 허용해 줄 것을 정부에 건의했다.

정선군 고한사북남면신동지역 살리기 공동추진위원회, 태백시지역 현안대책위원회, 폐광지역 4개 시군 번영회장단은 22일 국회 김관영 의원실을 항의 방문하기로 했다. 이들은 이 자리에서 개정안 발의 취소를 강력히 요구하고 불응 시 가능한 모든 수단을 동원해 저지할 것을 밝힐 방침이다. 이들은 4개 시군 도심 곳곳에 새만금 특별법 개정의 부당성을 알리는 플래카드를 게시했고 지역별로는 대규모 궐기대회를 잇달아 열어 주민 여론을 결집하기로 했다.

또 새누리당 염동열 의원(강원 태백-횡성-영월-평창-정선)과 4개 시군 단체장, 폐광지역협의회 등은 22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내국인 카지노 설립을 위한 새만금 특별법 개정 저지를 위한 긴급 토론회’를 열고 내국인 카지노 추가 설립이 불가하다는 공감대를 형성할 계획이다.

야당도 한목소리를 내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강원도당은 18일 성명을 통해 “강원랜드는 폐광지역 경제 회생이라는 설립 취지의 절반에도 이르지 못한 상태”라며 “국가 예산 24조 원이 투입된 새만금은 위상에 맞는 사업을 추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강원랜드 역시 이례적으로 공식 입장 발표를 통해 새만금 내국인 카지노에 대한 반대 의사를 분명히 했다. 강원랜드는 “2000년 개장 이후 10조7000억 원을 국가와 지역사회에 기여했지만 여전히 국민의 부정적 시각과 사회적 비난을 면치 못하고 있다”며 “이런 상황을 반면교사로 삼지 않고 손쉬운 돈벌이 수단으로만 내국인 카지노를 보는 것은 매우 근시안적 생각”이라고 비판했다.

김연식 태백시장은 “내국인 카지노 추가 설립은 폐광지역 경제를 말살시키는 결과를 초래하고 전국 각 지역에서 카지노 설립 요청이 쇄도할 것은 뻔한 일”이라며 “폐광지역 주민의 생존권이 걸린 문제인 만큼 모든 역량을 다해 막아낼 것”이라고 밝혔다.
 
이인모 기자 imle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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