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책선 100km… 통일의 그날까지 걷고 싶어요”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7월 22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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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일보 후원 ‘중부전선 통일발걸음’… 탈북-국내외 대학생 80명 참가
“친구들과 서로 격려… 힘든 줄 몰라”

‘제3회 대학생 DMZ 통일발걸음’에 참가한 탈북 대학생, 한국 대학생, 외국인 유학생 등 80여 명이 21일 경기 파주시 임진각 민통선 지역 철조망을 따라 걷고 있다. 이들은 이날부터 7박 8일 동안 중부전선 최북단 100km를 행진한다. 파주=양회성 기자 yohan@donga.com
‘제3회 대학생 DMZ 통일발걸음’에 참가한 탈북 대학생, 한국 대학생, 외국인 유학생 등 80여 명이 21일 경기 파주시 임진각 민통선 지역 철조망을 따라 걷고 있다. 이들은 이날부터 7박 8일 동안 중부전선 최북단 100km를 행진한다. 파주=양회성 기자 yohan@donga.com
45년간 민간인 출입이 엄격히 금지됐던 경기 파주시 임진강변 철책 순찰로. 21일 노란 조끼를 입은 청년들이 태극기를 배낭에 꽂고 씩씩하게 걷고 있었다. ‘제3회 대학생 비무장지대(DMZ) 통일 발걸음’ 행사에 참가한 탈북 대학생 31명을 비롯해 외국 유학생 등 80명의 청년들이다. 이들은 7박 8일간 파주 연천 철원 지역 중부전선 최북단을 따라 걷는 100km 행진 여정을 시작했다. 첫날부터 32도가 넘는 찜통더위와 싸우며 9km 넘게 걸었다. 전직 해병대 교육단장 출신인 차동길 예비역 장군은 대열이 흐트러지지 않도록 맨 앞에서 학생들을 이끌었다.

2014년 시작돼 올해로 3회째를 맞는 이번 행사는 사단법인 물망초(이사장 박선영 전 국회의원)와 6·25공원건립국민운동본부(이사장 한상대 전 검찰총장), 역사의 조난자(대표 윤동욱 변호사)가 공동주최하고 동아일보가 후원했다.

탈북 대학생 정진혁 군(25·고려대 정외과 3)은 “혼자라면 엄두도 내지 못했을 길이지만 친구들과 서로 격려하며 걸으니 힘든 줄을 몰랐다”라며 “이번에 만난 친구들과 통일이 되는 날까지 함께 걸어가고 싶다”라고 말했다. 북한군 군의장교 출신인 박도현 씨(33·동국대 불교학과 2)는 “같은 고향에서 온 어린 친구들과 함께 북한이 바라보이는 이 길을 걷는다는 것 자체만 해도 너무 좋다”라고 소감을 밝혔다. 조현준 씨(23·숭실대 사회복지학과 2)와 김원일 씨(23·동국대 경찰행정학과 2)는 “북에서 내려온 관계로 친구들 사귀기가 어려웠는데 이런 기회를 통해 많은 친구를 깊이 사귈 수 있어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참가했다”라고 말했다.

박 이사장은 “서로 다른 체제와 환경에서 자란 대학생들이 분단 현실을 직접 체험하면서 통일을 준비하는 좋은 기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참가자들은 행군 과정에 거치는 전적비마다 낡은 태극기를 교체하고 2000개의 태극기를 접경지역 주민들에게 나눠 주는 행사를 연다. 유격훈련 등 병영 체험도 할 예정이다. 저녁마다 6·25전쟁 때 압록강 물을 떠 온, 전쟁의 산증인인 93세 이대용 장군과 김영우 국회 국방위원장, 김태영 전 국방장관 등과 대화의 시간도 갖는다. 이들은 정전협정 기념일인 27일 강원 철원군 고석정에서 대장정을 마친다.
 
주성하 기자 zsh75@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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