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 나를 찾아서]‘아라비아의 로렌스’ ‘마션’서 봤던 바로 그 장소로의 여행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5월 23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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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성하 기자의 힐링투어]영화를 통해 본 요르단

《요르단은 요즘 세계적으로 뜨고 있는 여행지다. 고대 도시 페트라(Petra)는 물론이고 요르단 강의 예수 세례 터 베타니(Bethany), 네푸드 사막의 보석인 아름다운 사막 와디럼(Wadi Rum)부터 산호로 덮인 수중의 홍해 휴양지 아카바 항과 럭셔리 리조트로 변신 중인 요르단 사해(死海)에 이르는 다양함이 그 핵심. 요르단 정부의 과감한 투자와 소비세 면세 정책에다 이슬람국가(IS)의 공포와 이스라엘·팔레스타인 분쟁 중에도 유일하게 안정적인 치안 덕분이기도 하다. 그래서 성지순례 여행에서도 이스라엘의 대안으로 각광받고 있다.

요르단은 영화 ‘아라비아의 로렌스’와 ‘킹덤 오브 헤븐’, ‘마션’과 ‘인디아나 존스3-최후의 성전’의 배경이기도 하다. 이들 영화를 통해 요르단 여행길을 소개한다. 》
 
영화 ‘아라비아의로렌스’ 촬영지면서 실제 역사의 무대인 와디럼. ‘마션’의 화성 모습도 여기서 차용했다.
영화 ‘아라비아의로렌스’ 촬영지면서 실제 역사의 무대인 와디럼. ‘마션’의 화성 모습도 여기서 차용했다.
아랍 대봉기의 선봉장 하심부족

요르단(공식명칭 Hashemite Kingdom of Jordan)은 ‘아랍의 배꼽’이다. 6월 5일 100주년을 맞는 ‘아랍 대봉기(The Great Arab Revolt·1916∼1918)’를 요르단 왕국을 세운 하심부족이 주도해서다. 아랍 대봉기는 오스만제국(1299∼1922)에 복속됐던 아라비아반도의 여러 부족을 통합해 통일 아랍 국가를 세우려고 하심부족의 압둘라 1세와 동생 파이살 이븐 후세인 왕자 등이 영국의 지원을 받아 벌인 독립전쟁을 뜻한다.

하심부족은 예언자 마호메트의 직계 가문인데다 사우디아라비아에 있는 이슬람성지 메카를 수호해왔다. 그래서 지도자에게는 ‘셰리프(Sharif)’란 칭호가 붙는다.

압둘라 국왕의 증손자인 현 압둘라 2세 요르단 국왕은 마호메트의 43대손. 그래서 아랍 최고 명문가로 추앙받고 있다.

‘아라비아의 로렌스’와 ‘마션’의 무대 와디럼


오른쪽은 영화 ‘아라비아의 로렌스’의 포스터.
오른쪽은 영화 ‘아라비아의 로렌스’의 포스터.
요르단 최고의 관광자원이라면 단연 네푸드 사막이다. 그 요체는 ‘순수’. 사막은 늘 바람에 씻겨 아침이면 새 모습으로 태어난다. 네푸드 사막은 국토의 70%를 차지하며 영화를 통해 보여준 진가의 핵심은 와디럼이다.

1962년 데이비드 린 감독의 역작 ‘아라비아의 로렌스’를 보셨는지. 아랍 대봉기 때 파이살 왕자와 기마병 40기는 영국 육군 정보국 소속 로렌스 대위와 함께 아카바 항의 오스만제국 군대를 습격하기 위해 아무도 건넌 적이 없다는 ‘죽음의 사막’ 와디럼을 횡단한다. 린 감독은 그 역사를 실제 현장에서 박진감 있게 촬영해 불후의 명작으로 만들었다. 와디럼은 영화 ‘마션’에도 등장했다. 영화 속 화성의 풍광은 바로 이곳에서 촬영한 것이다.

‘킹덤 오브 헤븐’의 무대 카락 성

영화 ‘킹덤 오브 헤븐’의 한 장면. 저 성이 십자군이 지키던 카락성이다.
영화 ‘킹덤 오브 헤븐’의 한 장면. 저 성이 십자군이 지키던 카락성이다.

명장 리들리 스콧 감독의 ‘킹덤 오브 헤븐(Kingdom of Heaven)’ 역시 중세 십자군시대에 예루살렘 방어를 위해 세운 카락 성에서 펼쳐졌던 실제 이야기를 담았다. 촬영 장소도 고대 동서교역로였던 바로 이 성이었다.

1176년에 십자군의 레이냐드 샤티옹은 성주의 딸과 결혼해 카락 성의 성주가 됐다. 하지만 관례를 깨고 아라비아 대상(隊商)을 공격하고 성지 메카까지 위협했다(1183년). 그러다 시리아의 술탄(지도자)이던 살라딘(1138∼1193)에게 참패하고 참수됐다. 이때 살라딘은 응징만 하고 돌아갔다. 하지만 1187년 하틴 전투에선 카락 성을 점령함으로써 이 성은 이슬람 소유가 됐다. 유럽과 비잔틴의 기독교문화, 아랍건축 등 다양한 양식이 결합된 이 십자군 성은 황무지 사막의 산정에 지금도 건재하다. 사해에서 멀지 않으며 보통 페트라를 오가는 도중에 들른다.
▶Travel Info


와디럼: 와디란 사막에서 비가 내릴 때만 일시적으로 물이 고이는 저지대. 그래서 식생과 형태가 다른 사막과는 다르다. 그런데 와디럼은 해발 1000m의 고지대에 형성된 돌산지형으로 넓이가 720km²(서울 600km²)나 된다. 붉은 사구와 돌산의 조화는 외계행성을 연상시킬 정도로 특이하다. 여기서 여행자는 사막 유목민 베두인 족을 따라 ‘베두인 캠핑’을 체험할 수 있다.

아카바 만: 쪽빛 홍해는 장밋빛 네푸드 사막과 절묘한 조화를 이룬다. 홍해는 물 맑기로 소문났고, 해저풍광 역시 아름답다. 요르단 해변엔 럭셔리 리조트호텔이 줄줄이 들어서는 중.

관광정보: 요르단 정부 관광청(한글) http://kr.visitjordan.com 주한요르단대사관(한글) www.jordankorea.gov.jo/ko

 
▼초호화 객실-뛰어난 시설요르단 ‘사해’의 호텔▼
요르단 사해 해변의 켐핀스키 호텔 이쉬타르. 건너편이 이스라엘 땅이다.
요르단 사해 해변의 켐핀스키 호텔 이쉬타르. 건너편이 이스라엘 땅이다.


사해(死海·Dead Sea)는 내해(內海)다. 지각융기로 홍해 일부가 담긴 거대한 웅덩이다. 물론 그 바닷물은 오래 전 증발했다. 그렇다면 지금의 이 물은? 요르단 계곡을 흘러내린 요르단 강물이다. 수원(水源)은 104km 북쪽의 갈릴리 호수로 예수의 공생활(公生活·세례 후 십자가형으로 죽을 때까지 활동한 3년) 주무대다.

사해는 특별하다. 지구상에 이보다 낮은 저지대(-417m)가 없어서다. 이런 곳은 평지와 다를까? 그렇다. 그것도 아주 많이. 공기 중 산소포화도가 8%나 높다. 숨을 들이쉬면 산소를 훨씬 많이 마신다는 뜻이다.

또 내리쬐는 땡볕에는 자외선이 전혀 없다. 선탠을 해도 전혀 해가 없다. 염도(34.2%)는 통상의 바닷물에 비해 30% 이상 높다. 그래서 물에서 드러누운 채 양손에 책을 들고 읽는 ‘기적’을 체험할 수 있는 유일한 곳. 사해가 의료관광의 메카가 된 건 이런 매력들 덕분이다.

사해는 이스라엘(서쪽)과 요르단(동쪽)에 의해 양분됐다. 요르단 쪽은 개발을 시작한 지 채 10년이 되지 않아 생소한 편. 켐핀스키 뫼벤픽 등 유럽의 고급 리조트호텔 체인들이 전망 좋은 언덕 위에 초호화 객실을 갖추고 전용비치까지 운영하며 전 세계로부터 휴양객을 불러들이고 있다. 게다가 근처 마인(Ma‘in)엔 지열로 데워진 온천수가 폭포를 이루는 멋진 곳도 있다.

조성하 전문기자 summer@donga.com
#여행#나를 찾아서#요르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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