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5조원 이란 건설시장 열린다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1월 18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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핵포기 이란, 경제제재 37년만에 해제… 인구 8000만명 중동 최대 내수시장
원유시설 교체공사 대거 발주 예정… 한국 건설-정유업계 수출활로 기대

천연가스 매장량 세계 1위, 석유 매장량 4위의 자원부국이자 인구 8000만 명의 중동 내 최대 내수시장을 가진 이란이 국제무대에 전격 복귀하게 됐다. 1979년 이슬람 혁명 이후 서방의 고강도 경제 및 금융제재가 시작된 지 37년 만이다.

이슬람 시아파 맹주인 이란이 정치 경제적인 고립에서 벗어나 미국 등과의 협력을 강화해 이슬람국가(IS) 퇴치에 기여해 나가는 반면 사우디아라비아와 같은 수니파 걸프국가와는 중동 패권을 놓고 치열한 다툼을 벌일 것으로 전망된다.

한국 경제에는 새 활로가 뚫릴 것으로 보인다. 저유가, 중국 성장세 둔화 등으로 어려움을 겪던 건설, 정유, 항공 분야의 기업들에 수출길이 넓어질 것으로 보인다. 건설업계에 따르면 이란은 가스와 정유 등 원유 관련 시설 개·보수 및 신설에 앞으로 1300억∼1450억 달러(약 157조3000억∼175조4500억 원)를 투자할 계획이다.

미국과 유럽연합(EU)은 그동안 핵무기 개발 의혹과 관련해 이란에 부과했던 경제·금융제재를 16일(현지 시간) 상당 부분 해제했다고 밝혔다. 국제원자력기구(IAEA)는 이날 이란이 핵합의안(JCPOA·포괄적 공동행동계획)의 핵프로그램 제한 의무를 성실히 이행함으로써 서방의 제재 해제 조건을 충족했음을 검증했다고 확인했다.

특히 미국은 이란과 거래하는 비(非)미국 기업 및 개인에 대한 이른바 ‘2차 제재(secondary sanction)’를 해제했다. 이에 따라 이란은 원유 판매 대금 등 1000억 달러(약 122조 원) 규모의 해외 동결 자산을 되찾을 수 있게 됐다. 원유와 각종 상품 교역에 대한 제재에서도 풀려났다. 이란 중앙은행을 비롯한 금융기관들도 외국과 자금 거래를 다시 할 수 있게 됐다.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은 “이란 핵합의 이행은 중대한 이정표”라며 환영했다. 윤병세 외교부 장관도 17일 모하마드 자바드 자리프 이란 외교장관에게 축하 서한을 보내 “이란 핵합의 및 제재 해제가 북핵 문제 해결에 대한 희망의 준거가 될 수 있다”며 협력을 당부했다.

파리=전승훈 raphy@donga.com / 워싱턴=이승헌 특파원 / 조은아 기자
#이란#금융제재#경제제재#건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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