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IS격퇴전에 지상군 첫 투입… 재정총괄 ‘금고지기’ 사살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5월 18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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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수부대, 시리아 동부서 전격 작전… IS 조직원인 부인은 생포해 압송
IS, 이라크서 2세 여아까지 살해… 시리아 ‘유적도시’ 팔미라서 교전

15일(현지 시간) 밤 미국 육군 특수부대 ‘델타포스(Delta Force)’ 요원들이 UH-60 블랙호크 헬리콥터와 수직이착륙기 V-22 오스프리에 나눠 타고 이라크 기지를 출발해 시리아 동부 아므르에 도착했다. 델타포스는 오사마 빈라덴 제거로 유명한 해군 특전단 6팀(SEAL)과 함께 합동특수전 사령부 특수임무대의 양대 축의 하나로 1977년 11월 발족돼 지금까지 온갖 종류의 전쟁과 비밀공작을 수행해 왔다.

헬기에서 뛰어내린 델타포스 요원들은 수니파 무장조직 ‘이슬람국가(IS)’의 고위 지도자인 아부 사이야프가 머물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 건물 벽을 폭파하고 들어가 IS 대원들과 치열한 교전을 벌여 대원들을 사살했다. 이어 여자와 아이를 방패 삼아 저항하는 아부 사이야프를 사살하고, 역시 IS 조직원인 그의 아내 움 사이야프를 생포했다. 이 부부에게 노예로 잡혀 있던 야지디족 출신 18세 여성은 무사히 구출됐다.

몇 시간의 작전을 마무리한 이들은 움 사이야프를 데리고 출발지였던 이라크 기지에 16일 동틀 무렵 도착했다. 미 국방부 관계자는 “아부 사이야프를 생포하려고 했으나 거세게 반격해 사살했다. 육박전이 포함된 근거리 전투였다”며 “이날 작전에서 아부 사이야프와 함께 IS 대원 10여 명이 사살됐다. 미군이나 민간인의 희생은 전혀 없었다”고 밝혔다. 시리아인권관측소(SOHR)는 간부 4명을 포함해 IS 대원 32명이 사망했다고 밝혔다. 월스트리트저널 등에 따르면 블랙호크에 박힌 총알 자국들이 미군이 입은 손실의 전부였다고 했다. 미군 특수부대가 IS를 대상으로 성공을 거둔 첫 지상 작전이었다.

튀니지 국적의 아부 사이야프는 잘 알려진 인물은 아니지만 석유와 가스 밀매 등으로 IS의 돈줄을 관리하는 ‘금고지기’이자 ‘석유 에미르(왕자)’로 불렸다. 로이터통신은 그를 “IS의 CFO(재무책임자)”라고 했다. 외신들은 그의 본명이 ‘나빌 사딕 아부 살레 알자부리’라며 “특히 그가 남겼을 것으로 보이는 기록물들은 IS의 실체와 작전 내용을 알려줄 매우 중요한 자료”라고 전했다.

델타포스는 미 국방부와 중앙정보국(CIA) 정보를 토대로 최근 몇 주 동안 그의 동태를 파악한 뒤 구체적인 작전을 세운 것으로 알려졌다.

미군이 IS를 상대로 인질 구출이 아니라 군사 작전에 지상군을 투입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에 따라 올해 2월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미 의회에 IS를 상대로 군사력을 동원할 수 있는 3년 기한의 무력사용권(AUMF) 승인을 요청하면서 “인력 구출작전과 IS 지도부를 겨냥한 군사작전 때 특수부대 활용 등 지상전을 수행할 것”이라고 밝힌 데 따른 것 아니냐는 추측이 나오고 있다. 하지만 미 언론은 오바마 대통령은 전면적 지상군 투입에 대해서는 여전히 ‘절대 불가’ 입장이라고 전했다.

한편 미국의 대공세에 맞선 IS의 공세도 거세지고 있다. 17일 이라크 현지 언론에 따르면 IS는 15일 “IS가 이라크 정부를 지지한 알아사프 부족민 수십 명을 죽였다. 두 살배기 딸을 포함해 부족 지도자의 가족 11명도 죽였다”고 전했다. 시리아 사막에 있는 고대 오아시스 도시이자 ‘중동의 베네치아’라고도 불리는 팔미라도 IS 손아귀에 넘어갈 위기에 처했다.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된 팔미라 남서부 원형경기장 등은 아직 IS 수중에 떨어지지 않았으나 교전이 이어지면서 위기감이 고조되고 있다.

이유종 기자 pe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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