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금 덩달아 건보료까지 껑충? 지역가입자 258만명 전전긍긍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3월 7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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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월부터 실거래가 기준 부과… “재산 그대로인데 부담만 늘어나”

정부가 7월부터 전·월세 계약서에 적힌 금액을 근거로 건강보험료를 부과하기로 하면서 세입자들이 치솟는 전세금에 따라 건보료 부담까지 늘어나게 됐다며 울상을 짓고 있다.

6일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보건복지부는 최근 확정일자가 부여된 전·월세 계약서를 국토교통부로부터 받아 건보료를 부과하는 내용의 건강보험법 시행령 개정안을 마련했다. 이에 따르면 건강보험공단은 전·월세 계약서를 검토해 일정 기간마다 건보료 부과 기준액을 갱신하게 된다. 지금까지는 건보공단이 KB국민은행 부동산시세 자료와 자체 조사표를 활용해 건보료 부과 기준액을 자체적으로 결정했다. 건보공단은 전·월세 금액의 하한가를 기준으로 건보료를 매겼기 때문에 건보료가 실제보다 낮은 경우가 많았다.

문제는 서울의 전세금이 37주 연속 상승하는 등 전세금이 계속 치솟고 있어 실제 전세액을 기준으로 건보료를 산정할 경우 세입자들의 건보료 부담이 덩달아 급등한다는 점이다.

지역가입자의 경우 건보료를 산정할 때 소득, 자동차 등과 함께 전세금이나 월세도 재산으로 간주된다. 이에 따라 전세금과 월세가 오르면 건보료도 따라서 오르게 된다. 일각에서는 소득과 재산이 늘지 않고 단순히 전세금이 오른 경우에도 건보료를 올리는 게 적절한지에 대한 논란이 일고 있다. 집 없는 서민들이 전·월세 부담 상승에 건보료까지 인상되는 이중고에 시달릴 수 있다는 것이다.

한 지역가입자는 “집주인이 전세금을 올려달라고 해 은행 대출을 받아 돈을 마련했는데 건보료까지 올리는 건 너무하지 않으냐”고 말했다.

6일 건보공단에 따르면 1월 기준 건보료 납부 대상 중 지역가입자는 782만5054명이다. 이 중 전·월세 세입자로 신고해 건보료를 내는 지역가입자는 33%인 258만5882명에 이른다.

홍수영 기자 gaea@donga.com
#전세금#건강보험료#세입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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