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곽인섭]해양쓰레기에 숨을 불어넣자

  • 동아일보
  • 입력 2014년 8월 13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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곽인섭 해양환경관리공단 이사장
곽인섭 해양환경관리공단 이사장
우리나라의 해양쓰레기 연간 유입량은 총 17만 t으로 추정된다. 이 쓰레기는 우리의 바다를 오염시키고 생태계를 파괴하며, 바다의 안전을 위협한다. 많은 해양생물들이 해양쓰레기에 의해 생명을 잃고 있다. 뿐만 아니다. 우리나라 해양사고의 10%가 해양쓰레기로 인해 발생하고 있다.

이에, 최근 정부가 해양쓰레기 처리 방법에 묘안을 제시했다. 육상쓰레기에서 이미 효과를 보고 있는 ‘업사이클링(Up-Cycling)’을 해양쓰레기에도 도입하는 것이다. 업사이클링은 쓰레기를 단순히 재활용하는 차원을 넘어 창의적인 아이디어와 디자인이 가미된 새로운 제품을 탄생시키는 것이다.

현재 우리나라는 해양쓰레기 업사이클링 문화 및 산업 육성을 시작하고 있는 단계다. 그래서 이 개념이 아직은 다소 낯설다. 그냥 쓰레기도 아니고, 바닷속에서 물을 잔뜩 먹어 냄새나는 쓰레기로 예술작품과 생활용품을 만든다니.

여수에서 ‘2014 Up-Cycling 페스티벌’이 열리고 있는데, 이 행사에서 해양쓰레기 업사이클링을 엿볼 수 있다. 업사이클링 전시회, 체험교육, 작품 공모전이 현지에서 진행된다. 또한 5∼13세 어린이들을 대상으로 해양쓰레기를 활용한 생활용품 및 작품 만들기 교육이 열려 장난감, 시계 등 다양한 업사이클링 제품을 직접 창작해 볼 수도 있다.

이러한 페스티벌의 활성화로 우리나라에 ‘해양쓰레기 업사이클링’이 보편화된다면, 그 파급효과는 어마어마할 것이다. 한정된 자원을 효율적으로 활용하고 버려지는 자원을 최소화함으로써 경제적인 측면과 환경적인 측면 모두에서 사회적 이익이 된다. 해양쓰레기가 줄어들 뿐만 아니라 관련 산업 육성을 통해 새로운 일자리와 성장동력이 창출될 것이다. 올해 처음으로 개최되는 ‘Up-Cycling 페스티벌’이 일회성 이벤트로 끝나지 않고 업사이클링 문화 및 산업 육성이 계속될 수 있도록 앞으로 더욱 많은 지원과 관심이 요구된다.

지난 5년간 정부는 약 2400억 원을 들여 해양쓰레기를 처리했다. 공단도 침적쓰레기, 부유쓰레기, 재해쓰레기 등 수거·처리사업을 벌이고 있다. 그러나 정부, 공단의 노력만으로는 해결될 수 없다. 국민적 공감대를 형성하고, 모두가 동참하여 적극적으로 대응해야 한다. 이제는 전 국민이 해양쓰레기에 숨을 불어넣어 우리의 바다를 살릴 때이다.

곽인섭 해양환경관리공단 이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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