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병기 후보자는 누구… 안기부 2차장 시절에 황장엽 망명 관여

  • 동아일보
  • 입력 2014년 6월 11일 03시 00분


코멘트

[내각 개편/국정원장 이병기]
朴대통령과 10년 인연… 외교-정치 조언

이병기 국가정보원장 후보자는 북한 붕괴에 이은 흡수통일을 염두에 뒀던 전임 남재준 국정원장과 비교할 때 북한을 바라보는 시선이 유연한 편이다. 북한은 군사적으로 척결해야 할 대상이 아니라 ‘외교’로 풀어야 할 상대라는 생각이 강하다.

이 후보자는 노태우 정부 시절 대통령의전수석비서관을 지낼 당시 소련 및 중국과 국교를 수립한 ‘북방 외교’를 주도한 것에 자부심이 강하다. 2012년 대선 당시 박근혜 후보의 서울-평양의 남북교류협력사무소 설치 공약 성안에도 깊이 관여했다. 평소 지인들에게 남북 화해 협력을 위해 상징적으로 남북 동시 지뢰 제거 작업을 시작할 것을 북한에 제안하는 것은 어떠냐는 의견을 피력하기도 했다.

1974년 외무고시 8회로 외무부에 첫발을 내디딘 뒤 1981년 노신영 당시 외무부 장관과의 인연으로 노태우 정무장관 보좌역을 하면서 정치권과 인연을 맺었다. 노 전 대통령이 대통령 직선제를 수용한 1987년 ‘6·29 선언’에도 주도적으로 참여했다. 2002년 대선 때는 이회창 한나라당 후보의 정치특보로 활동했다.

박근혜 대통령과는 노태우 전 대통령 의전수석비서관 시절 안면을 튼 뒤 2004년 한나라당 대표 선거를 도우면서 본격적인 인연이 시작됐다. 2006년 6월 김무성 유정복 유승민 이성헌 당시 의원과 함께 비밀리에 2007년 대선 경선을 준비했던 이른바 ‘FM(Five Members)’ 중 한 명이었다.

박 대통령에게는 그동안 외교뿐 아니라 정치에서도 조언을 해왔다. 2012년 대선 때는 선진통일당과의 합당 과정에서 물밑 작업을 하기도 했다.

국정원과의 인연도 깊다. 1996년 국정원의 전신인 국가안전기획부 2차장을 지냈다. 1997년 황장엽 씨 망명에도 직간접적으로 관여했다. 이 후보자는 박근혜 정부 초대 주일대사를 지내면서 경색된 양국관계를 풀 적임자로 평가받았지만 일본 측의 비협조로 무력감을 호소해 온 것으로 알려졌다.

사려 깊고 진중한 성품이라는 게 주변 평가다. 남재준 전 국정원장과 달리 국내정치에 대한 이해가 깊고 박 대통령의 오랜 측근이라는 점이 국정원 개혁 등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가 관심사다.

〈 이병기 국가정보원장 후보자는 〉

△서울, 67세 △경복고, 서울대 외교학과 △1974년 제8회 외무고시 합격 △1992년 2월∼1993년 2월 대통령비서실 의전수석비서관 △1996년 12월∼1998년 3월 국가안전기획부 제2차장 △2001년 이회창 총재 안보 정치특보 △2007년 10월∼2013년 2월 여의도연구소 상임고문 △2013년 5월∼ 현 주일대사

동정민 기자 ditto@donga.com
#이병기#청와대#국가정보원장 후보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