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이 프란치스코 교황에게 ‘치유와 화해의 메시지’를 한반도에 전해 달라고 요청했다.
반 총장은 9일 바티칸에서 교황과 만나 세월호 참사로 실의에 빠진 한국 국민과 남북한의 평화를 위해 올해 8월로 예정된 한국 방문 때 ‘치유와 화해의 메시지’를 전해 달라는 부탁을 했다고 바티칸라디오와 외신이 보도했다. 반 총장과 교황의 만남은 약 50분간 진행됐으며 유엔 산하기구 수장 40여 명도 참석했다.
이 자리에서 프란치스코 교황은 반 총장에게 유엔이 가난한 자들을 돕고 부의 정당한 분배를 위해 노력해 줄 것을 당부했다. 그는 “유엔은 세계 평화를 확보하고 인간의 존엄성을 존중하며 특히 가난하고 상처입기 쉬운 사람들을 보호해야 한다”고 말했다.
교황은 “가난과 굶주림의 구조적 원인을 해결할 수 있도록 용기와 관용을 갖고 이를 추진해야 한다. 이런 차원에서 모든 사람에게 존엄성 있고 생산성 있는 일자리를 확보해 주는 것도 필요하다”고 말했다. 또 “정치와 종교적 신념의 차이를 떠나 가난하고 소외받는 자들이 형제애와 유대감을 공유할 수 있도록 노력해 달라”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반 총장은 “가난을 근절하고 지속가능한 발전을 하기 위한 교황의 헌신에 대해 감사드린다”고 사의를 표했다. 이어 시리아 내전 등을 언급하며 “사람과 신념에 대한 관용이 부족하고 이런 것들이 세상을 불안정하게 만든다”고 말했다. 반 총장은 프란치스코 교황에게 “편한 시기에 유엔에 와서 인류의 미래를 위한 비전의 메시지를 전해 달라”고 초청 의사를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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