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경남]거제 돌고래 체험장, 동물학대 논란 시끌

  • 동아일보
  • 입력 2014년 3월 27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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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광객에 직접 노출돼 스트레스” 동물보호단체, 폐사가능성 제기
지역주민들 “경제 활성화위해 필요”
민간사업자 “4월말 개장하겠다”

경남 거제시가 ‘돌고래 체험장’ 논란으로 떠들썩하다. 돌고래 체험장에 대해 지역주민들은 “경제 활성화를 위해 필요한 시설”이라고 환영하는 반면 환경 및 동물보호단체는 강력히 반대하며 맞서고 있다.

민간사업자인 ㈜거제씨월드(대표 림치용)는 거제시 일운면 지세포항 옆에 건립한 돌고래 체험시설인 거제씨월드의 가(假)개장을 28일로 잡았다가 취소했다. 씨월드는 한 달 정도 시범운영을 거쳐 정상 운영에 들어갈 계획이었다.

거제시 관계자는 “입장객 불편 등을 점검하기 위해 가개장을 계획했으나 4월 말 바로 개장하기로 방향을 잡은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입장료는 어른 2만 원, 어린이 1만 원이며 체험프로그램마다 따로 비용을 지불해야 한다. 씨월드는 당초 돌고래 쇼와 공연을 계획했으나 반대 여론을 감안해 체험중심으로 바꿨다. 체험은 돌고래 먹이주기, 돌고래와 수영하기, 키스하기와 만지기, ‘일일 조련사’ 등이다.

그러나 동물보호단체들은 “체험은 훈련되지 않은 관광객에게 직접 노출돼 돌고래에게 더 큰 스트레스를 준다. 외국에선 이물질을 섭취해 폐사한 사례도 있다”고 주장했다. 나아가 “돌고래의 돌발적인 행동으로 체험에 참가한 어린이들이 위험할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환경운동연합 바다위원회는 “지난해 서울대공원의 제돌이 방사를 계기로 돌고래 보호에 대한 국민적 공감대가 널리 형성돼 있다”며 “반환경적이고 반생태적인 시설의 폐쇄를 목표로 운동을 전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들은 26일 오후 2시 거제시청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씨월드의 건축법 위반 혐의 재수사와 돌고래 체험 중단 등을 촉구했다.

반면 지세포지역 주민들의 생각은 좀 다르다. 관광객 유치와 지역경제 활성화를 위해 필요하다는 주장. 배제용 지세포항발전연합회장은 “돌고래 체험장은 거제시가 주도한 것이 아니라 지역 주민들의 뜻을 모아 추진한 것”이라며 “환경단체도 주민들의 의견에 귀를 기울여야 하고, 필요하다면 공개토론회에도 참가하겠다”고 설명했다. 이어 “돌고래 여러 마리가 어울려 살면서 인간과 더불어 지내는 것도 괜찮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거제씨월드에는 현재 러시아산 흰고래 4마리와 일본 와카야마(和歌山) 현 다이지(太地)의 고래박물관에서 공급받은 큰돌고래 4마리 등 8마리가 실내 수조에서 생활하고 있다. 씨월드는 다이지에서 12마리를 더 들여와 모두 20마리의 돌고래로 돌핀파크를 운영한다는 구상을 갖고 있다. 다이지는 일본 고대식 고래잡이의 발상지로 아카데미상을 수상한 영화 ‘더 코브’의 촬영지이기도 하다. 거제씨월드가 150억 원을 들여 건립한 씨월드 시설물은 30년을 운영해 투자비를 회수한 뒤 거제시에 기부한다. 거제시는 이런 조건으로 시설물이 들어선 8000m²의 터를 제공했다. 체험장 6개를 갖춘 지상 3층의 체험형 복합관광시설이다.

강정훈 기자 manman@donga.com
#경남 거제시#돌고래 체험장#경제 활성화#동물학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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