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미사일 21일 처음 발사했는데 정부 왜 6일간 침묵?

  • 동아일보
  • 입력 2014년 3월 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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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봉단 北에… 긴장조성 부담된 듯
北미사일 두차례 발사 3대 궁금증

청와대는 28일 오후 김장수 대통령국가안보실장 주재로 긴급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상임위원회를 열어 2시간여 동안 북한의 단거리 미사일 발사 대책을 논의했다. 위원회는 북한의 의도와 추가 도발 가능성을 점검했다.

북한은 2월 21일과 27일 단거리 미사일을 동해상에 쐈다. △그 의도와 실체는 무엇인지 △한미 당국의 인식은 왜 다른지 △한국의 대북 기조가 바뀌었는지 등 여러 궁금증을 낳는다.

①북한은 무엇을, 왜 발사했나


군 당국은 27일 미사일 사거리와 궤적, 군 위성 사진자료를 바탕으로 북한이 발사한 발사체 4발을 스커드 계열 탄도미사일로 보고 있다. 핵심적인 근거는 발사체가 200km 이상 날아갔다는 점이다. 북한이 보유한 KN-02 단거리 미사일의 사거리는 100km 정도다. 반면 스커드 계열 미사일의 사거리는 300∼800km다.

정부는 북한군이 한미 연합군사연습 키리졸브가 시작된 24일부터 동·서해 최전방 부대에 ‘특별 경계 강화’ 지침을 내려 어선의 조업 활동을 통제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하고 추가 도발 가능성을 주시하고 있다.

②미사일 발사, 도발 행위인가


한국과 미국 간에 미묘한 시각차가 있다.

스티븐 워런 미 국방부 대변인은 “북한의 미사일 발사는 무엇인가를 겨냥한 발사로는 보이지 않으며 도발 행위로 보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한국 정부 관계자는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대북제재 결의안은 원칙적으로 북한의 모든 탄도미사일 발사를 금지하고 있지만 기존에 개발한 단거리 미사일을 발사했을 때는 문제 삼지 않은 경우도 있다”고 말했다. 이번에도 기존 스커드 미사일을 북동쪽 바다로 쐈기 때문에 미국은 문제 삼을 만한 범위가 아니라고 판단하고 있다는 것이다.

반면 김민석 국방부 대변인은 28일 “의도된, 계획된 도발이라고 판단한다”고 말했다. 그 근거는 이번 발사가 24, 25일 북한 경비정의 서해 북방한계선(NLL) 침범 사건과 연결돼 있고, 이산가족 상봉이 끝난 직후 키리졸브를 진행하는 시점에 감행됐다는 데 있다.

③한국 정부의 대북 대응 모드 바뀌었나


북한이 이산가족 상봉 이틀째인 21일에 발사체 4발을 쐈음에도 한국 정부가 바로 공개하지 않은 배경을 놓고도 논란이 일고 있다. 당초 이 발사체는 북한의 단거리 미사일 KN-02로 알려졌으나 국방부 고위 관계자는 “정밀 분석 결과 지난해 5월 발사한 방사포 개량형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방사포는 북한이 훈련 목적상 수시로 쏘기 때문에 그동안 일일이 공개하지 않았다”며 “특히 남측 이산가족이 북에 있는 상황에서 긴장 국면을 조성할 필요가 없다는 판단에 따라 공개하지 않은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그러나 정부는 지난해 12월까지만 해도 ‘1∼3월 북 도발설’을 제기하며 단호한 응징과 원점 타격을 강조해왔다. 이산가족 상봉을 계기로 남북관계 개선 분위기가 무르익으면서 정부의 대북 기조가 ‘강경’보다는 ‘관리’ 모드로 바뀐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정성택 기자 neone@donga.com
#북한 미사일#이산가족 상봉#북한 도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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