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두산-LG감독도 ‘족집게’ 수준… 김시진 감독은 50% 실패해 최하위

딱 한 타자만 상대하는 원포인트 릴리프 투수를 투입하는 건 그래서 더 까다로운 선택이다. 원포인트 릴리프가 상대 타자를 잘 막았다고 감독을 칭찬하는 팬을 찾기는 쉽지 않다. 그러나 원포인트 릴리프가 역전타라도 내준다면 ‘왜 잘 던지던 투수를 내리고 허섭스레기를 올렸느냐’는 격한 비난은 고스란히 감독에게로 돌아온다.
2013 프로야구에서 배임 혐의로부터 가장 자유로웠던 건 넥센 염경엽 감독(46)이었다. 염 감독은 지난해 원포인트 릴리프 33명을 기용했다. 이 중 27명(81.8%)이 상대 타자를 잡아냈다. 실패한 6번 중에서는 박성훈(32)이 볼넷을 내 준 게 5번으로 가장 많았다.
거꾸로 원포인트 릴리프 활용에 가장 서툴렀던 건 롯데 김시진 감독(56)이었다. 김 감독은 LG(78명)에 이어 두 번째로 많은 원포인트 릴리프를 기용(50명)했지만 성공률은 절반밖에 되지 않았다.
롯데에서는 특히 강영식(33)이 문제였다. 원포인트 릴리프로 등판한 강영식과 맞대결한 타자들은 OPS(장타력+출루율) 1.033을 기록하며 넥센 박병호(OPS 1.039)만큼 잘 쳤다. 이명우(32) 역시 같은 상황에서 OPS 0.979로 상대 타자를 SK 최정(OPS 0.980) 레벨로 만들었다.

두 선수의 올해 연봉은 어떨까? 류택현은 지난해보다 4000만 원이 올라도 1억 원, 이상열은 동결에도 1억5000만 원이다. 그렇다고 LG 팬들이 구단을 비난할 건 없다. 강영식은 이상열의 두 배인 3억 원을 받으니까 말이다.
황규인 기자 kini@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