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BR]소셜게임 올인… 카톡 맞춤설계… 위기를 기회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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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2년 12월 6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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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민게임 애니팡 성공비결

카카오톡 애니팡.
카카오톡 애니팡.
국내 스마트폰 사용자는 약 3000만 명. 그중 2000만 명 이상이 카카오톡 메신저에서 즐기는 게임인 ‘애니팡’을 설치했다. 국회의원이 회의 중에 애니팡을 하다가 사진기자의 카메라에 잡혀 곤욕을 치른 적도 있었다. 이런 애니팡의 인기는 일정부분 ‘국민메신저’ 카카오톡 덕이다. 하지만 7월 말 동시에 출시된 10개의 카카오톡 게임 중에 유독 애니팡만이 전 연령층에서 인기를 끌며 ‘국민게임’에 등극했다. DBR(동아비즈니스리뷰) 118호(12월 1일자)는 애니팡의 성공 요인을 집중 분석했다. 주요 내용을 요약한다.

○ 소셜 게임 급성장 예측

이정웅 선데이토즈 대표는 명지대 컴퓨터공학과 동기들과 함께 2009년 회사를 창업했다. 그러고 초기부터 페이스북이나 싸이월드 같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위한 게임 개발에 집중했다. 페이스북이나 싸이월드 같은 SNS가 인터넷산업의 지형을 바꾸어놓았듯 소셜게임이 게임 산업의 지형을 바꿔놓을 것이라고 예측했다.

선데이토즈는 2010년 싸이월드용 게임인 ‘아쿠아스토리’로 큰 성공을 거뒀다. 이 게임은 싸이월드를 가장 많이 이용하는 젊은 여성을 타깃으로 했다. 게임의 목적은 어항을 만들고 그 안에 물고기와 수초를 기르고 예쁘게 꾸며서 싸이월드 일촌들에게 자랑하는 것이다. 게임 자체는 무료였지만 어항을 좀 더 잘 꾸미기 위해 현금을 주고 고급 아이템을 사도록 한 ‘부분 유료화’로 수익도 올릴 수 있었다. 이 게임은 싸이월드 1위 게임을 기록하는 등 큰 인기를 끌었다.

○ 신속한 전략 전환

아쿠아스토리의 성공으로 승승장구하는 듯했지만 2011년 7월에 터진 싸이월드 해킹 사건으로 선데이토즈는 큰 위기를 맞았다. 해킹 피해를 두려워한 이용자들이 유료 게임 아이템 결제를 꺼리면서 아쿠아스토리의 매출이 급감했다.

이 대표는 위기를 사업 전략전환에 이용했다. 이전까지 주력해온 PC용 소셜게임 사업을 과감히 포기하고 향후 성장성이 높으면서 해킹 우려가 적은 스마트폰용 게임 개발에 집중하기로 한 것이다. 당시 직원 대부분이 PC용 게임 개발에만 익숙했기 때문에 이러한 급격한 전략변경에 대한 내부 반발도 심했다. 그러나 이 대표는 밀어붙였고 그 과정에서 직원의 3분의 1이 퇴사하는 아픔도 맛봤다.

이 대표는 위기상황에서 카카오톡을 눈여겨봤다. 페이스북이나 싸이월드 같은 PC 기반의 SNS는 사용자가 따로 ‘친구’ 혹은 ‘일촌’ 등록을 해야 한다. 하지만 카카오톡 같은 스마트폰 기반의 SNS는 전화번호부에 저장되어 있으면 자동으로 친구등록이 된다는 점에서 게임 플랫폼으로서 가치가 매우 높다고 판단했다.

애니팡이란 게임 자체만 놓고 보면 전혀 혁신적이지 않다. 이미 비슷한 블록 맞추기 게임들이 인터넷상에 넘쳐난다. 하지만 같은 소재를 가지고도 얼마나 카카오톡 특성에 맞게 설계했느냐에서 승부가 갈렸다. 이 대표는 게임을 한 번도 해보지 않은 중장년층도 애니팡을 즐길 수 있도록 극도로 쉽게 게임을 만들었다. 또 카카오톡 메시지를 통해 ‘하트’라는 일종의 게임머니를 주고받을 수 있게 한 것도 인기 요인이었다. 전화번호부에 등록은 되어 있어도 평소 자주 연락하지 않았던 지인에게 하트를 보내 관심을 표현하게 만들었다.

○ 뛰어난 조직 학습 능력

선데이토즈는 직원 30여 명 가운데 단 한 명을 제외하고 모두가 소프트웨어 엔지니어인 기술 중심의 정보기술(IT) 벤처다. 이들은 창업 이후 소셜게임 개발에 몰두했다. 이전의 경험을 토대로 확보한 노하우는 차기 작품 개발에 그대로 반영됐다. 특히 2010년 출시한 아쿠아스토리는 싸이월드 게임순위 1위를 차지했다. 이 과정에서 소비자들의 다양한 불만 사항을 신속하게 처리하고 사용자 증가에 따라 서버 용량을 증설하는 등의 노하우를 축적했는데 이는 애니팡 출시 때 요긴하게 활용됐다.

SNS에 특성화된 소셜게임에 집중하는 회사답게 업무 과정에서도 최대한 SNS를 이용하는 것도 특징이다. 부서별 공지는 페이스북상의 ‘그룹’을 만들어 그곳에 띄운다. 직원들 간 대화는 ‘마이피플’ 메신저를 이용하며 모든 문서는 ‘구글 독스’ 서비스를 통해 공유하고 관리한다. 또 애니팡이 급성장하며 일손이 모자랄 때에도 기존 기업문화를 지키기 위해 한 명씩 조심스럽게 채용했다. ‘커다란 연못에 조약돌을 던지듯’ 기업문화에 완전히 빠져들 수 있는 사람만 채용하자는 원칙을 지켰다.

위정현 중앙대 경영학부 교수  
조진서 기자 cjs@donga.com  
비즈니스 리더를 위한 고품격 경영저널 DBR(동아비즈니스리뷰) 118호(2012년 12월 1일자)의 주요 기사를 소개합니다.

P&G는 CEO 사관학교

▼ 정동일 교수의 Leader's Viewpoint

이베이 사장을 지낸 멕 휘트먼, 제너럴일렉트릭(GE)의 회장 제프리 이멜트, 마이크로소프트의 최고경영자(CEO)인 스티브 발머의 공통점은 무엇일까. 바로 이들의 첫 직장이 모두 P&G였다는 사실이다. P&G는 설립 초기부터 유능한 사람들을 채용해 공정하게 대우하고, 각 개인에게 자신의 아이디어를 실천할 기회를 부여하며, 미래를 설계하도록 도움을 주는 문화를 정착시켰다. 이는 오늘날 P&G가 내로라하는 수많은 경영자들을 배출하며 ‘인재 사관학교’라 불리게 된 결정적 이유가 됐다. 인재 육성의 필요성을 부정하는 CEO는 거의 없다. 하지만 인재 육성 시스템 및 이를 지원해주는 문화와 가치가 회사 안에 잘 정립돼 있느냐는 질문에 ‘그렇다’라고 자신 있게 대답하는 CEO는 그리 많지 않다. 인재 육성을 탁월하게 하는 조직들의 노하우에 대해 정동일 연세대 경영대학 교수가 분석했다.

주론은 생계형 이력서?

▼ Revisiting Machiavelli

군주론을 오독(誤讀)하고 있는 많은 사회과학자들은 마키아벨리가 체사레 보르자를 이상적인 군주의 모델로 봤다고 단언한다. 이것은 잘못된 해석이다. 마키아벨리는 군주론의 1차 독자인 로렌초 데 메디치가 보르자처럼 교황의 혈족이었기 때문에 의도적으로 보르자를 띄웠다. 군주론은 마키아벨리가 메디치 가문을 잡기 위해 설치한 기만의 덫이었다. 산탄드레아의 시골집에 유폐된 자신을 구원해 줄 유일한 통로가 메디치 가문이라는 점을 그는 잘 알았다. 마키아벨리는 피렌체로 돌아가고 싶은 열망에 사로잡혀 군주론을 썼다. 그래서 군주론은 조심해서 읽어야 한다. 군주론의 ‘불편한 진실’에 대해 김상근 연세대 신과대학 교수가 풀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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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BR#애니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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